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원태 (경향교회 목사)

하나님의 창조세계는 온통 신비로 가득 차 버렸습니다. 저는 자주 TV에서 나오는 동물의 세계나 식물의 세계, 조류들의 세계 그리고 바다 속에 있는 어류들의 세계를 보고 감탄에 잠길 때가 많습니다. 더욱이 광활한 저 우주세계의 장면들 앞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자기 생명을 보존하는 기능면에 있어서 동식물세계나 또 다른 피조세계가 어떤 면에서는 사람들보다 월등하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물론 하나님의 창조적 본능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철새들은 자기 생존을 위하여 겨울이 다가오면 남쪽으로 날아갑니다. 다람쥐들은 겨울을 위해 식량을 비축합니다. 어떤 동물들은 아예 겨울잠을 자기도 합니다. 그런데 인간들은 자기생명을 보존하는 일에 미련한 경우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오늘 우리는 예수께서 들려주신 불의한 청지기 비유를 보게 됩니다. 예수께서 들려주신 이 비유를 통해 세상 사람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에 얼마나 영악(모질고 악함)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얼마나 지혜로운가를 보게 됩니다.
이 비유의 요점은 불의한 사람이 남의 재물을 가지고 자기를 위하여 선심을 쓴 일을 칭찬한 것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기독신자들이 하나님의 재물을 가지고 남들을 도와주는 것을 칭찬하시는 하나님의 나라(교회) 운동의 이치를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교훈하고 있습니다.

Ⅰ. 주께서 들려주신 불의한 청지기 비유의 내용을 봅니다(눅 16:1-8a).

어떤 부자에게 청지기가 있었습니다. 이 청지기는 저 아브라함의 재산을 관리했던 엘리에셀이나(창 15:2), 애굽의 보디발 장관 집의 살림을 살았던 요셉과 같은 경우입니다(창 39:6). 이 청지기들은 노예와는 구별되는 재산 관리인이었습니다. 당시 근동 아시아 등지의 부자들은 자주 집을 청지기에게 맡기고 멀리 외지로 다니다가 돌아오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런 경우 불의한 청지기들은 주인의 재산관리를 잘 못하거나 착복하는 일들이 흔하였습니다. 본문의 부자 주인의 경우도 그러한 것 같습니다. 그는 주인의 재산을 허비하였습니다. 말하자면 횡령죄를 지었습니다(눅 16:1).
이 사실을 알게 된 주인은 그를 불러 청지기직을 파면시켜 버렸습니다. 빨리 사무정리를 하고 떠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눅 16:2). 이런 경우 그 청지기를 향한 주인의 명령은 절대적이었습니다.
주인에게로부터 해고를 받은 청지기는 참으로 앞이 캄캄하였습니다. 그때 그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습니다. 주인의 재산관리 장부를 허위조작하기로 결심한 것이었습니다.
본문 3절과 4절 중에 말하기를 「청지기가 속으로 이르되 주인이 내 직분을 빼앗으니 내가 무엇을 할꼬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먹자니 부끄럽구나 내가 할 일을 알았도다 이렇게 하면 직분을 빼앗긴 후에 저희가 나를 자기 집으로 영접하리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자기 주인에게 빚지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급히 연락하였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 장부를 허위로 조작해주기 시작하였습니다. 기름 백 말을 빚진 자에게는 오십이라고 증서를 쓰도록 하였습니다. 밀 백 석을 빚진 자에게는 팔십이라고 쓰도록 하였습니다(눅 16:6-7). 이런 식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문서를 위조하여 주인에게 진 빚을 탕감하여 주었습니다. 사실상 모두가 공범자였습니다.
그가 이렇게 한 이유는 자신이 해고를 당하고 난 이후에 그 사람들에게 인심을 얻고 도움을 받고자 하는 미래에 대한 준비에서였습니다(눅 16:4). 그가 주인의 재산을 가지고 선심을 쓰면 후일에 그들이 자기를 대접하며 원조해 줄 것을 내다보고 행한 타산적 행동이었습니다.
나중에 그 주인이 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그 주인은 이 옳지 않은 청지기가 자기의 장래를 위하여 지혜 있게 행한 일을 칭찬하였다고 하였습니다(눅 16:8a). 물론 그 주인은 자기 청지기의 불의한 생각이나 행동 그 자체를 정당화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비록 그가 불의한 사람이었지만, 자기 자신의 장래의 위하여 행한 그 용의주도함과 현명함 자체를 높이 평가하였다는 말입니다.

Ⅱ. 불의한 청지기 비유를 통한 주님의 교훈입니다(눅 16:8b-13).

