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 - 이 해인

꿈을 잃고 숨져 간
어느 소녀의 넋이
다시 피어난 것일까

흙 냄새 풍겨 오는
외로운 들길에
웃음 잃고 피어난
연보랏빛 꽃

하늘만 믿고 사는 푸른 마음속에
바람이 실어다 주는
꿈과 같은 얘기
멀고 먼 하늘 나라 얘기

구름 따라 날던
작은 새 한 마리 찾아 주면
타오르는 마음으로 노래를 엮어
사랑의 기쁨에 젖어 보는
자꾸
하늘을 닮고 싶은 꽃

오늘은 어느 누구의 새하얀 마음을 울려 주었나
또다시 바람이 일면
조그만 소망에
스스로 몸부림치는 꽃 


              "사계절의 기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