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진목사 (와싱톤한인교회)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의 하나는 배우자를 택하는 일입니다.
어떤 배우자를 택하는 가는 우리의 삶에 깊고도 넓은 영향력을 갖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배우자를 택하여야 합니까?
또 이미 택한 배우자가 잘못된 선택처럼 보일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여러 가지 중요한 선택들이 있습니다. 어떤 분야를 공부할 것인가의 선택 중요합니다.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의 선택 역시 중요합니다. 어떤 믿음을 갖고 살아갈 것인가의 선택은 제일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선택 가운데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선택이 있습니다. 그것은 배우자에 대한 선택입니다. 어떤 남편, 어떤 아내를 택하는가는 한평생 살아가는 우리 인생의 여정 속에 넓고도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좋은 배우자를 만나 행복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선택한 배우자와의 갈등으로 오랜 세월 상처와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결혼생활에서 일어나는 많은 아픔들은 이 배우자 선택의 문제에서 조금 더 신중하게, 조금 더 믿음 안에서 결정을 내렸더라면, 예방할 수 있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선택의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생각으로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 같은데, 살다가 보면 전혀 기대와 어긋날 때가 많습니다. 한 홍 목사님께서 쓰신 "홈, 스위트 홈" 이란 책을 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Bob Philips 라는 작가가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배우자와 실제 결혼하여 살게되는 배우자 사이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가를 코믹하게 말했는데 한 목사님은 한국식을 가미하여 이렇게 소개하셨습니다.

모든 남자가 기대하는 이상적인 아내감

그녀는 언제나 아름답고 명랑하여 미남들이 주위를 졸졸 따라다녔으나, 다 버리고 나를 택했다.
그녀는 건강하여 절대 아프지 않는다.
그녀는 요리와 청소의 달인이다.
그녀는 세상에서 쇼핑을 제일 싫어한다.
남편이 집안 일을 돕는 것을 결코 바라지도, 생각지도, 꿈꾸지도 않는다.
이외에도, 천사처럼 맘씨 곱고, 가정 교육이 잘돼있어 예의 바르고, 어머니처럼 헌신적이고, 낮에는 현모양처 같고, 침실에서 요부같고, 외로울 땐 누나 같고, 심심할 땐 동생 같고, 마음이 살랑댈 땐 연인 같고, 애 잘 낳고, 돈까지 잘 버는 수퍼 우먼이다.
이런 기대를 하는 남자들이 실제로 결혼하게 되는 배우자

그녀는 1분에 140개 단어를 따발총처럼 말하며, 흥분하면 180개까지도 올라간다
그녀의 예리한 눈빛은 10년 전의 일까지도 정확히 기억해서 고백하게 만든다
그녀는 전지전능하여 남편이 동에서 서로 옮겨 가도 이미 거기에 미리 가 있다
비수와 같이 예리한 손톱과 몽둥이 같은 주먹을 겸비하여, 부부싸움이 벌어지면 반드시 남편을 입원시키고야 만다
그녀는 늘 남편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생긴 것과 실력과 인격만 빼면 다 괜찮은 사람이에요."
모든 여자가 기대하는 이상형 남편감

그는 섬세하고 따뜻하고 이해심 깊으며, 세련된 화술까지 겸비했다.
그는 당신을 위하여 뼈가 부서지도록 일하는 사람이다.
그는 당신이 무리해서 몸살이라도 날까봐, 집에만 오면 날렵하게 설거지를 하고, 음식을 차려주고, 바닥을 쓸고 닦아주며, 아이들과 놀아주고, 빨래까지 완벽하게 널어준다.
빌게이츠처럼 똑똑하고, 로버트 레드포드처럼 분위기 있는 미남이며, 이외 신앙 좋고, 학벌 좋고, 키 크고, 잘생기고, 집안 좋고, 능력있고, 매너 좋고, 거기다 차남이나 막내면 더욱 좋고, 어지간한 수준의 집과 차는 기본으로 갖춘 남자다.
이런 기대를 하는 여자들이 실제로 결혼하게 되는 배우자

자기는 스트레스가 없지만, 남에겐 반드시 스트레스를 준다.
그는 기적의 일꾼이다(''그가 일을 하면 그건 기적'' 이란 뜻).
그가 무엇을 고치면 재활 가능한 것도 확실히 페기물로 변한다.
그와 함께 영화를 보면 반드시 지적인 대사나 분위기는 전혀 없는 액션물을 본다. 같이 분위기 있는 음악회를 가면 반드시 도중에 잠이 들고,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일어나서 박수를 친다.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횟수는 월드컵이 열리는 횟수와 정비례 한다.
아내가 한껏 화장을 하고 나오면,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당신은 마음씨가 착하니까 괜찮아."
I.