이 불의한 청지기 비유의 마지막 부분에서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세대의 아들들이 자기 시대에 있어서는 빛의 아들들보다 더 지혜로움이니라」고 하였습니다(눅 16:8b).
여기 ''이 세대의 아들들''이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불신자들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빛의 아들들''이란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자들을 총칭하는 말입니다(요 8:12, 엡 5:8, 살전 5:5). 불신자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들의 일을 처리하고 장래를 대비하는 면에 있어서 우리 신자들보다 훨씬 지혜롭다고 한 것입니다. 저들은 이 세상의 신, 곧 사탄의 영을 받고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신 것은, 불신자들이 용의주도한 저들의 처세로 칭찬을 받았다면 신자들은 하나님 앞에서 그들보다 훨씬 더 지혜롭게 살아서 칭찬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교훈하고 있는 것입니다.

1. 우선 불의한 청지기의 처세를 통한 교훈입니다.

비록 그가 불의한 청지기였으며 그의 처세까지도 불의하였으나, 그가 만난 위기 앞에서 취한 처세술을 통하여 우리도 선한 일에 지혜롭게 대처해야 할 사실을 교훈하고 있습니다.
1) 그것은 바로 그가 만난 현실에 대한 바른 인식이었습니다.
그는 그의 잘못 때문에 자신이 해고를 당한다고 하는 문제를 인식하고, 직감하고, 직시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속으로 생각하기를 "주인이 내 직분을 빼앗으니 내가 무엇을 할꼬.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먹자니 부끄럽구나!" 하며 자신이 만난 문제를 분명히 파악했다는 사실입니다(눅 16:3). 이런 일은 여러 다른 경우들에서 우리 신자들이 만나는 문제들일 수 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러 종류의 위기가 닥쳐올 때, 자신들이 만나는 문제들에 대한 바른 현실인식을 하는 것은 신자들이 취할 지혜 가운데 하나입니다. 처세에 있어 사리가 어두운 자는 모든 일에 뒤떨어집니다.
2) 뿐만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였습니다.
그는 「내가 할 일을 알았도다…」(눅 16:4a)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가 아직 주인의 사무정리를 할 동안에, 주인에게 빚진 자들에게 주인의 재산을 가지고 선심을 쓰려고 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는 남의 것을 가지고 선심을 써서 인심을 얻고, 자기의 전정(前程)을 예비하려고 했습니다(눅 16:4). 신자들은 남의 것이 아닌 우리 하나님 아버지의 것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선행을 다함으로, 하나님이 약속한 1,000배의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 교훈이 되겠습니다.
3) 마침내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과감한 결단이었습니다.
그는 지체하지 않고 주인에게 빚진 자들을 개인적으로 모두 불러 차용증서를 위조하면서까지 저들의 빚을 탕감하여 주고 말았습니다(눅 16:5-7). 저들은 서로가 공범죄를 지었습니다. 저들은 서로가 과감하게 행동했습니다. 그렇다면 선한 일에 바른 인식을 하고 약속된 미래를 준비하는 신자들에게야 어찌 지체없는 과감한 결단의 행동이 더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교훈입니다.

2. 우리를 향한 영적 교훈입니다.

