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있는 첫 계명 (엡 6:1-3)

장모님이 올해 89세이시다. 종종 집에 오시면 가만히 계시질 않는다. 냉장고 청소, 베란다 청소, 서랍 정리, 옷 정리등등. 집안이 깨끗해져서 좋긴한데 그날부터 혼란이 시작된다. 아내가 사정을 한다. “엄마, 그냥 놔 두고 쉬세요.” 들은 척도 안하고 당신 하실 일만 하신다. 때때로 짜증스럽기도 하지만 그러나 노인이 건강하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다.

김석돈집사 가정이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 건강치 못하고 거동이 불편하셔서 식구 중에 한 사람이 꼭 붙어 있어야만 하는 어려움은 겪어보지 않으면 잘 모를 것이다. 그 고통을 조금은 알기에 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조부께서 돌아가시기 1년 전부터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집안이 온통 악취에서 벗어니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 당시 집안에 할아버지를 거둘 만한 분들이 없어서 내가 씼겨 드리는 일을 했었다.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할아버지 속에 나온 자식인데 정성껏 씻겨드려야지 마음을 먹으니 냄새나고 더러운 것을 참을 수 있었다. 덕분에 동네에서 좋은 소문이 났고 이웃 동네에 사는 윤면장댁 딸까지 아내로 얻게 되었다.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두 아들을 잘 키운 50대 후반의 어머니가 있었다. 큰 아들네 집에서 화목하게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머리하러 미용실에 갔는데 젊은 여인들이 대화하는 소리를 들었다.
-얘, 니네 시어머니 나이가 몇이니?
-응, 쉰 다섯이야?
-어휴, 시퍼렇게 젊었네!

이 어머니는 그 자리에 있기가 민망해서 얼른 미용실을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그후로는 며느리의 친구들이 놀러오면 밖으로 나오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현대 사회의 비극은 인간성의 상실이다.
사람을 인격으로 보지 않고 효용 가치로 평가한다. 젊은 사람들이 노인들을 공경하는 마음이 사라지는 것도 자신의 삶을 불편케 하는 장애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숙 어른이 오래 전에 버스를 타는데 행동이 민첩지 못해 뒷 사람들이 타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마음이 급한 운전기사가 핀잔을 주었다.
“노인네가 집에나 계시지 뭣하러 돌아다니는 거예요?”

당숙 어른 별명이 “평안도 박치기”이었는데, 화가 치민 이 어른이 “이 간나 새끼, 너는 부모도 없네?”하면서 박치기 한 방에 기사를 다운 시켰던 사건이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잘 하셨다고 거든 적이 있다. 오늘날 노인들을 경시하는 태도가 점점 만연되어 가고 있다. 마치 자신은 결코 노인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착각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1886년 입국하여 한국 개화기에 큰 업적을 세운 미국 선교사 헐버트,
“이 세상에서 경로사상이 제일 잘 되어 있는 나라는 조선이다.” 이런 말도 이젠 옛말이 되고 말았다. 희미해져 가는 효사상, 경노사상을 회복해야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그러면 성경은 부모 공경에 대하여 어떻게 교훈하고 있는가?
엡6:1-3, 자녀들아 너희 부모를 주 안에서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이 약속 있는 첫 계명이니, 이는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


1.윤리적으로 마땅한 일.
효는 사회 도덕의 기초이다. 부모를 공경하고 노인을 공경하는 것은 신앙 이전에 인간의 기본 도리인 것이다. 그것은 평생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그 사랑을 돌려 드리는 것이다.

“나실 때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때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 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자식이 병들었을 때 부모는 잠을 이루지 못한다. 차라리 당신이 아팠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흘린다. 자식에게는 좋은 것 입히고, 좋은 것 먹이지만 당신은 10년 전에 입던 것 그대로 입으시고, 나는 벌써 먹었으니 너나 먹으라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부모님이 나이가 드셔서 거동이 불편하고, 돈을 벌지 못한다고 박대한다면 그 어찌 인간의 도리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오늘날 부모님을 박대하고 학대하는 사건들이 자주 자주 터져 나온다.