여러분, 내 님은 어디 계십니까? 어디에서 내 님을 만날 수 있습니까? 특별히 아직 결혼하지 않으신 분들께 이 문제는 대단히 고민스럽고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오늘 봉독해 주신 창세기의 말씀은 아브라함이 그 아들 이삭의 아내, 곧 며느리를 택하게 되는 과정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어느 날 아브라함은 자신의 집 살림살이를 도맡아 하는 늙은 종을 불러서 약속을 받습니다. 그 약속은 아들 이삭의 아내를 가나안 땅에서 찾지 말고 아브라함의 고향, 친척이 사는 곳에 가서 찾으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 고향 땅에서 찾은 며느리 될 처녀가 늙은 종을 따라 가나안 땅에 오기를 싫어하는 경우가 되어도 아들을 고향 땅으로 데려가지는 말라고 당부합니다. 종은 길을 떠나서 아브라함이 살던 고향 을 찾아갑니다. 그곳 우물가에서 브두엘의 딸 리브가를 만나게 되는데 순조롭게 일이 진행되어서 그녀를 이삭의 아내, 곧 아브라함의 며느리로 확정하고 부모님의 동의를 받습니다. 그리고는 리브가를 데리고 가나안 땅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지금부터 4000여 년 전 옛날의 이야기입니다. 오늘의 문화, 오늘의 상황과는 많이 다른 배경을 안고있는 이야기입니다. 또 이삭이 직접 가서 택한 것도 아닙니다. 아버지가 신임하는 종이 가서 이삭의 아내감을 선택, 데려온 것입니다. 오늘의 현실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 속에서 우리는 중요한 멧세지를 듣습니다. 내 님을 찾는 사람들에게 주시는 귀한 지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II.

여러분, 그리스도인 된 우리는 내 님을 선택하는 과정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떻게 하면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선택을 할 수 있습니까?

(1)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는 이 중요한 선택 앞에서 주님의 인도하심을 구해야 합니다. 주님의 뜻에 따라 선택하겠다는 믿음과 순종의 마음가짐이 요청됩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이 사실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아브라함의 부탁을 받은 늙은 종은 주인이 맡겨준 이 막중한 일을 수행해 갈 때 걸음 걸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했습니다. 본문 24:12 이하의 말씀을 보면 그는 여인들이 물을 길러 나올 즈음 우물가에서 기다리면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나의 주인 아브라함을 보살펴 주신 하나님, 오늘 일이 잘되게 하여 주십시오. 나의 주인 아브라함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십시오. 제가 우물 곁에 서 있다가 마을 사람의 딸들이 물을 길러 나오면, 제가 그 사람 가운데 한 소녀에게 물동이를 기울여서 물을 한 모금 마실 수 있게 하여달라'' 하겠습니다. 그때 소녀가 ''드십시오 낙타들에게도 제가 물을 주겠습니다.'' 하고 말하면, 그가 바로 주님께서 주님의 종 이삭의 아내로 정하신 여인인 줄 알겠습니다. 이것으로써 주님께서 저의 주인에게 은총을 베푸신 줄을 알겠습니다."

그는 먼저 외모를 보지 않았습니다. 조건을 따지지 않았습니다. 먼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했습니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선택할 것을 아뢰고 도우심을 기도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면서도 배우자를 혹은 사위나 며느리를 선택할 때, 하나님의 인도하심보다는 세상에서 말하는 조건, 혹은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매어 달릴 때가 많습니다. 거듭난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면 우리 인생에서 참으로 중요한 배우자를 선택하는 이 문제를 풀어가는 기준이나 모습도 거듭나야 합니다. 조건 따지기 전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해야 합니다. 정말 이 문제를 놓고 기도해야 합니다. 아브라함의 신실한 늙은 종처럼 말입니다.

