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사랑 / 주응규 

하늘이 딸꾹질하다 잠든 날  
님 생각에 흘린 
눈물의 깊이만큼 
부챗살빛 햇살 갈래에 낚인  
님 그리움은 
산들바람에 흐느낍니다 
  
쪽빛 물결 남실거리는 하늘에   
마음의 징검돌을 하나둘 놓아두고 
오실 님을 기다립니다  

울긋불긋 눈부신 빛깔로 
곱다랗게 매무시 다듬고 
님 오시는 날 
빗장 지른 마음을 
활짝 열어두렵니다 

님의 소담스런 사랑빛살 
속속들이 추려 받아 
살가운 내음에 흠씬 젖고 
아름다운 마음결에 
푹신히 안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