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청수목사 (새영교회)

설교 준비법

설교의 좋고 나쁨은 설교자의 인격과 준비하는 시간과 비례한다.

스펄전 목사가 한번은 형편없는 설교를 했다. 그는 이 일이 너무 마음 아파 하나님께 회개하며 기도했다. "주 하나님, 당신은 무에서도 무엇인가를 하실 수 있지 않습니까? 그 형편없는 설교를 축복해 주십시오". 그 후 그는 한 주간 내내 주님을 의지하면서 이 기도를 했다. 한 밤중에도 일어나 기도를 했다. 그 다음 주일은 지난 주일의 엉터리 설교를 보상하려는 마음으로 준비를 많이 해서 멋진 설교를 했다. 성도들도 그 설교에 많은 은혜 받았다고 했다. 그 자신도 굉장히 흡족했다. 그 때 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이 두 편의 설교의 결과를 한번 비교해 보아야 하겠다." 그 결과는 참으로 놀랄 만큼 달랐다. 첫 번째의 엉터리 설교를 통해서는 41명이나 주님을 영접했지만 두 번째의 그 멋진 설교를 통해서는 단 한 영혼도 구원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목회에서 가장 중요한 사역이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목회자의 대답은 70%가 설교라고 한다. 이 응답은 설교자들의 생활 속에서 그대로 반영된다. 설교자는 항상 설교에 대한 부담을 안고 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설교자들은 설교 준비를 위하여 자기 시간의 30%도 쓰지 않는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많다. 한국 교회의 목사들은 심방을 비롯하여 각종 행사와 설교가 아닌 다른 일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쏟고 피곤한 주말에 설교 준비를 위해 책상에 앉는다. 이런 설교자에게 은혜로운 말씀이 주어지고 그 말씀의 깊은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성급함과 초조감과 피곤과 졸음 속에서 과연 영혼을 깨우치는 신선한 설교가 준비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설교가 목회에서 70%의 비중을 차지한다면 설교 준비도 그 정도를 할애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모순이 설교자의 고민을 만든다. 만일 설교자가 자기 시간의 70%를 설교 준비하는데 사용한다면 설교에 대한 고민이나 부담감을 전혀 가지지 않아도 될 것이다. 오히려 설교하고 싶은 열정으로 설교할 곳을 찾아 눈을 번듯 거릴 것이며 심령에 철철 넘쳐흐르는 말씀 전할 곳을 찾아 기도할 것이다.
말씀의 샘이 넘치는 목사님이 계셨다. 80이 넘으신 목사님은 성경 전권을 거의 외우다시피 했다. 그 목사님은 설교를 하기 위한 어떤 정해진 시간이 없었다. 대상도 없었다. 장소도 없었다. 입을 열기만 하면 설교가 튀어 나왔다. 일본 순사에게 고문을 당하면서 때리면 예수님이 튀어 나왔다는 어떤 목사님의 심령과 같았다. 그 목사님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은 물론이고 세상 살아오신 모든 경험과 보고 듣고 하신 모든 일들이 설교 재료들이고 하나님의 말씀 전달 매개체가 되었다.
성공적인 설교란 쉬운 것이 아니다. 설교를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성공적인 설교가 무엇인지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설교란 한 인간의 신앙과 정성어린 마음과 언어의 기술과 그리고 지적인 모든 바탕의 최고점을 요구하는 중요한 일이다.

하나님께서 성도들에게 하시고자 하시는 말씀을 찾으라

설교할 하나님의 말씀을 찾아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특정한 날, 특정한 시간에 특정한 사람들에게 하시고자 하시는 말씀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하나님이 성도들에게 하시고자 하시는 말씀을 찾는 고민이 심각하고 그 말씀을 찾기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그 설교자는 위대해질 것이다.

설교 본문을 찾는데 참고가 되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 설교자가 자신의 영성을 위해 항상 읽고 있는 성경 본문이다.
▷ 성도들의 영적 생활에 필요한 말씀이다.
▷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부딪치는 사건들과 환경적인 요인들이다.
▷ 교회 의식에 따른 교회력이다.
▷ 설교자 자신의 개인적인 은혜와 확신이다.

일반적으로 한국 교회의 설교자들이 설교 본문 말씀을 앞에 두고 취한 태도는 다음의 세 부류로 분류된다.
첫째 부류는 본문을 읽고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것을 본문의 뜻으로 정해 버리는 지극히 경망스러운 설교자들이다. 이들은 때로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위하여 거기에 맞는 본문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런 설교자들은 성령님의 도움으로 말씀의 뜻을 이해하려는 노력의 필요성마저 느끼지 아니한다.
둘째 부류는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주석을 겸한 성경 한 권으로 말씀의 뜻을 채우려는 단순노력형의 설교자들이다. 그리고 더 이상의 석의(釋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채 대충 넘기는 경우다.
셋째의 부류에 속한 사람은 설교의 이론을 충실히 따르는 형태이다. 먼저 칼빈의 말대로 성령님의 동행을 간구(懇求)하고 자신의 오감을 깨우쳐 말씀을 깨닫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한다. 그리고 시간의 제한을 받지 않고 자신이 찾아 볼 수 있는 각각 달리 번역된 성경과 원어 사전과 성서 사전을 비롯한 각종 사전류를 펴고 오늘의 말씀의 뜻을 찾기에 골몰한다. 그리고 다수의 성경 주석을 가지고 자기의 성경 해석이 바르게 되었는지를 스스로 점검한다. 그리고 본문 말씀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을 찾는다. 여기서 미래의 설교자들이 가야 할 바른 길이 어떤 것인가를 점검하게 된다.