(2) 둘째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배우자의 선택에서 믿음이 갖는 중요성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본문 말씀 속에서 아브라함이 현재 살고있는 가나안 땅의 여인들을 며느리로 택하지 않고, 늙은 종을 멀리 자신의 고향으로 보낸 이유를 우리는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여러분, 왜 아브라함이 자신이 신뢰하는 종을 먼 고향 땅에 보냈겠습니까? 왜 가나안 여인들 속에서 며느리를 택하지 않았습니까?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이 믿음 때문에 아브라함은 며느리를 먼 고향 땅에서 데려왔습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믿음을 결혼 조건의 순위에서 낮게 놓습니다. 그것은 믿음의 중요성을 아직 깨닫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믿음이 무엇입니까? 믿음은 주일에 한번 교회 나가는 종교적인 습관 정도가 아닙니다. 믿음은 바로 삶입니다. 믿음은 우리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과 의미 그리고 가치에 대한 해답입니다. 이 믿음은 우리 인생의 길과 방향을 결정 짓습니다. 그러기에 믿음이 다르다는 것은 우리의 삶에서 많은 불일치와 갈등을 낳기 마련입니다. 믿음이 다른데도 우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람은 성인이든지, 아니면 믿음이 무엇인지를 아직 모르는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다른 조건이 너무 좋고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나는 선교사 될 각오를 갖고 결혼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선교사로 그 가정을 복음화 시키는 역사를 이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간단히 생각해 보십시다. 여러분, 나 자신도 나를 마음대로 못하는데, 어떻게 배우자의 신앙을 내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또 내가 과연 바꿀 수 있습니까? 바꾸시는 분은 하나님이 아니십니까? 깊이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배우자 될 사람이 지금은 안 믿지만 결혼하면 믿겠다고 말할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기왕 믿겠다면, 결혼 전에 믿고 세례 받도록 권고함이 좋습니다. 일단 결혼하면 그 약속의 준수가 계속 연기 될 수 있고, 그 약속은 점차 잊혀져 갈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 교인들을 향해 믿지 않는 사람들과 멍에를 함께 매지 말라고 부탁하기까지 했습니다.

여러분, 우리 인생에서 믿음처럼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아무리 결혼이 중요하다고 해도 그 결혼이 우리의 믿음을 잃게 만든다면, 우리는 그 길을 택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배우자가 나를 구원해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이 나에게 영생의 길을 열어 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3) 셋째로 외모나 조건보다는 그 사람은 내면성, 인격이나 성품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어떤 남자가 아내감을 찾는데 하도 외모를 따지기에 주변에서 타일렀습니다. 하나님은 외모를 보시지 않고 중심을 보신다고. 그랬더니 하는 말이 걸짝입니다. 그러니까 나는 하나님이 아니지 않습니까? 여러분, 세월이 가면 그 아름다운 외모도 시들어가기 마련입니다. 그 외모가 행복을 보장해주지도 않습니다. 노무현이 대통령이 맞았다는 보톡스 주사를 맞아도 세월이 가면 우리 인생은 시들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조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은 결혼 대상자를 찾을 때 ABCDE는 따져 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A는 나이(age), B는 가정 배경(background), C는 성격(character), D는 학력(degree), E는 경제력(economy), 어떤 사람은 F 외모(face)까지 덧붙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조건 따져 보아야할 지 모릅니다. 그러나 정말로 따져보아야 할 것은 내면세계입니다. 특별히 그의 성품입니다. 오늘 본문 말씀 속에서 아브라함의 노종이 리브가를 선택하는 중요 동기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입니다. 그리고 믿음입니다. 그러나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리브가의 친절한 환대(hospitality)입니다. 이 환대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서 대단히 중요한 덕목이었습니다. 목마른 노인에게 물을 줄 뿐 아니라, 데리고 온 낙타에게도 물을 주는 이 친절함이 늙은 종을 감동시켰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님을 선택하시는 일에 있어서 외적인 조건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에 더욱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내면세계의 모습에 더 많은 중요성을 부여하시기 바랍니다. 외모와 조건은 흔들리고 변하여도, 아름다운 성품은 여러분의 일생 여정에 변함없는 기쁨과 감사를 안겨 줄 것입니다.

(4) 넷째로 여러분의 님을 택하실 때 지나치게 감정에 치중하는 결정은 피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사랑하는 감정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깊고 성숙한 사랑은 전인격적이어야 합니다. 전인격적이란 말은 감정 뿐 아니라 건강한 이성과 의지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감정에 치우치는 사랑은 사랑이 갖는 책임과 의무를 잊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M. Scott Peck 박사는 "The Road Less Traveled(아직도 가야할 길)" 이란 책 속에서 사랑에 빠지는 감정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이 사랑은 생각하는 선택이나 의지에 따른 행동이 아니고 또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사랑에 빠진 사람은 상대방의 성장에 진심으로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감정에 빠진 사람을 Scott Peck 박사는 교미하려는 유전적이고 본능적인 요소라고 까지 비판하고, 도로시 테브노는 "생리적인 사랑"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결혼은 사랑한다는 감정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결혼은 책임과 의무를 감당할 줄 아는 전인격적이고 성숙한 사랑 위에 세워질 때 흔들림이 없이 견고할 수 있습니다. 내 님을 찾으시는 여러분, 여러분의 결정이 지나치게 감정에 빠져서 이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5) 다섯째로 배우자를 선택함에 있어서 상대방의 전체 모습을 보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사랑에 빠지고 보면 상대방의 좋은점만 클로즈업 되어서 보일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장점보다는 단점입니다. "상대방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보고 결혼한 사람이 지혜롭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 장점은 얼마든지 있어도 괜찮은 것입니다. 여러분의 결혼생활에서 장점이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갈등과 문제를 가져오는 것은 바로 단점입니다. 부족한 점입니다. 그러기에 상대방의 단점을 보고 결혼한 사람이 지혜롭습니다. 그 단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은 배우자의 선택에 있어서 참으로 중요한 준비입니다.