왜 이런 불효한 행동들이 나타나는가?
1)말세의 증상이다.
딤후3:1-2, 네가 이것을 알라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리니 사람들은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긍하며 교만하며 훼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치 아니하며

가나안농군학교 김범일 장로님이 이렇게 풍자했다.
“옛날 돈에는 구멍이 뚫려서 아무리 돈에 어두운 자식이라도 뚫린 구멍으로 부모님을 보았는데, 요즘 돈들은 다 막아놔서 부모님이 안 보인다.”

2)자녀들에게 마땅히 행할 바 “효”에 대하여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잠22:6,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

세상이 변하고, 인심도 변하고, 유행도 변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자연의 법칙이다. 아침이면 해가 뜨고,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여름이 되면 녹음이 무성해진다. 100도가 되면 물이 끓는다. 1000년이 지나도 변함 없이 물은 100도에서 끓고 영하 4도가 되면 물이 언다.

또 한 가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는데 어버이의 사랑이다. 그것은 마치 자연의 법칙과 같아서 변하지 않는다. 그 사랑을 받았기에 오늘날 내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 사랑 받았으면 부모님에게 순종하고 공경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2.하나님의 명령이다.
마22:37-40, 예수께서 가라사대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는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계명이 적힌 두 개의 돌판을 받았다. 한 쪽 판에는 1-4계명까지, 다른 한 쪽 판에는 5계명부터 10계명까지 적혀 있었다. 첫 번째 판의 내용은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대신 계명이고, 두 번째 판은 이웃을 사랑하라는 대인 계명에 관한 것이다.

그런데 두 번 째 판의 계명 중에서 첫 번째로 기록된 것이 바로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계명이다. 하나님께서 부모 공경을 첫 번째로 둔 것은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가장 먼저 사랑해야 할 대상이 부모님이라는 것을 교훈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명령에는 다른 이유를 붙일 수 없다. 설령 불효한 자식에 대하여 부모님은 용서하신다 해도 하나님은 용서치 않으신다. 눈에 보이는 부모를 섬기지 않는 자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섬길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모님을 공경치 않는 사례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크로스웨이 성경연구 교재)
-부모에게 불경스런 태도, 행동, 언사.
-부모의 허락 없이 임의로 배우자를 선택하거나, 결정하는 것(눅15:11-32).
-부모에게 불순종하는 자.
-부모의 수치를 드러내는 자 예)노아의 둘째 아들

구약시대 모세의 율법에서 부모를 공경치 아니한 자에 대한 형벌은 죽음이었다.
출21:15, 자기 아비나 어미를 치는 자는 반드시 죽일지니라
출21:17, 그 아비나 어미를 저주하는 자는 반드시 죽일지니라


3.약속 있는 첫 계명이다
엡6:2-3,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이 약속 있는 첫 계명이니 이는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

1)첫 번째 약속은 잘 되는 복이다.
“that it may go well with you.” 인생길이 형통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 인생길을 잘 되도록 지켜주시겠다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경제연구소의 조사 결과, 성공한 사람 중에서 단지 5%만이 자신의 재능과 실력으로 성공하였고, 85%의 사람은 원만한 대인관계가 성공의 중요한 조건이었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부모님을 공경하는 것과 대인관계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사람이 태어나면서 첫 번째 맺는 대인관계가 부모님과의 관계이다.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실패한 자는 성장하는 가운데 다른 사람과의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실패하게 된다.

그러나 부모님과의 관계가 잘 형성된 사람은 사회생활에서도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젊은 부모들은 바른 인간성 교육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성적, 실력에 목을 매는데 약간의 유익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훗날 후회하게 된다. 내 자녀들이 정말 성공적인 인생을 살기 원한다면 먼저 부모 공경의 본을 보이고 자녀들에게 효를 가르쳐야 한다.

2)두 번째 약속은 땅에서 장수하는 것이다.
물론 이 세상에서의 장수를 보장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부모 잘 섬기는 자가 대체적으로 장수한다. 그렇다면 본문에서 장수의 의미는 무엇인가? 오늘 본문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은 신5:16절의 인용이다.
“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명한 대로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가 생명이 길고 복을 누리리라.”

