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를 너무 많이 뀌어서 민망스러워 하는 며느리가 마침 아무도 없는 부엌에서 마음놓고 방귀를 연속으로 뀌고 있었다. 시원스럽게 소리 내어 한 번 뀌고는, “한 번이요” 하고, 두 번 뀌고는 “두 번이요” 하면서 세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시아버지 기침 소리가 났다. 기겁을 한 며느리가 “아버님 언제 오셨어요?” 하니까 “네 번째부터 왔느니라” 하더란다.
 
표준말로는 방귀이고, 방귀의 어원은 방기(放氣)인데 공기를 방출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때로는 소리나 냄새 때문에 사람을 당황스럽고 민망스럽게 만드는 사건이 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누구나 매일 치러야 하는 생리적 과정임에는 틀림이 없다. 수술 후 방귀가 안 나와서 걱정이 태산 같다가 며칠만에 드디어 방귀를 꾸고는 가족들에게 자랑스러운 목소리로 “나 방기 뀌었어”라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환자도 더러 있으니까, 방귀란 하나의 건강 신호라고도 할 수 있다.

방귀, 참을수록 해롭다

방귀에 대해서는 러시아나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에서 가장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우주선의 좁은 공간 안에서 방귀를 뀌면 폭발 할 염려가 있어서 잘 연구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다. 이들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방귀 안에는 수소, 이산화탄소, 질소, 메탄 등 약 400 여종의 가스가 함유되어 있는데, 이중에서 메탄(methane)이 구린내를 피우는 가스이고, 특히 벤조피렌(Benzopyren)과 나이트로자민(Nitrozamine)이라는 가스는 강력한 발암성 물질이기도 하기 때문에 방귀를 참으면 암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는 이론이 된다.

우리가 흔히 먹는 콩, 보리, 감자 등은 우리 내장 안에서 소화가 제대로 잘 안 되는 탄수화물(섬유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우리 몸의 소화기 내장 안에는, 우리와 더불어 살고 있는 수많은 박테리아가 상주하는데 이 박테리아들은 바로 그 섬유질을 먹고 산다. 그래서 이 박테리아가 그 섬유질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갖가지 가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배 속에서 하루에 약 500cc 가 만들어진다.

우리가 건강을 유지하려면 우리에게 필요한 성분을 몸 안에 계속 집어넣어야 되고, 또 필요하지 않거나 해로운 성분은 계속 몸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공기를 들이마시거나 음식을 먹거나 피부를 통하여 흡수하는 것이 몸 안으로 넣는 과정이요, 호흡으로 공기를 내뿜거나 침을 뱉거나 대소변을 보거나 피부로 증발시키거나 방귀를 뀌는 것 등이 몸 밖으로 내보내는 과정이다. 이 중에 하나라도 차질이 생기면 건강 상태는 깨지고 만다. 따라서 이렇게 생긴 500cc의 가스는 다 몸 밖으로 나와야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가스가 너무 지나치게 많이 생기면 간혹 어떤 질병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위궤양, 위염, 담석, 신경성 장 증후군의 경우에는 가스가 많이 생긴다. 우유를 마시면 속이 부글부글거리면서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이나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도 가스가 많이 생기며, 또 음식을 먹거나 껌을 씹으면서 공기를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도 가스 량은 많아진다. 비정상적인 식음자(食飮者)는 보통사람들 보다 방귀를 1.5배 내지 4배를 더 뀌고, 병자(病者)는 3배에서 10배까지 더 뀐다.

가스 많고 배 아프며 체중감소 있으면 의사 찾아야
가스가 너무 많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생긴 가스는 효율적으로 잘 배출시킬 수 있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약간의 박하, 계피, 생강은 식도의 근육을 이완시킴으로써 위장 속에 갇혀있는 가스를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둘째, 사과, 살구, 바나나, 콩, 양배추, 신 과일, 가지. 양파, 감자, 자두, 무, 건포도 등은 가스를 비교적 많이 만들어 내기는 하지만, 건강에는 도움이 되는 좋은 음식물이기 때문에 먹기 꺼려할 필요는 없다. 더구나 계속 먹어 버릇하면 몸이 적응하여 가스 생산량도 적어지게 된다.
셋째, 음식을 천천히 먹어야 한다. 빨리 먹으면 공기를 동시에 많이 삼키게 되기 때문이다.
넷째, 새처럼 먹어라 하는 것이다. 음식을 작은 량으로 자주 먹는 게 좋다는 뜻이다.
다섯째, 우유를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은 우유에 설탕을 타지 말고 마시는 것이 좋다. 우유에 설탕을 타면 소화가 잘 안 되기 마련이다. 요구르트 안에는 소화를 돕는 박테리아가 들어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일 가스가 많이 생기면서 배가 아프다든가 체중감소가 있으면 지체 말고 전문의를 찾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방귀는 뀌어야 건강하다. 그러나 공해가 되지도 않고 공중도덕에도 저촉되지 않게 뀌는 것은 각자의 현명한 요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