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염, 간염, 식도염, 췌장염. 폐렴, 기관지염, 인후염, 비염.관절염, 전립선염, 대장염, 구내염….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병명들이다. 또 누구는 한 번쯤 앓아본 적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나열해 놓고 보니 한 가지 공통점이 눈에 띈다. 하나같이 ‘염’자가 붙어 있다. 너무도 많은 병명에 ‘염’은 마치 꼬리표처럼 붙어 있다. 왜일까? 왜 ‘염’이 붙어 병명이 되었을까? 지금부터 ‘염’이 붙어 병명이 되고, 그것이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화근덩어리가 되는 건강 비밀을 캐보자.

Part 1.염증의 두 갈래 길,정상으로 회복되거나질병이 되거나

많은 질병에 꼬리표처럼 붙어서 병명을 이루게 하는 단어 ‘염’. 이러한 염의 정확한 의미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위염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간염도 마찬가지다. 위에 염증이 생긴 것이 위염이고, 간에 염증이 생기면 간염이다.

따라서 염은 염증이다. 다시 말해 위염, 간염, 장염, 폐렴, 기관지염 등은 모두 염증이 유발하는 질병인 셈이다. 도대체 염증이 뭐길래 우리 몸 곳곳에서 각종 질병을 만드는 도화선이 될까?

이 물음에 유셀클리닉 염창환 의학박사는 “우리 몸은 외부로부터 적이 들어왔을 때 그 적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게 위해 붙어 싸우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염증반응이 일어나게 된다.”고 말한다. 일례로 오염된 공기와 물, 오염된 음식 등을 통해 각종 바이러스나 세균, 독성물질이 우리 몸속에 유입되면 우리 몸은 이들 침입자를 방어하기 위해 방어벽을 설치해서 싸우게 된다. 우리 몸에는 세포 단위의 면역체계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 메커니즘은 참으로 정교하다. 외부에서 체내로 침입하는 적이 발견되면 세포들은 즉시 통행거부권을 행사한다. 종류가 무엇이든 체내 침입자나 이물질들은 일단 출입을 거부당하게 된다. 그러면서 침입자인지, 아닌지 조사를 받게 된다.

그런데 만약 침입자로 판단되면? 그 후폭풍은 전광석화와 같다. 즉시 행동을 개시한다. 바이러스, 세균, 독성물질을 포위하여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바이러스나 세균은 어떻게든 살아남아 세력을 넓히려고 하고, 면역세포들은 이들을 제거하기 위해 목숨을 건 방어를 한다. 이때 그 일선에서 선봉역할을 하는 면역세포들이 있다. 한두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T-세포, B-세포, 대식세포 등이다.

이 중에서 T-세포는 바이러스나 세균과 전투를 벌이는 보병대쯤으로 생각하면 되고, B-세포는 미사일부대로 여기면 된다. 이 두 세포가 힘을 합쳐 바이러스나 세균을 전멸시키면 이쯤에서 대식세포가 출동한다. 많이 먹는다는 뜻을 가진 대식세포는 침입자를 먹어치운 뒤 자신도 폭파되어 죽는다. 그래서 결사대로 통한다. 따라서 우리 몸에 적이 침입하면 T-세포, B-세포, 대식세포로 이루어진 면역세포들이 죽음으로써 물리치게 된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염증반응이 생기게 된다. 우리가 느낄 수도 있다. 몸에서 열이 나고 관절통이 생기기도 하고…. 이럴 경우는 우리 몸속에서 한바탕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는 뜻이다. 다행히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세포가 이겨서 적이 소탕되면 염증반응은 사라지면서 우리 몸은 정상으로 회복된다.

그러나 적의 힘이 너무도 막강해 면역세포가 굴복하게 되면 그때는 그야말로 바이러스, 세균, 독성물질의 무법천지가 된다. 몸속 장기, 조직 곳곳을 닥치는 대로 망가뜨리면서 세력을 확장시킨다. 우리 몸을 병들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몸속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염증반응은 반드시 두 갈래 길로 갈린다. 정상으로 회복되거나, 혹은 질병이 되거나.