성도들이 듣고자 하는 설교를 찾으라

성도들이 듣기 바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다. 그들은 언제나 변화무쌍하고 요구도 다양하다. 그러므로 그들의 바라는 말씀을 찾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꼭 찾아야 한다. 설교자가 자기가 하고 싶은 설교를 하고, 성도들이 바라는 말씀이 아닌 엉뚱한 말을 전하게 되면 그들은 은혜를 받지 못하고 실망해서 낙심될 것이며 쓸데없는 잔소리를 들었다고 할 것이다. 어떤 성도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은 채 설교를 듣는다. 그런 성도들에게도 자신의 문제가 무엇이며 그 문제의 해답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도록 설교해야 한다.

성령님께 의존하고 기도하라

설교 준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것이다. 사도 요한이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으로 난 사람은 다 이러하니라"(요 3:8) 하신 말씀처럼 성령님을 따라 준비된 설교가 최고의 설교다. 설교자는 모든 것이 하나님을 의지하여 기도하고 하나님의 모든 것이 설교자에게 의존되어 있는 것처럼 사역해야 한다.
설교자는 성령의 손에 잡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도구다. 그러나 설교는 녹음기와 같은 단순 도구가 아니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기 위하여서는 자나깨나 성령님의 명령을 기다리고 받고 그 말씀을 잘 전하기 위한 자료를 찾는 것이 생활의 가장 중요한 일이 되어야 한다. 사실 설교 준비는 끝없는 정성과 노력이 요구되는 특별한 사역이다. 이런 까닭에 설교자는 남달리 건강한 영성을 가꾸어 영적으로 건강한 호흡을 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깨달을 수 있는 지적인 바탕과 성장을 쉬지 아니해야 할 존재이다.

설교의 개요와 목적과 요점을 정리하라

설교의 본문과 제목이 정해지고 말씀을 전하고자 하는 충동이 충만해졌다고 해서 무조건 설교를 하려 하면 안 된다. 이미 설교자의 마음에 자리 잡은 하나님의 말씀을 성도들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그 내용을 배열해야 한다. 배열하는 방법을 이렇게 하라.

▷ 논리적으로 배열하라.
▷ 가장 약한 요점에서 요긴하고 강조될 요점으로 배열하라.
▷ 가장 강력한 강조점은 가장 마지막에 두라.
▷ 설교의 개요는 짧게 해야 한다.
▷ 각 요점들이 자연스럽게 진행되게 하라.
이런 요점 정리 작업은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몇 번씩 거듭 정리하면서 설교자의 눈에 익숙하게 배열되어야 하며 설교 현장에서 짧은 순간에 모든 것을 볼 수 있도록 익숙해져야 한다.

설교의 주제와 목적을 부각시켜라

하나의 설교에는 하나의 주제와 목적만 있어야 한다. 모든 성경 본문에는 여러 가지 주제와 목적들이 있다. 예를 들면 요한복음 3:16의 말씀에도 '하나님' '세상' '사랑' '독생자' '저를 믿는 자' '멸망' '영생'이라는 주제와 목적이 있다.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다 말할 수는 없다. 주제와 목적이 많아지면 설교 전체의 질서가 무너지고 혼란스러워 무슨 설교를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고 기억할 수 없다. 주제와 목적은 한 마디로 표현될 수 있어야 한다.

설교에 대한 강력한 충동이 있어야 한다.

설교자는 설교를 직업의식이나 다른 여러 가지 목회 사역 가운데 한가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설교 이외의 모든 목회 사역은 전적으로 설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사도행전에서 교회가 크게 성장하고 해야 할 일이 매우 많아졌을 때에 사도들은 모든 것을 다 집사들에게 맡기고 오직 기도하는 것과 말씀 전하기만 전심전력하기로 했다(행 6:4). 여기서 우리는 기도하는 것이 말씀 전하는 것과 함께 강조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사도들이 교회의 모든 일을 그만 두고 기도하고자 한 기도는 말씀 전하기 위한 기도였음을 알아야 한다. 사도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한 강력한 충동을 받았고 하나님이 성도들에게 하시고자 하시고 성도들이 하나님께 듣고자 하는 말씀을 찾기 위해 전심전력 기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하나님 말씀 대한 해박 다식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설교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은 두 말 할 여지없는 지당한 말이다.
성경에 대한 해박 다식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성경을 많이 읽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성경을 이해하기 위해 성경을 해석하는 참고서를 많이 보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 성경을 많이 보되 기도하고 볼 것이며 설교를 위한 성경 보기와 말씀에서 은혜를 받기 위한 성경 보기를 병행해야 한다. 성경을 보면서 마음에 와 닿는 말씀이나 깨달아 지는 말씀, 전하고 싶은 말씀, 전해야 하는 말씀들을 메모해서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