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8:31, 잠 15:17, 막 14:38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에게 주님의 평화가 늘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부터 가정에 관해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가정이란 무엇입니까? 가정은 집이 아닙니다. 집이 있어도 가정이 없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집이 없어도 가정이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더욱이 가정은 하숙집이 아닙니다. 집을 하숙집처럼 여기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하숙집을 집처럼 여기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가정은 집도 아니고, 하숙집도 아닙니다. 가정은 그야말로 생활의 터전이요, 행복의 보금자리입니다. 그러므로 가정이 없는 사람은 생활의 뿌리가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비록 좋은 친구와 직장이 있어도, 가정이 없는 사람은 불안하고 허전합니다. 가정이 없는 사람은 뿌리가 없는 식물처럼 의지할 데가 없고, 그래서 늘 방황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가정은 행복의 보금자리입니다. 그러므로 가정이 없는 사람은 둥지가 없는 새와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 호텔도 보금자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찜질방도 가정만큼 안락하지는 않습니다. 왜 가정이 보금자리입니까? 가정에는 사랑이 있고, 위로가 있기 때문입니다. 가정에는 안식이 있고, 평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행복한 가정의 조건은 무엇입니까? 어떻게 해야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까? 가정이 행복하려면, 무엇을 갖추어야 합니까? 가정은 집이 아니지만, 집에 비유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좋은 집의 가장 중요하고 우선적인 조건은 든든한 기초입니다. 든든한 기초 위에 세우지 않은 집은 모래 위에 지은 집과 같습니다. 모래 위에 아무리 화려한 집을 지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런 집은 바람과 지진과 홍수를 견디지 못합니다. 하지만 든든한 반석 위에 세운 집은 여간해도 끄덕하지 않습니다. 비록 태풍에 담과 벽이 무너지고 지붕이 날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기초까지 송두리째 뽑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기초 위에 다시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초가 부실한 집은 바람에 완전히 무너지고, 홍수에 완전히 떠내려갑니다. 기초가 튼튼해야 집도 든든합니다. 가정도 마찬가집니다. 가정의 기초가 튼튼해야 어떠한 시련도 견딜 수 있습니다. 가정의 기초가 든든해야 금이 가거나 무너진 가정도 다시 세울 수 있습니다.


그러면 가정의 기초는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가정의 기초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가정의 기초는 곧 믿음입니다. 그러므로 가정은 무엇보다 믿음의 반석 위에 세워져야 합니다. 가정은 다만 핏줄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만약 서로 간에 믿음이 없다면, 핏줄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가정은 다만 필요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도 없습니다. 가족만큼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가족들이 서로 속이고 감추기를 좋아한다면, 그런 가정은 오래 갈 수 없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믿을 수 없어도, 가족은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에서는 속고 속이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납니다. 하지만 가족만은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자녀가 부모를 믿을 수 있어야 하고, 부모도 자녀를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가족끼리, 형제와 자매끼리 서로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현대인의 가정에는 믿음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자식을 속이는 부모가 늘어납니다. 자식에 대한 약속을 저버리는 부모가 늘어납니다. 가족끼리도 서로 믿음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도 늘어납니다. 지킬 수 없는 약속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일단 약속한 것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지켜야 합니다. 선의의 거짓말도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선의의 거짓말이 악의의 거짓말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거짓말은 거짓말을 계속 낳기 때문입니다. 결혼식장에서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카락이 파뿌리가 되도록 함께 살겠다"고, "상대방이 약해지고 병들어도 영원히 함께 하겠다"고 서약해 놓고도, 얼마나 많은 부부들이 사소한 일로 금방 헤어져버립니까? 아무리 이혼의 사유가 그럴듯하다고 해도, 이혼은 약속을 깨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마음에도 없이, 거짓말로 결혼 서약을 했다는 말입니까? 이런 부부는 처음부터 믿음이 없이 가정을 꾸린 셈입니다. 이런 부부는 사랑보다는 조건을 보고 결혼한 부부일 것입니다. 가족 사이에 거짓말이 늘어난다면, 그런 가정은 점점 금이 가기 시작할 것입니다. 몸은 같이 살아도, 마음은 따로 사는 가정이 될 것입니다.