염창환 박사는 “우리 몸 상태가 좋거나 혹은 침입자의 수가 적을 때는 염증반응과 싸워 이겨서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염증반응이 크게 생기면서 질병을 유발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렇게 해서 생긴 병이 아토피이고, 알레르기질환이다. 류머티스 관절염이고 폐렴이다. 특히 암도 염증 덩어리다. 그런 때문일까? 염증을 우리 몸속의 괴물로 보는 시각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

Part 2.염증에 취약한 위험군 리스트

질병이 되거나 정상으로 회복되거나. 염증의 두 갈래 길에서 질병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자면 평소 염증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반드시 해야 한다. 염창환 박사는 “한 가지 이상의 질병을 가지고 있으면 늘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럴 경우는 우리 몸속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염증반응을 제어할 능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손상이 더 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과 같은 증상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 몸속은 만성염증 상태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
●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
● 비만한 사람
● 류머티스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 치주병 등 잇몸질환이 있는 사람
● 지속적으로 피곤함을 느끼는 사람
● 우울증이나 불안감을 자주 느끼는 사람
● 비염이나 천식 등 알레르기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
●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
● 환경오염 물질에 자주 노출되는 사람
● 40세 이상인 사람

Part 3.혹시 내 몸은 어떨까? 내 몸속 염증지수 체크법

숨을 쉬어도 염증반응이 일어나고 음식을 먹어도 염증반응이 일어나고…. 염창환 박사는 “모든 자극에는 필연적으로 염증반응이 나타난다.”고 밝히고 “다만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은근히 걱정된다. 혹시 내 몸속은 괜찮을까? 이럴 경우 내 몸속 염증 정도를 알아볼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 있다. 염창환 박사는 “혈액검사를 통해 우리 몸속의 염증수치를 알 수 있다.”고 밝히고 “그 수치는 CRP로 표기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CRP는 내 몸속 어딘가에 염증이 발생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나타내주는 혈액 표지자로 쓰인다. 만약 CRP 수치가 높으면 몸에 염증이 많다는 뜻이다. 또 면역계의 균형이 깨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럴 때는 심장질환의 위험성도 높아지고 다른 많은 만성질환의 위험요인도 함께 높아지므로 염증 수치를 낮추기 위한 자구책을 반드시 강구해야 한다.

Part 4. 내 몸속 염증 수치낮추는 노하우

당뇨나 고혈압을 앓고 있다면? 흡연을 한다면? 고지혈증이 있다면? 스트레스가 심하다면?

이럴 경우는 내 몸속 염증 수치에 예민해져야 한다. 이 같은 증상은 내 몸속을 만성염증 상태로 만들어버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그 후환은 자못 두렵다. 건강의 기초인 면역체계가 깨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 몸은 크고 작은 질병의 경연장이 될 수밖에 없다. 걸핏하면 감기, 독감이요, 위중하게는 암까지도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염창환 박사는 “아직 그 위험성에 대해 대부분 잘 모르고 있지만 알고 보면 몸속 염증 수치야말로 건강의 확실한 지표가 될 수 있다.”며 “평소 한 가지 이상 질병을 앓고 있다면 염증을 줄이는 생활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 그 기본이 되는 세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내 몸속 염증 줄이는 실천방안은 독소를 줄이면 염증은 적게 생긴다

독소를 줄여서 염증이 적게 생기게 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식습관이다. 어떤 것을 먹느냐에 달려 있다. 염증이 적게 생기게 하는 식생활 원칙을 소개한다.

1. 산성식품을 적게 먹는다
육류 등의 산성식품은 염증 덩어리다. 콜레스테롤이 많고 포화지방산도 많아 소화되는 과정에서 활성산소를 대량으로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활성산소는 우리 몸 곳곳에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따라서 육류 섭취는 되도록 줄여야 한다.

2. 알칼리성 식품을 많이 먹는다
과일, 채소 등의 알칼리성 식품은 염증반응을 줄이는 천연 항산화제나 식물영양소가 많이 들어있다. 이들 성분은 활성산소를 무력화시킨다. 따라서 평소 채소, 과일을 많이 먹으면 염증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

3. 지방 섭취를 줄인다
트랜스지방, 포화지방, 오메가-6지방산은 필연적으로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이것들의 섭취를 피하려면 ‘트랜스지방, 포화지방 함량 제로’ 문구가 없는 가공식품 섭취를 줄여야 한다. 오메가-6가 많은 기름은 옥수수기름, 면실류, 해바라기유, 땅콩기름, 콩기름 등이다.

4. 가공식품을 피한다
가공식품에는 액상과당, 트랜스지방, 기타 여러 가지 화학첨가물이 들어 있다. 가공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화학물질이 들어갈수록 만성염증이 생길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5. 패스트푸드를 피한다
패스트푸드는 트랜스지방, 포화지방, 각종 화학물질이 첨가돼 있어 소화되는 과정에서 많은 활성산소를 발생시킨다. 이것은 결국 우리 몸속에 염증반응을 발생시키는 주범으로 작용한다.

6. 소식을 한다
기본적으로 적게 먹으면 염증반응 또한 적게 생긴다.

내 몸속 염증 줄이는 실천방안_2내 몸의 방어체계를 높여준다

바이러스나 세균, 독소가 침입해도 내 몸의 방어체계가 튼튼하다면 가볍게 처리할 수 있다. 따라서 염증반응을 줄이는 두 번째 원칙은 내 몸의 방어체계를 높여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한 실천방안은 다음과 같다.

