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성 (세계창조선교회(WCM))

필자가 처음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후 여러 차례 성경을 읽어보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었던 기억이 있다. 책은 처음부터 읽어야 그 줄거리를 잘 알 수 있기 때문에 성경의 맨 앞부분인 창세기를 펼쳐들고 읽다보면, 어느새 이 책을 계속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왜냐하면 지구과학을 전공하고 진화론을 가르쳐왔던 나로서는 창세기 1장부터 도무지 사실로 받아들일 수 없는 허황된 이야기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큰둥해진 마음을 억누르고 조금 더 읽다가 드디어 5장과 10장에 이르면, 아담과 노아의 족보가 나열되는데 그만 지루하게 느껴져서 흥미를 잃고 성경을 덮어버리곤 하였다. 그래도 교회를 다닌다고 하면서 성경을 읽지 않는 것이 부끄러워서 창세기를 건너뛰고 중간부터 읽어보려고 하면, 이번에는 무슨 내용인지 잘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아서 중단해야만 했다. 그리고 목사님의 설교 중에서도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가 어떻게 죄를 용서해줄 수 있다는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확실히 깨닫지 못한 채로 여러 해 세월을 보냈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 이 창세기야말로 하나님의 계시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인간의 능력만으로는 쓸 수 없는 위대한 책이라는 것을 깨닫고 사실로 믿을 수 있게 되었으며, 그제서야 복음이 무엇인가를 확실히 알게되어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거듭난 크리스천의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성경이 다 의미가 있고 중요하지만, 만약에 가장 중요한 성경을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창세기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창세기는 우주 만물과 인류, 민족, 언어 등의 기원을 밝혀줄 뿐만 아니라 기독교 신앙과 복음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창세기를 바로 알지 않으면 다른 성경도 이해하기 어렵다. 따라서 창세기의 내용이 과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오류가 없는 사실이라고 믿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창세기 1장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느니라"로 시작하는데, 이 말씀은 하나님에 의한 선포이며, 기초중의 기초이다. 이 구절을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성경 말씀도 믿을 수 있다. 사실, 교인들 중에서도 성경에 나오는 기적들, 예를 들면 물이 포도주로 변하고 바닷물이 갈라진 기적이라든지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 부활과 같은 초자연적 사건을 사실로 믿지 못하고 의문을 품고 있는 분들이 많다. 그것은 창조에 대한 믿음이 약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우주만물을 창조하실 수 있는 전지전능하신 분이라면 왜 그런 정도의 일을 못하시겠는가?

이 구절은 하나님께서 우주를 이루는 3가지 물리적 기본요소인 시간(time), 공간(space), 물질(matter)을 창조하셨음을 밝히고 있다. 이 3가지 요소들은 각각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고 반드시 함께 존재해야 하는데, 태초(太初, In the beginning)는 이미 흐르고 있는 시간중의 어떤 한 시점이 아니라, 시간이 창조되어 이때부터 흐르기 시작함으로써 우주의 역사가 시작되었음을 나타내고, 천(天, the heaven)은 물질이 존재할 수 있는 우주공간을, 지(地, the earth)는 그 우주 안에 물질이 창조되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창조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을 변형해서 다른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것(creation out of nothing)으로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다(히11:3). 창조 이전에는 하나님 이외에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나는 스스로 있는 자(I am that I am)"라고 말씀하셨던 것이다(출3:14).
이와 같은 창조에 대해 기록한 책으로는 성경이 유일하다. 다른 종교나 과학 이론들은 모두 이미 만들어져 있는 물질들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에 관심을 가질 뿐이다. 천문학에도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는 빅뱅 이론(Big Bang Theory)이라는 것이 있지만, 이것조차도 우주 공간과 물질의 생성원인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물질들이 한데 모여 있다가 폭발하여 흩어지고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 저절로 여러 가지 천체들이 만들어 지게되었다는 진화론의 하나에 불과하다.

가끔 어떤 분들로부터 "어떻게 창조를 증명하려고 합니까?"라고 다소 부정적인 질문을 받기도 한다. 비디오 카메라로 찍어 두었거나 목격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우주만물이 창조되었음을 직접 증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발견한 자연법칙들 중에는 창조와 창조주의 존재를 뒷받침 해주는 것들이 있는데, 이것마저 부정하고 무조건 그냥 믿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바른 태도가 아니다. 증명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피조물인 자연을 통해서 나타나는 창조주 하나님의 능력과 신성을 발견하려는 것이다(롬1:20).

(1) 원인과 결과의 법칙 (The law of causality)
결과는 항상 원인보다 작다는 법칙이다. 바꾸어 말하면 원인은 항상 결과보다 크다. 조그만 방안에서 비행기가 제작되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비행기가 조립되려면 최소한 비행기보다 큰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컴퓨터가 회오리바람에 의해서 부품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만들어 졌다고 믿을 수는 없다. 최소한 컴퓨터의 내용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존재에 의해서 만들어졌음이 틀림없다. 이와 같은 식으로 생각한다면 우주만물이 존재하게된 최초의 원인으로서 우주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보다 크고(無所不在), 모든 것을 다 알고(全知),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全能) 존재가 있음이 분명하다. 그 분이 바로 창조주 하나님이시다.

(2) 질량-에너지 보존의 법칙 (열역학 제1법칙)
물질과 에너지는 여러 가지 다른 형태로 변화할 뿐, 저절로 생성되지도 소멸되지도 않기 때문에 그 전체 양은 항상 일정하다는 법칙이다.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현재 존재하는 물질과 에너지는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이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은 이 법칙 자체에 있다. 저절로는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에 무(無)에서 창조되었음이 틀림없다. 그리고 물질과 에너지의 양이 일정한 것은 하나님께서 창조를 마치시고(창2:3) 보존하시기 때문이다(벧후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