처음부터 믿음이 없이, 서로 속이면서 가정을 꾸린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가정 안에서 왜 믿음이 점점 더 약해지는 걸까요? 사람이란 원래 약하기 때문입니다. 완전한 사람이 아니라면, 약속과 말을 다 지키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함부로 약속하고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점점 더 믿을 수 없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사람이 곧 죄인이기 때문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사람이 다 죄인입니다. 바울은 말하길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롬 3:10)고 했습니다. 죄인의 속성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의 하나가 "거짓말을 잘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시편 기자는 "악인은 나면서부터 곁길로 나아가 거짓을 말한다"고 했습니다(시 58:3). 왜 사람이 나면서부터, 배우지도 않았는데 거짓말한다는 말입니까? 사람은 날 때부터 죄인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절대로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말보다 더 큰 거짓말이 없을 것입니다. 모두가 거짓말쟁이입니다. 그래서 어떤 시편 기자도 "모든 사람은 거짓말쟁이라"(시 116:11)고 하였습니다. 바울도 "사람은 다 거짓되다"(롬 3:4)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거짓말 위에 세워진 가정이 온전할 리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죄인들로 이루어진 가정이 쉽게 무너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모와 자식 간의 믿음, 형제와 자매 간의 믿음만 가지고는 온전한 가정을 이룰 수 없습니다. 부모와 자식들도 다 연약한 죄인입니다. 그러므로 가정도 연약해지고, 가족끼리도 온갖 죄를 다 저지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연약한 죄인이 든든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의 기초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무엇 위에 가정을 세워야 하겠습니까? 가정의 참된 기초는 무엇입니까? 바로 하나님에 대한 믿음입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의 반석이요, 그래서 가정의 반석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시편 기자는 무엇이라고 말합니까? 오직 하나님만이 반석이라는 것입니다. "여호와는 생존하시니 나의 반석을 찬송하며, 내 구원의 하나님을 높일지로다"(시 18:46). "주는 나의 반석과 산성이시니, 그러므로 주의 이름을 인하여 나를 인도하시고 지도하소서"(시 31:3). "오직 저만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산성이시니, 내가 크게 요동치 아니하리로다"(시 62:2)고 했듯이, 오직 하나님에 대한 진실한 믿음의 반석 위에 세워진 가정만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영택 목사님도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 하나님 아버지 모셨으니, 믿음의 반석도 든든하다. 우리 집 즐거운 동산이라"(305장)라는 노래를 지었던 것입니다. 하나님 위에 세워지지 않은 가정은 쉽게 무너지고 맙니다. 그러나 하나님 위에 세워진 가정은 결코 무너지지 않고 아름답게 번성한다는 것을 수많은 사실이 증명합니다.


일단 든든한 반석 위에 집의 기초를 놓았다면, 그 다음부터는 반석 위에 좋은 재료로 집을 지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가정을 무엇으로 지어야 합니까?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가는 데 가장 필요한, 가장 중요한 재료는 무엇입니까? 어떤 사람은 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돈을 버는 데 최선을 다합니다. 가정의 행복을 위한답시고 밤낮으로 돈을 버는 데 열중합니다. 가정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돈벌이하는 것을 어찌 나무랄 수는 있겠습니까? 살기가 날로 힘들어지는 팍팍한 세상에 열심히 돈벌이하는 것은 눈시울이 붉어지도록 고마운 일입니다. 하지만 돈은 행복한 가정의 필요조건은 될 수 있어도, 필요충분조건은 될 수 없습니다. 돈이 많아도 불행한 가정이 있는가 하면, 돈이 적어도 행복한 가정이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돈이 행복의 절대적인 조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행복이 성적순이 아니듯이, 가정의 행복도 수입순이 아닙니다. 행복한 가정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뭐니뭐니 해도 머니(Money)가 아니라 사랑입니다. 그래서 잠언 기자는 말하지 않았습니까! "채소를 먹으며 서로 사랑하는 것이 살진 소를 먹으며 서로 미워하는 것보다 나으니라"(잠 15:17).


