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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관리의 기본 ‘혈관 건강’

몸속에 있는 저의 총 길이, 즉 키는 지구를 네 바퀴나 돌 수 있는 10만km입니다. 꽤나 길죠. 그래서 몸속 구석구석 제가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랍니다. ‘몸속 건강의 기본은 혈관’이라는 말처럼, 제가 건강해야 몸 전체가 건강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제가 병들면 몸 전체가 병들 수 있다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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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체가 노화하듯, 저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늙어갑니다. 사실 제가 눈에 잘 띄지 않는 몸속에 살다 보니 관리에 소홀하기 쉽다는 것을 저도 잘 압니다. 그렇다고 저를 방치한다면 나중에 정말 큰코다치게 되죠.

 

제가 건강하면 주인님의 장수가 보장되고, 제 질환은 만병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생명을 절반은 담보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제 건강이 곧 주인님의 목숨과 연결된다는 점은  김정일 사망 소식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전한 김정일의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이죠. 이 질환도 사실 제가 병들어 생기는 것입니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피떡)에 의해 갑자기 막히면서 심장근육으로 혈액이 원활히 공급되지 못해 발병합니다.

 

제 몸에 기름기가 쌓이는 고지혈증, 그 기름기가 딱딱하게 굳는 동맥경화가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주원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김정일의 사망 원인으로 작용한 심근경색이 그의 아버지 김일성 사인이기도 하다는 거예요.

 

 이는 곧 저를 방치하면 무서운 질환으로 돌변한다는 증거입니다. 2대에 걸쳐 희대의 절대 권력을 휘둘렀던 부자(父子)를 맥없이 무너뜨린 것이 결국 총칼이 아닌 혈관질환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저를 더는 무시할 수 없겠죠? 권력으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제게 생긴 질환은 어느 누구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그만큼 예방과 관리가 필수랍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히 제 주인님도 새해를 맞아 저를 챙기기로 다짐했습니다. 주인님은 저를 다시 건강하게 만드는 걸 새해 계획 1순위로 결정했다고 하네요.

 

침묵의 살인자, 고지혈증

 

주인님이 진단받은 고지혈증은 사람이 늙어가면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변화하듯 제가 노화해 발병하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혈액에 녹아 있는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같은 지질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차츰 쌓이면서 혈액이 지나가야 할 통로, 즉 제 몸을 막아버리는 것이죠. 저는 아파도 잘 참고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는 묵묵한 성격이랍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고지혈증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르기도 하죠.

 

사실 제 주인님은 고지혈증에 걸릴 모든 준비가 된 사람이었습니다. 술과 기름진 음식, 흡연…. 하루가 멀다 하고 저에게 해로운 것만 골라서 만끽했으니까요. 하루하루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제가 받은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했는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예요.

 

이처럼 고지혈증은 잦은 회식으로 인한 음주와 기름진 음식, 흡연에 노출된 남성이 특히 주의해야 할 질환이지만, 여성 특히 폐경 전후 여성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폐경 전까지는 여성이 남성보다 고지혈증 발병 가능성이 낮지만, 폐경 이후에는 비슷한 연령대의 남성과 비교할 때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아지기 때문에 이 시기 여성은 혈관 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05~ 2009년 5년간의 심사결정자료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매년 40대에서 50대로 접어들면서 고지혈증 진단을 받은 인원이 평균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또한 2009년 통계청 발표에서도 대표적인 심혈관질환인 뇌졸중 등 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하는 여성이 10만 명당 53.2명으로 남성의 50.8명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지혈증이 특히 폐경 전후 여성에게 많이 발병하는 이유는 여성의 심혈관질환 발병이 호르몬 분비와 연관성이 높기 때문이죠. 여성 몸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호르몬은 혈청지방 및 지방단백에 영향을 미쳐 총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르는 ‘H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고지혈증 및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구실을 합니다.

