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_20110610004258.jpg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 이해인

 
나는 문득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누군가 이사오길 기다리며
오랫동안 향기를 묵혀둔
쓸쓸하지만

즐거운 빈집

깔끔하고 단정해도
까다롭지 않아 넉넉하고
하늘과 별이 잘 보이는

한 채의 빈집

어느 날
문을 열고 들어올 주인이
음, 마음에 드는데...
하고 나직이 속삭이며
미소지어 줄
깨끗하고 아름다운

빈집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