사랑이야말로 진정 가정의 가장 중요한 기초입니다. 가정의 번영, 사업의 번성, 가문의 명예는 그 다음의 문제입니다. 사랑 위에 세우지 않는 가정의 모든 영광은 다 헛될 따름입니다. 시험과 시련이 닥쳐오면, 이런 가정은 쉽게 넘어지고 맙니다. 무엇이 더 잘 사는 것입니까? 물질적으로 더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더 사랑하며 사는 것입니다. 물질적으로 잘 사는 현대인이 가난했던 이전보다 더 행복하지 않게 보이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물질은 더 풍요해졌지만, 사랑은 더 빈곤해졌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어느 날 갑자기 죽음(사후의 세계)을 경험하고 돌아왔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러한 경험 후에 그들의 인생관이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한결같이 고백합니다. 죽음의 경험 전에는 출세, 명예, 부를 인생의 최고의 가치로 알고 살았지만, 이제는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특히 가족에 대한 사랑이 가장 고귀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집을 다 지은 다음에는 집 주위로 울타리를 쳐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나그네와 도적과 바람이 쉽게 들어오지 않습니다. 외부 사람의 시선도 가릴 수 있습니다. 요즘의 집은 주로 아파트 형태로 짓기 때문에 울타리가 없습니다. 그래도 아파트 베란다마다 해충이나 도적을 막기 위해 여러 가지 울타리를 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든든하고 아름다운 집도 도적과 해충이 쉽게 들어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옛날 집에는 넓은 마당과 울타리가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도적을 막으려고 담 위에 깨어진 유리병이나 날카로운 쇠붙이를 붙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만큼 남을 못믿는다는 말이겠지요! 어떤 사람은 담 안팎에 아름다운 꽃을 심거나 담장이를 심습니다. 남을 못 믿기보다는 남이 보기에도 아름다운 담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겠지요! 아마 이런 집에는 도적이 더 잘 안 들어올 것 같지 않습니까? 담을 튼튼하고 무섭게 만든다고, 도적이 못 들어오겠습니까! 오히려 도적은 그런 집에 더 잘 들어갑니다. 왜냐하면 그런 집에는 훔쳐갈 것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든든한 믿음의 반석 위에 가정을 세워도, 아무리 뜨거운 사랑으로 가정을 꾸려나가도, 갑자기 도적과 해충이 들어오는 것을 무슨 방법으로 막을 수가 있겠습니까? 더욱이 사람이 집안에만 갇혀 살 수 없지 않습니까! 길을 걸어가야 하고, 차도 타야 합니다. 배도 타고, 비행기도 타야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길을 가는 중에 사람들을 납치하고 손상을 입히는 흉악한 사람들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습니까? 길을 가다가 갑자기 차에 치이는 일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습니까? 예기치 못한 차 사고, 배 사고, 비행기 사고를 어떻게 미연에 막을 수 있겠습니까? 든든한 반석 위에 집을 짓거나 사랑으로 집을 꾸미는 것은 우리의 노력에 달려 있지만, 사고와 불행은 우리의 노력만으로는 어찌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가지 일은 있습니다. 울타리를 치는 겁니다.


그렇다면 가정의 울타리, 가정의 보호막은 무엇입니까? 우리에게 해를 입히는 것들이 들어오지 않도록, 가정을 편안하게 지킬 있도록 우리가 둘러쳐야 할 가장 좋은 울타리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기도입니다. 절은 시절의 어거스틴은 무척 방황하고 방탕하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 모니카는 날마다 그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였습니다. 드디어 어거스틴은 회심하였고, 나중에는 위대한 교회의 지도자, 위대한 신학자, 위대한 성자가 되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밀라노의 대주교 암브로시우스 신부가 한 말은 오늘도 우리의 심금을 울리고 있습니다. "눈물로 기도하는 자녀는 결코 망하지 않는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가족을 위해 아무리 좋은 것을 해주어도, 언제나 가족을 끝까지 지켜줄 수는 없습니다. 가족의 미래는 우리의 노력에만 달려 있지 않습니다. 더욱이 세상은 날로 더 험악해집니다. 그렇다고 손을 마냥 내려놓고 살아야 하겠습니까? 아닙니다. 손을 붙잡아야 합니다. 두 손을 움켜잡고, 기도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라"(막 14:38). "기도할 때에 시험이 오지 않는다"는 말씀이 아니겠습니까! 만약 시험에 들었다면, 기도하십시오. 시험에 들었다고 해서, 모두가 다 낙담하거나 모두가 다 시험에 빠지지도 않습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시험에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든 시험도 능히 이깁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행복한 가정의 조건은 믿음과 사랑과 기도입니다. 믿음의 반석과 사랑의 재료와 기도의 울타리로 여러분의 가정을 늘 행복하게 가꾸어 나가시길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출처/이신건 목사 설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