156513164CBE37DA4E94C5

        ** 비 내리는 날

        잊혀진 언어들이
        웃으며 살아오네

        사색의 못가에도
        노래처럼 비 내리네

        해맑은 가슴으로
        창을 열면 무심히

        흘러버린 일상의 애기들이
        저만치 내려졌던

        이웃의 음성들이
        정다웁게 빗속으로 젖어오네

        잊혀진 기억들이
        살아서 걸어오네

        젖은 나무와 함께
        고개 숙이면 내겐
        처음오로 바다가 열리네

        - 이해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