 

그런데 폐경기에 접어들면 에스트로겐 분비가 급격히 줄어들어 자연스레 고지혈증 발병 위험성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것입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는 남성뿐 아니라 폐경 전후의 여성도 혈관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좋은 콜레스테롤 vs. 나쁜 콜레스테롤!

 

“폐경 전후 여성의 경우, 애매모호한 가슴의 불쾌감 등을 느껴도 갱년기 증상의 하나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 심장병 조기 진단과 예방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여성도 남성 못지않게 심혈관질환이 발병할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고혈압, 흡연, 당뇨, 복부비만뿐 아니라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고지혈증은 살이 많이 찐 사람에게만 나타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큰 오산입니다. 이런 오해가 오히려 고지혈증 예방과 관리를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죠. 고지혈증은 날씬한 체형인 사람에게도 예외일 수 없는 질병이기 때문에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이 사실을 명심하고 더 늦기 전에 제가 보내는 경고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제 건강을 챙기기에 앞서 꼭 알아야 할 용어가 있습니다. 혈관 얘기만 나오면 등장하는 콜레스테롤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렇다면 콜레스테롤은 과연 무엇일까요. 콜레스테롤은 몸속에 존재하는 지방의 한 형태로, 인체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구성성분입니다. 문제는 그 양이 너무 적거나 너무 많으면 건강에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죠. 콜레스테롤이라고 하면 몸에 좋지 않은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콜레스테롤에도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이 있습니다.

 

따라서 저를 튼튼하게 만들려면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르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이고, 여분의 콜레스테롤이 몸속에 축적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려야 합니다.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의 시작은 정기적인 혈액검사입니다. 모든 건강관리의 첫 단계는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니까요. 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200mg/dl 이하,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130mg/dl 이하,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남성의 경우 40mg/dl 이상, 여성의 경우 50mg/dl 이상이면 정상입니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의 정상 범위는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한 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혈관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나 당뇨병을 앓는 사람은 혈관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어 콜레스테롤 정상 범위가 일반인보다 훨씬 낮으므로 더 주의 깊게 관리해야 합니다.

 

고지혈증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제 몸, 즉 혈관벽을 손상시켜 동맥경화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더 위험합니다. 동맥경화증은 국내 사망률 2위인 뇌혈관질환, 3위인 심장질환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죠. 따라서 고지혈증, 동맥경화, 심혈관질환 세 가지를 모두 아우르는 총체적 관리와 치료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혈관관리는 어떻게 해야 효과적일까요. 그 핵심은 제 몸에 들러붙은 지방을 제거해 혈관을 깨끗이 만드는 겁니다. 이른바 ‘혈관 청소법’이라 부르는 콜레스테롤 밸런스가 그것이죠.

 

‘혈관이 깨끗해야 만사형통한다’

콜레스테롤 밸런스란 한마디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제 건강을 지켜내는 데 아주 중요한 개념이죠. 콜레스테롤 밸런스를 잘 관리한다는 말은 곧 제 건강을 지킨다는 말과 같기 때문입니다.

 

건강검진을 받은 뒤 앞으로 혈관 건강을 관리하겠다고 결심한 제 주인님은 이를 실천에 옮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높게 나온 만큼 식사조절과 운동을 통한 생활습관 개선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키로 결심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콜레스테롤 밸런스를 위한 혈관 건강관리 3스텝을 알아보겠습니다.

 

Step1 음식 속 지방을 줄여라!

저를 건강하게 지키는 첫 단계는 올바른 식습관입니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죠? 음식물은 매일매일 섭취해야 하는 만큼 올바른 식습관으로 저를 관리하고 신경 써주는 게 저로서는 그 무엇보다도 기쁜 일입니다.

