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철량목사 (부천동광교회)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발명한 사람이 그 공로로 과학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시상식이 열리는 식장으로 가는 도중 점심을 먹기 위해 휴게소에 들렸습니다. 옆의 테이블에 한 가족으로 보이는 네 사람이 둘러앉아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식사를 하면서 한마디도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각자 이어폰을 끼고 라디오를 통해 들려오는 소리만 듣는 것입니다. 트랜지스터를 발명한 사람은 자신의 발명품에 대해서 심각한 회의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자기가 만든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가장 가까운 가족 간의 대화를 빼앗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계문명은 우리에게 편안함과 즐거움을 제공하고 사람과 사람사이에 담을 쌓게 합니다. 컴퓨터가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단절시킵니다. 타인에 대한 무관심은 현대인들의 큰 병통입니다. 도시인의 매너는 외롭고 쓸쓸함으로 착각할 정도입니다. 통계에 의하면 살인 강도 같은 범죄자의 태반이 무관심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외로운 사람 지쳐 있는 그 사람과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넜더라면 그 사람이 범죄자가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사람이 사는 사회는 관계에 의해 엮어져 있습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 남편과 아내의 관계가 사회의 기초관계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활과 화살을 가지고 여자와 남자의 관계를 설명합니다. 활 없는 화살은 아무리 날카로워도 쓸모 없습니다. 화살 없는 활은 아무리 보기 좋아도 소용없습니다.
사람이 좋은 사람과 만나는 일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그 사람과 좋은 관계를 가지느냐 입니다. 나와 만난 사람이 더 좋아진다면 이보다 더 좋은 만남은 없습니다. 성경은 좋은 관계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쉽게 번역된 성경을 읽겠습니다.

9절/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은 것은, 두 사람이 힘을 합치면 더 큰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을 먹을 때, 여러 가지 골고루 먹게 됩니다. 한 가지만 먹어도 될 만큼 모든 영양소를 가진 식품은 쉽지 않습니다. 두부만 먹지말고 미역과 함께 먹으면 두부에 부족한 것을 미역으로 보충합니다. 국수를 먹을 때 콩국에 섞어 먹으면 더 좋습니다. 된장에는 부추가 좋고 딸기에는 우유가 좋습니다. 흔히 말하는 음식 궁합이 맞는 것입니다. 그러나 당근과 오이는 같이 먹는 것이 아닙니다. 커피와 크림 장어와 복숭아는 음식 궁합이 안 맞습니다. 당근과 오이를 같이 먹는 것보다는 오이만 먹든지 당근만 먹어야 합니다. 커피 마셨으면 된 것을 크림까지 먹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두 사람이 좋은 관계를 가질 때에 유익하지만 두 사람이 좋은 관계를 갖지 못하면 혼자만도 못합니다.
미국 어떤 양로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마거린 이라는 흑인 노인은 4년 전에 중풍으로 쓰러져 오른쪽 몸을 못쓰는 할머니입니다. 루스라는 유대인 노인은 5년 전에 중풍으로 쓰러져 왼쪽을 못쓰는 할머니입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평생을 피아노를 가르쳐 온 것입니다. 둘 다 아주 잘 웃고 유머가 있는 노인들입니다. 두 사람은 양로원에 들어와서 알게 된 사이였습니다. 하루는 흑인 할머니가 피아노 앞에 앉아 그의 검은 왼손으로 피아노의 낮은 소리나는 건반을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유대인 할머니가 휠체어를 타고 피아노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른손으로 오른 쪽의 높은 소리 건반을 같이 쳐주니까 피아노의 화음이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마음을 맞추어 쇼팽의 왈츠를 쳤습니다. 혼자서 할 수 없는 피아노 연주가 두 사람이 힘을 합하니 가능해졌습니다. 흑인은 왼손으로 백인은 오른손으로 피아노를 치는 것입니다. 움직이지 못하는 손은 옆에 있는 할머니 무릎에 얹혀 있습니다. 양로원 노인들이 보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두들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드디어 두 사람은 다른 양로원에 다니며 피아노를 연주하여 노인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었습니다. 상이군인 휴양소 병원을 방문했고, TV쇼에도 출연하여 영감과 용기를 주었습니다. 언제나 좋은 관계로 힘을 합해서 큰 일을 하시기 바랍니다.