본문 16장 9절에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은 불의한 청지기의 비유를 응용하여 우리를 교훈하고자 하는 말입니다. 그것이 무엇인가?
1) 불의한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고 하였습니다.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없어질 때에 저희가 영원한 처소로 너희를 영접하리라」(눅 16:9)고 하였습니다.
이 말은 재물 자체가 불의하다는 말이 아닙니다. 불의한 사람들에게 불의하게 악용당하고 있는 이 세상 물질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주님의 이 말씀은 하나님이 주신 재물을 선용하여 이웃을 구제하라는 말입니다. 말하자면 재물을 이용하여 구령(救靈) 운동에 선용하라는 말입니다. 전도비로, 선교비로 사용하라는 말입니다.
그리하면 이 세상을 떠나 주님 앞에 설 때 주님 앞에서 상급과 영광을 얻게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사실을 더 확실하게 밝혀 놓은 성경 말씀이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의 재림을 준비했던 오른편에 있던 양들에게 임금되신 주님께서 주신 의인들에 대한 보상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들은 주린 형제에게 먹을 것을, 목마른 형제에게 마실 물을 주었으며, 나그네 되었을 때에 집으로 영접하였습니다. 벗었을 때에 옷을 입혀주었고, 병들었을 때에 돌아보았으며,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다고 하였습니다(마 25:35-36).
그 때에 임금되신 주님께서 그 오른편에 있는 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내 아버지께 복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하라」(마 25:34)고 하였습니다. 저들은 사실상 재물로 주님을 섬긴 자들이라고 하였습니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예수 자신에게 행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마 25:40).
2) 재물로 친구를 사귈 때 믿음으로 하라고 하였습니다.
본문 16장 10절과 11절에 재물과 관계되어 ''충성''이라는 말이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 말은 피스토스( )입니다. 곧 신실한(faithful), 정직한(honest) 등의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믿음''입니다.
이 세상 재물은 천국의 것들에 비교하면 ① 지극히 작은 것이고(눅 16:10), ② 또 불의한 것이고(눅 16:11), ③ 더욱이 자기 것이 아닌 남의 것(눅 16:12), 곧 하나님의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와 반대로 천국의 것은 ① 큰 것이고(눅 16:10), ② 참된 것이고(눅 16:11), ③ 또 너희의 것(눅 16:12), 곧 영원한 우리의 소유라고 하였습니다.
문제의 초점은 이 세상에서 지극히 작은 재물을 가지고 친구를 사귀는 데는 신실하고 정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극히 작고, 또 불의하게 악용되는 재물을 가지고, 더욱이 자기 것도 아닌 남의 것(하나님의 것)을 가지고 신실하게 친구를 사귀라고 한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믿음으로 친구를 사귀는 데 재물을 선용하라는 교훈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현재보다 1,000배나 더 크고, 참되고, 영원한 천국의 것이 주어진다고 하였습니다.
3) 두 주인, 곧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말라고 하였습니다(눅 16:13).
「집 하인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나니…」(눅 16:13)라고 하였습니다.
여기 하인( )은 주인의 소유의 일부인 노예를 가리킵니다. 하인(노예)에게는 한 주인이 있을 뿐입니다.
인생의 주인은 하나님뿐이십니다. 재물은 인생의 주인이 될 수가 없습니다. 재물은 하나님이 창조한 피조물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지음받았고, 또 사람이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수단으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분명히 이 사실을 구분지었습니다. 만물(재물)은 다 너희(인생) 것이요, 너희는 그리스도의 것이요,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것이라고 하였습니다(고전 3:21-23).
그러므로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는 것은 ① 하나님의 창조질서, 통치질서, 축복질서를 파괴하는 죄가 됩니다. ② 또한 하나님과 재물을 동등하게 여기는 죄가 됩니다. ③ 뿐만 아니라 인간의 인간된 고유한 축복의 권세를 파괴당하는 저주가 됩니다. 이유는 하나님은 사람에게 모든 피조세계를 다스리고 관리하는 축복을 명령했기 때문입니다(창 1:28). 그것은 마침내 인간이 유물주의, 배금숭배로 전락하는 저주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것은 은과 함께 망하는 저주입니다(행 8:20, 딤전 6:9-10).
그러므로 하나님과 재물은 겸하여 주인으로 섬길 일이 못 된다고 한 것입니다. 재물은 마땅히 사람이 하나님을 섬기는 생존의 수단으로 그리고 친구를 사귀는 전도와 선교의 수단으로 사용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미국의 풀맨차량의 제조자이고 풀맨 도시를 소유한 풀맨(Pullman)이라고 하는 큰 부자는 스스로 이렇게 고백했다고 합니다. ''나는 내 이름으로 한 달러를 소유하던 그때보다 행복하지 못하다. 그 이유는 나는 많은 돈으로 말미암아 근심이 생겨 밥도 맛있게 못 먹고, 잠마저도 평안히 잘 수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돈으로 오는 많은 근심에 찔려 아파하던 사람처럼 느껴집니다(딤전 6:9-10)
미국의 큰 플라스틱 회사 사장으로 이름난 부자 스텐리 템 씨는 날로 번창하고 바빠만 가는 회사 일로 인해 옛날처럼 하나님을 첫째 자리에 모시지 못하는 아픔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 러나 결국 그 큰 회사는 네 번째 도산의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마음 속에는 물에 빠져가던 베드로가 주님을 찾아 구원을 받던 일이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그 시간 그는 급히 변호사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이런 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우리 플라스틱 회사의 사장은 하나님이시며, 매 수익금의 51%는 사장님의 것입니다.''라고 한 서약입니다.
그 후 그는 매일 2시간씩 회사 일을 사장이신 하나님과 상의(기도)했습니다. 그 후에 그 회사는 기적적으로 다시 일어나게 되었고, 수익금의 51%는 어김없이 하나님의 교회에 드려졌습니다. 그 결과 연간 200만 달러 이상의 순이익금을 내는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 성도 여러분! 빛의 아들된 우리는 예수님의 불의한 청지기 비유에서 선한 청지기로서의 삶의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우선 우리는 이 세상에서 빛의 아들로서 살면서 만나는 온갖 경우의 현실적 문제를 바로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위기를 가지고 미래를 계획하는 기회를 삼고, 서슴지 않는 결단적 행동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삶의 지혜입니다.
※ 불의한 사람에게 악용당하는 세상의 재물을 가지고 친구의 영혼을 인도하는 도구로 사용해야 합니다. 그것을 믿음(충성)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결코 하나님과 재물을 동등한 자리에 놓고 섬기는 종이 되거나, 아니면 재물을 하나님보다 더 위에 올려놓는 배금주의자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재물을 하나님 섬기는 도구(수단)로 선용해야 합니다. 오늘의 재물을, 현재보다 1,000배나 나은 내일의 축복을 향유하는 수단으로 여기는 삶의 지혜가 있기를 축원합니다. - 아 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