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의 산책 / 헤르만 헷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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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회색 숲에 흩뿌리고,
아침바람에 골짜기는 추워 떨고 있다.

밤나무에서 밤이 툭툭 떨어져
입을 벌리고 촉촉히 젖어 갈색을 띄고 웃는다.

내 인생에도 가을이 찾아와
바람은 찢어져 나간 나뭇잎을 딩굴게 하고
가지마다 흔들어 댄다.
열매는 어디에 있나?

나는 사랑을 꽃피웠으나 그 열매는 괴로움이었다.
나는 믿음을 꽃피웠으나 그 열매는 미움이었다.
바람은 나의 앙상한 가지를 쥐어 뜯는다.

나는 바람을 비웃고 폭풍을 견디어 본다.
나에게 있어서 열매란 무엇인가?

목표란 무엇이란 말인가!
피어나려 했었고, 그것이 나의 목표다.
그런데 나는 시들어 가고,
시드는 것이 목표이며, 그 외 아무것도 아니다.

마음에 간직하는 목표는 순간적인 것이다.
신은 내 안에 살고, 내 안에서 죽고
내 가슴속에서 괴로워한다.

제대로 가는 길이든 헤매는 길이든,
만발한 꽃이든 열매이든

모든 것은 하나이고, 모든 것은 이름에 불과하다.

아침바람에 골짜기가 떨고 있다.
밤나무에서 밤이 떨어져,
힘있게 환하게 웃는다. 나도 함께 웃는다.


 
미소 예찬

미소는 별로 소비되는 것은 없으나 건설되는 것은 많으며,
주는 사람에게는 해롭지 않으나 받는 사람에게는 넘치고,
 
짧은 인생으로부터 생겨나나 그 기억은 길이 남으며,
참으로 부자된 사람도 없으며 정말 가난한 사람도 없다.

미소는 가정에 행복을 더하며, 사업에 호의를 찾게 하며,
친구 사이를 더욱 가깝게 하며, 피곤한 자에게 휴식이 되고,
우는자에게 윌고가 되고, 모든 독을 제거하는 해독제이다.

그러면서도 미소는 살 수도 없고,
꿀 수도 없고, 도둑질 할 수도 없는 것이다.
 
- 카네기 미소 예찬 -
 


가을에 듣는 가요 30곡

지난 밤에 멕시코 바하캘리포니아에 단비가 내렸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