10절/ 한 사람이 넘어지면, 다른 사람이 일으켜 준다 그렇지만 넘어져도, 일으켜 줄 사람이 없는 사람은 불쌍하다.

아주 친절한 사이인 친구 두 사람이 깊은 산으로 등산을 갔습니다. 그들은 가면서 둘이 같이 가게 돼서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위급한 일이 생기면 서로 도울 수 있어서 좋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큰 곰 한 마리가 나타나서 떡 버티고 서 있는 것입니다. 한 친구가 얼른 등산화를 벗고 가벼운 운동화로 바꿔 신었습니다. 옆에 있는 친구가 "여보게 운동화를 신는다고 곰보다 빨리 달아날 수는 없지 않나, 우리는 힘을 합해 묘책을 세워보세"라고 하니 신발을 신고 난 친구는 대답합니다. "내가 저 곰보다 빨리 달아나지는 못해도 자네만 떼어놓고 뛰면 되는 거야" 하더랍니다. 자기만 살고 친구는 어찌되든지 알 바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사람은 친구가 이닙니다. 잘못 사귄 것입니다.
유대인의 속담에 친구가 없는 사람은 오른 손을 잃은 왼손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요나단은 다윗의 좋은 친구였습니다. 아버지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할 때마다 정보를 주고 피신시켰습니다. 요나단이 없었다면 다윗은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욥에게도 좋은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가 모든 재산을 잃고 어려울 때 친구 친척들이 찾아와 위로해주고 돈과 금고리를 선물로 주었습니다(욥41:11). 그것을 밑천으로 재기 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사람이 친구를 위해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사랑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11절/ 둘이 함께 누우면 따뜻해진다 하지만 혼자라면 어떻게 따뜻해 질 수 있겠는가

함께 눕는 사람은 부부입니다. 부부 사이는 사랑이 매개물이요 부부관계의 본질은 사랑입니다. 서로가 자기를 내어주고 상대방을 용납하며 모든 것을 함께 나누는 여기에 참된 관계가 성립됩니다. 이것을 사랑의 관계라고 말합니다. 팔레스틴 지방의 기후는 한 여름이라도 새벽이 되면 추워요. 여행 중에 길가에서 노숙하게 되면 동행자와 서로 끌어안고 잡니다. 체온으로 서로를 따뜻하게 해줍니다.
부부처럼 가까운 인간관계는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부부처럼 부지불식간에 상처를 주는 사이도 없습니다. 고슴도치가 겨울을 지날 때는 서로의 체온을 주고받으며 삽니다. 가시가 상대를 찌르지 않도록 조심조심 상대와 살을 맞대고 끌어안습니다. 고슴도치도 상처를 주지 않는데... 사람은 가시도 없는데 상처를 주면 되겠습니까? 상처를 주지 마오 영원히!
고부 관계가 문제입니다. 며느리가 생선을 굽는데 뒤집지 않아서 타는 냄새가 납니다. 시어머니가 마늘을 까면서 "얘야 생선 뒤집어라 탄내 난다" 며느리가 "내버려두세요 뜨거우면 제가 뒤집겠죠" 그 집은 고부간의 갈등이 좀 심했습니다.
나오미와 룻은 참 좋은 고부 관계의 모델입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지극히 받들어 섬겼고, 시어머니는 젊은 며느리의 행복을 계획했습니다. 쓸데없는 자존심 같은 것은 버리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힘쓰십시다. 따뜻한 사랑의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면 얼마나 불편하고 살기가 힘듭니까?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육선이 집에 가득하고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잠17:1)