1. 생각을 줄이자
생각을 많이 하게 되면 뇌세포에 있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산소 소모량이 늘어난다. 그 과정에서 활성산소도 증가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 몸은 방어를 하기 위해 항산화제를 분비시켜 줘야 하는데 이것도 염증이다.

2. 생활은 릴렉스하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거나 분노하면 활성산소도 덩달아 많이 분비되면서 염증반응이 많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평소 분노를 줄이고 릴렉스한 생활을 하도록 한다. 정신적으로 평온하면 활성산소도 적게 발생하고 그것은 결국 염증반응도 줄이는 비결이 된다. 때로는 바보처럼 사는 것이 몸을 편하게 하고 건강하게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3. 공기 나쁜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을 자주 찾자
나쁜 공기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기전이다. 가까운 산이나 공원 등을 즐겨 찾아 맑은 공기, 깨끗한 공기로 우리 몸을 샤워하자. 공기 좋은 산속의 산소 농도는 대략 22% 정도 되지만 지하철의 산소농도는 18%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산소의 질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우리 몸에 유입되는 산소의 농도가 높으면 혈액순환을 좋게 해주기 때문에 조직의 혈액순환이 빨라지는 결과를 낳는다. 그것은 염증반응을 가라앉혀주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틈틈이 산으로 들로 자연을 찾아 맑은 공기를 마시자.

만약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고압산소요법도 활용해볼 만하다. 고압산소요법이란 대기압보다 높은 순수한 산소를 흡입함으로써 인체의 산소농도를 높여주는 치료법이다. 이렇게 하면 우리 몸속 혈액 속에 산소를 녹아들게 해 전신세포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줌으로써 세포조직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특히 염증수치를 낮추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4. 좋은 생각을 많이 하자
평소 안 좋은 생각을 많이 하면 독성물질도 많이 분비된다. 하지만 좋은 생각을 많이 하면 그 반대다. 엔도르핀이 마구마구 분비된다. 엔도르핀은 우리 몸의 방어체계다. 염증반응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평소 좋은 생각을 많이 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염증반응을 줄이는 최선책이다.

5. 적절한 운동하기와 적절한 수면 취하기
운동 역시 염증 감소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몸의 방어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연구에 의하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신체에서 염증을 감소시키고 관련된 질병 또한 감소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적절한 수면도 마찬가지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도 우리 몸의 방어체계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므로 평소 적절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을 꼭 취하도록 하자.

6. 담배는 당장 끊기
만약 담배를 피운다면 건강은 포기해야 한다. 염증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금연은 필수다. 또 자동차 배기가스는 호흡기 염증 및 암과 관련이 깊으므로 조심하도록 한다.

내 몸속 염증 줄이는 실천방안_3


염증 발생을 줄이도록 한다 이때 효과가 있는 것이 항산화제, 오메가-3, 유산균 등의 영양요법이다. 이들 영양요법은 염증 발생 자체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1. 항산화제를 적당량 섭취한다
항산화제는 염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진 영양소나 성분으로는 코엔자임Q10, 라이코펜, 마그네슘, 글루코사민, 퀘시틴 등이다.

2. 오메가-3 등 천연 항염증제를 섭취한다
좋은 불포화지방산의 섭취를 늘리면 염증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메가-3나 한류성 어류, 올리브유나 카놀라유를 섭취하면 좋다. 한편 오메가-3는 가능한 한 오염되지 않은 바다에서 잡은 멸치류 성분으로 만든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3. 질좋은 유산균을 섭취하자
유산균은 장내 유해균을 제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내를 유익균이 지배하는 환경으로 만들어준다. 장내에 유익균이 많으면 음식을 통해 들어오는 독성물질도 해독해버린다. 따라서 장내는 유해균보다 유익균이 지배하는 환경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좋고, 그것은 염증의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유산균을 먹을 때는 반드시 3세대를 먹도록 하자. 3세대라는 말이 낯선가? 균주가 무엇이냐에 따라 편의상 나눈 것이다. 일례로 1세대 유산균은 락토바실러스균이나 비피더스균주를 사용한 것이다. 2세대는 에시토필러스균주를 사용한 것이다. 3세대 유산균은 GG균을 사용한 유산균으로 기능성을 인정받고 있으므로 유산균을 섭취할 때도 GG균이 들어있는 것을 먹는 것이 좋다.

염창환 박사는 “우리 몸속의 염증수치를 줄이기 위해서는 먹는 것, 사는 것, 생각하는 것 등 모든 것이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되도록 바보처럼 살고, 단순하게 살며, 행복하게 살 것”을 권한다. 그것이 우리 몸속의 염증 수치를 낮추는 최선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