구약시대에는 가나안 땅을 가르키는 것이고, 신약시대에서는 하나님나라에서의 영원한 삶을 가르킨다. 믿음 안에서 부모를 잘 공경하면 이 땅에서 잘 될 뿐만 아니라 천국을 보장받는 방법이요 내 후손도 복을 받는 것이다.

성경에는 부모님을 잘 공경해서 복을 받은 많은 사람들의 삶이 기록되어 있다. 노아의 아들들, 이삭, 야곱, 요셉, 룻, 사무엘, 다윗, 솔로몬등등.., 그러나 부모를 거역하여 망한 사람도 많다.
가인, 함, 롯의 딸들, 에서, 삼손, 엘리 제사장의 두아들 홉니와 비느하스. 암논, 압살롬, 아도니아등.


4.구체적 효의 방법
“노인 심리학”의 저자인 윤진교수는 3가지 측면에서 노인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했다.
1)육체적 이해
1.신체구조에 대한 이해
-골격: 뼈 속의 칼슘 성분이 고갈되어 쉽게 골절상을 입게 된다.
-피부: 얼룩 반점과 메마름
-신장: 2.25-2.5%줄어든다.
-치아: 60대에는 14개, 70대에는 11개 80대에는 6개 정도 남는다.
-소화기능: 치아 결손, 소화 효소량 감소, 근육 약화에 의한 위 연동활동 약화로 소화기능 감퇴한다.
-기초대사율: 혈당량이 높아져 당뇨병이 많이 생기게 된다.
-호흡: 호흡기능 감퇴로 기관지 질환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생긴다.
-혈액순화: 50대부터 둔화되어 혈압이 오른다.
-수면: 불면 현상과 우울증, 정신분열증, 신경증의 증상

2)정신적 이해
1.우울증 경향의 증가: 신체적 질병, 배우자 죽음, 경제사정 악화, 가족과 사회에서 소외 고립됨. 일상생활에 대한 자기 통제의 불능, 과거에 대한 회한.
2.내향성과 수동성의 증가: 노화로 외부 사물이나 행동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돌리는 경향.
3.경직성의 증가: 학습능력, 문제해결 능력 저하
4.조심성의 증가: 노인 스스로 정확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더욱 조심하게 된다.
5.과거에 대한 회상: 죽음이 가까울 수록 과거에 대한 회상 경향이 늘어남.
6.친근한 사물에 대한 애착심 증가: 오래 살던 집, 가재도구, 사진, 골동품, 일용품등.
7.유산을 남기려는 경향: 자손, 예술작품, 기술등을 남기려 한다.
8.의존성의 증가: 신체적, 경제적 능력의 쇠퇴로 의존성이 증가한다.

3)사회적 이해
1.지위와 역할의 변화: 퇴직, 은퇴, 직업 상실로 사회의 중추적 역할 급감하고 개인의 주변적 역할은 증가한다.
2.자녀의 독립: 자녀의 결혼, 취업, 학업등으로 떠남.
3.경제적 의존성: 자존심 상하게 됨 예)용돈
4.신체적 의존성: 가족에게 의존하게 됨
5.생활 환경의 변화: 직장에서 가정으로

노인이 되므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들을 먼저 알고 이해하면 미리 대처할 수 있고, 불필요한 오해나 다툼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젊은이들은 자신의 노후에 대하여 미리 준비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어떤 준비들을 해야 하는가?
1.평소에 절약하여 저축. 2.체력단련 3.취미생활 4.자녀와의 원활한 관계

*자녀들은 부모님에 대하여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가나안농군학교 김범일장로의 4가지 효)
1.마음의 효 - 효의 기본 자세는 부모님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갖는 것.
2.정성의 효 - 인사 잘하기, 대답 잘하기, 잘 설명해 드리기.
3.물질의 효 - 용돈, 필요한 물건, 옷.
4.삶의 효 - 걱정끼치지 말고 화목하게 열심히 잘 사는 것. 신앙생활 잘하는 것.

주자십회 중에 “불효부모사후회”란 말이 있다. 불효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는 것이다. 살아계실 때 부모님 공경하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이자 마땅한 도리이다.

레19:32, 너는 센 머리 앞에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며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여호와니라.

출처/ 원영대 목사 설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