12절/ 혼자서는 원수에게 패하더라도 둘이라면 능히 방어할 수 있다 세 겹으로 꼰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 법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혼자서는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 화장실에서 큰 일을 보고 났는데 네 일은 네가 처리하라면서 손이 팔장 끼고 있다면 어찌합니까? 손이 이를 닦아주지 않으면 이는 다 썩을 것입니다. 몸의 지체 중 도움 없이 존재하며 제 기능을 다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외톨이는 넘어져도 일으켜 줄자가 없습니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거기서 여호와께서 복을 명하셨나니 곧 영생이로다(시 133:1,3)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났습니다. 친구와 함께 갔더라면 그런 일이 없었을 것입니다. 혼자서 외딴길을 걷다보니 강도의 표적이 된 것입니다. 그래도 참으로 다행한 것은 지나가던 사람 중에 선한 사마리아 사람이 그를 보고 도와 주어서 살아 날 수 있었습니다.
달밤에 기러기가 날아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먼 나라를 향해 가는 철새인 기러기는 언제나 V자형으로 날아갑니다. 기러기가 V자형으로 날아가면 앞에 날고 있는 기리기의 날개 바람이 뒤에 가는 기러기에게 위로 뜨는 부력을 제공해 줍니다. 서로 위로 뜨게 해주면 먼 나라까지 갈 수 있습니다. 혼자서 날아가는 것보다 V자형으로 날아가면 71%를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성공하게 되는 것은 무엇을 얼마나 아느냐 보다 누구를 얼마나 아느냐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지식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이라는 겁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아는 것과 그분과 개인적인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영원한 운명이 좌우됩니다. 그분을 모르고 그분과 상관없이 사는 것은 결국 천국과 상관없는 운명이 되고 맙니다.
예수님은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고 하시면서 가지가 나무와 생명적 관계를 가져야 살고 열매를 맺는다고 하셨습니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 있으면 과실을 많이 맺습니다. 가지와 나무의 좋은 관계란 가지가 나무에 붙어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주께 붙어 있으라"고 하십니다. 왜냐? 주님과의 바른 관계를 통해서만이 모든 좋은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과의 바른 관계를 통해 참된 평안과 기쁨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성경은 예수님과 성도들의 관계를 신랑과 신부로 비유합니다. 신랑 신부는 한 몸으로 같이 살아가는 사이를 말합니다. 부부는 오래 참고 끝까지 참아야 끝까지 살 수 있는 관계입니다. 불만스런 일이 없지 않아요. 성나는 일이 있어도 참아야 합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고전 13:4,5) 라고 했습니다.
온유하다는 말은 친절하다는 뜻입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친절하면서 남편에게는 아내에게는 불친절하면 안됩니다. 힘든 일을 했으면 수고했다고 말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은 것입니다. 다른 남자에게는 여우처럼 웃으면서 자기 남편에게는 왜 곰 노릇하나 다른 여자에게는 신사처럼 대하면서 자기 아내에게는 볼멘소리해도 됩니까?

생명적 관계는 서로 희망과 용기를 주고받은 관계입니다. 기쁨을 주고받는 관계입니다. 사랑을 교환하는 사이입니다. 그리스도는 그의 피로 우리에게 새생명을 주셨습니다. 그 피로 하나되게 하셨습니다. 둘로 하나를 만드십니다. 하나님과 하나되고 유대인과 이방인이 하나되게 하십니다. 하나와 하나가 합하여 하나되면 하나 하나에서 나오는 둘의 힘보다 세배 네 배로 힘이 더 크게 발생합니다. 이것이 힘의 원리입니다. 우리는 주의 피를 받아 한 몸을 이루는 지체들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 교회와의 관계가 잘 되고 사람과의 관계가 잘되어 자연과의 관계, 즉 물질과의 관계까지 잘되시기 바랍니다. 좋은 관계로 좋은 일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는 성도가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