 

고지혈증을 예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식이요법의 원칙은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산을 함유한 음식을 피하는 것입니다. 이런 음식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음식이기도 하죠. 동물성 지방인 포화지방은 몸속에서 LDL 콜레스테롤로 변하지만 식물성 지방인 불포화지방은 HDL 콜레스테롤로 변해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식물성 지방으로 요리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으며,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량을 200mg 이하로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고지혈증 환자에겐 신정, 설날과 같은 명절은 이런 원칙을 무너뜨리게 하는 또 하나의 복병이자, 유혹입니다. 주인님도 예외는 아니지요. 떡국, 갈비찜, 나물, 생선, 각종 전, 잡채 등으로 구성된 설날음식은 3대 영양소와 비타민, 무기질 성분이 골고루 배분돼 있어 균형 잡힌 식단이긴 합니다. 문제는 이들이 평소에 먹는 것보다 기름에 굽고 지지고 볶는 게 많은 고단백, 고칼로리 음식이라는 점입니다. 맛있다고 야금야금 먹다 보면 저는 정말 즐거운 명절을 보내지 못하고 끙끙 앓게 돼버린답니다.

 

하지만 방법은 있습니다. 조리법을 달리하는 지혜를 발휘한다면 열량 섭취를 줄일 수 있죠. 설날의 대표음식인 떡국의 육수를 만들 때는 고기보다는 야채나 멸치를 이용하는 것이 칼로리를 줄일 수 있습니다. 고명으로 얹는 고기도 기름기를 떼어내고 살코기 위주로 조리하도록 하며, 만두는 칼로리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넣지 않고 먹기를 권합니다.

 

특히 하나씩 집어 먹기 쉬운 전은 기름을 사용해 부치는 음식이기 때문에 조리 시 바닥이 두꺼운 프라이팬을 쓰면 기름 사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볶는 음식을 할 때 도중에 기름이 부족하면 기름대신 물을 넣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전을 데울 때는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나물도 볶지 말고 데치거나 무치는 것이 좋습니다.

 

Step2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라!

운동 또한 저를 튼튼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방법입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면서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끌어올립니다. 따라서 걷기, 수영, 등산, 에어로빅, 자전거 타기처럼 생활 속에서 손쉽게, 꾸준히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운동법을 찾는 것이 혈관 건강을 지키는 현명한 방법입니다.

 

Step3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할 때는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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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유산소 운동, 규칙적인 식사 시간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지면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오래 살 수 있다.

식이요법과 운동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혈관 관리법이지만, 이것만으로 콜레스테롤을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운동선수, 패션모델 등 체계적인 식단관리와 운동을 병행하는 사람에게도 고지혈증이 발병하는 데 이것은 고지혈증이 단지 식사조절과 운동만으로 해결되는 질환이 아님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죠.

 

고지혈증 치료의 핵심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혈중 콜레스테롤 밸런스를 맞추는 것인데, 이 일을 담당하는 대표적인 약물이 바로 스타틴 제제입니다. 스타틴 제제는 제 몸속 콜레스테롤 중 80%를 만드는 간이 콜레스테롤을 합성하지 못하도록 방해해 혈관 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이는 기능을 합니다. 따라서 저를 위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할 때는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그런데 제게 정말 큰 도움이 되고자 한다면 고지혈증 치료제를 선택할 때도 살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죽상동맥경화 진행 지연과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효과를 동시에 지닌 치료제인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고지혈증은 돌연사를 일으키는 심혈관질환의 주원인인 동맥경화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고지혈증뿐 아니라 동맥경화와 심혈관질환 모두를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고지혈증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저는 다행히 주인님이 의사선생님을 잘 만나 이런 치료제를 처방받았네요.

 

그럼 콜레스테롤 밸런스 관리의 중요성과 함께 스타틴 제제의 효과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철환 교수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이상지혈증 치료에서는 LDL 콜레스트롤 수치를 낮게, HDL 콜레스트롤 수치를 높게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발병하는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을 예방하는 거죠.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줄이려면 고혈압, 흡연, 당뇨병뿐 아니라 이상지혈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타틴은 효과가 입증된 우수한 약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