크게 보이는 좋은 점만 바라보면서 스스로를 위로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솔직하게 상대방의 단점을 보고 자신을 또한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상대방의 전존재, 좋은 점만이 아니라 부족한 점까지도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게 될 때 여러분의 선택은 후회함이 없게 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덧붙여 말씀드릴 것은 이 세상은 완벽한 배우자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모두는 인간이기에 장점이 있으면, 부족한 점도 있기 마련입니다. 장점만 있는 사람은 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모습은 잊어버린 채 너무 높은 수준에만 매달리다 보면 이 지구상에서 배우자를 찾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질 것입니다. realistic한 접근, 실질적인 접근이 내 님을 찾는 과정 속에서 요청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III.

한가지 남아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오늘 말씀을 들으면서 여러분 가운데는 저런 과정을 거쳐서 배우자를 택해야 하는데, 나는 너무 생각 없이, 믿음 없이 택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시는 분이 계실지 모릅니다. 또 여러분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나는 잘못 선택한 것 같다고 느껴지시는 분들도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와서 물릴 수도 없고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 세상에 완벽한 님은 그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잘못 선택한 것 같다고 해도 희망을 잃지 마시기 바랍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우리 자신과 우리의 가정, 부부의 관계를 고쳐 주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분은 오늘도 우리 인생 속에서 새로운 창조의 역사를 이루어 가고 계십니다. 비록 우리가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선택하였다 해도 그 결혼, 그 관계에 새 날을 열어 주실 수 있습니다. 물론 이제는 더 이상 어쩔 수가 없다, 마지막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릅니다. 그 문제는 금번 연속설교의 마지막 주일 "헤어짐의 아픔을 넘어서" 시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Socrates의 부인이 세계적으로 소문난 악처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염려하지 말고 결혼하라. 좋은 아내를 만나면 행복할 것이요, 악처를 만나면 철학자가 될 것이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철학자가 되는 것을 넘어서서 그 아픔의 관계를 기쁨과 감사의 관계로 고쳐 주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어지는 연속설교를 통해서 우리 함께 그 길을 찾아보시겠습니다.

순복음 상담소에서 펴낸 "사랑하며 살아도 모자라는 세상" 이란 책에 실린 김소엽 시인의 이야기입니다.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보성여고에서 영어교사로 근무할 때입니다. 평소에 존경하던 선생님으로부터 어느 남자분을 소개 받게 되었는데 그분을 보는 순간부터 가슴이 두근거리고 오히려 딱지 맞는 것 같은 불안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분은 산같이 흔들림이 없고 바다같이 깊은 마음을 가졌겠다는 강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런데다가 더욱 마음이 끌렸던 것은 목회자의 아들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그 당시 목회자들의 생활은 무척 가난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었고 그로부터 10개월 후에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신혼여행을 갔는데 첫날밤 남편은 김 시인에게 쪽지를 하나 주었습니다. 저는 생각하기를 ''야, 이남자가 무뚝뚝해서 사랑의 고백을 못하더니 드디어 오늘 하는구나'' 하는 기대를 안고 긴장을 하고 쪽지를 펴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것은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는 잠언 31장 30절 말씀이었습니다. 김소엽 시인은 그 성경 말씀을 받고 굉장히 실망했습니다. 정말 시시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밖으로 나왔는데 이런 김소엽 시인을 아무말 없이 꼬옥 안아주면서 "당신에게 좋은 선물이 될거요."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말대로 13년 후에 그가 연세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일찍 세상을 떠났을 때 그가 준 성경구절은 그렇게도 귀한 선물이 되었습니다. 절망과 좌절, 눈물과 탄식을 헤쳐갈 때 남편이 준 선물은 참으로 도적 맞을 염려도, 녹슬 염려도 없고 닳아 없어질 걱정도 없는 귀한 선물로 김소엽 시인의 인생을 붙들어 주었습니다.

내 님을 선택하는 일,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전체 인구가 60억이라면 남녀가 반반, 각각 30억쯤 될 것입니다. 이 30억 가운데 한사람 택하는 것입니다. 고운 것도 아름다운 것도 헛되지만, 참으로 귀한 것은 믿음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선택의 문제도 믿음 안에서 풀어가야 합니다. 기도하면서 주님의 인도하심을 구해야 합니다. 좋으신 하나님께서는 이 선택의 문제에서도 우리를 도와 주실 것입니다. 우리의 선한 목자가 되어 주실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