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향 기
 
정호승님 아홉번째 시집 포옹 중에서 
 
 
 
 
 
 
 
내 무거운 짐들이 꽃으로 피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
 
 
 버리고 싶었으나 결코 버려지지 않는

결국은 지금까지 버리지 못하고 질질 끌고 온

아무리 버려도 뒤따라와 내등에 걸터 앉아 비시시 웃고 있는

버리면 버릴수록 더욱 더 무거워져 나를 비틀거리게 하는

비틀거리면 비틀거릴수록 더욱 더 늘어나 나를 짓눌러 버리는
 
 
 
 내 평생의 짐들이 이제는 꽃으로 피어나

그래도 길가에 꽃향기 가득했으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