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말은 가시덤불 속에 핀
하얀 찔레꽃의 한숨 같은 것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한 자락 바람에도 문득 흔들리는 나뭇가지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말은
무수한 별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거대한 밤하늘이다
어둠 속에서도 훤히 얼굴이 빛나고
절망 속에서도 키가 크는 한 마디의 말
얼마나 놀랍고도 황홀한 고백인가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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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노트

그의 아버지는 살아 생전 보물처럼 노트를 쓰곤 하셨습니다. 다른 일엔 일체 비밀이 없으셨지만 오직 노트에 대해서는 함구하셨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이 돼서야 비로소 그는 노트를 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노트에 적힌 것은 가족들의 이름과 친구들의 이름 그리고 낯선 사람들의 이름이었습니다. 무언가 대단한 것을 생각했던 그는 적잖이 실망했습니다.
"아버지의 노트를 보고 있구나."
그의 모습을 본 어머니가 그에게 다가와 인자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어머니는 이 노트를 아세요?"
어머니는 그 노트를 들고 한 장 한 장씩 넘기면서 추억에 잠기시는 듯 했습니다.
"이건 너희 아버지의 기도 노트란다. 매일 밤 한 사람씩 이름을 불러가며 조용히 감사의 기도를 올리곤 하셨지."
청년은 다시 낯선 이름들에 대해 물었습니다.
"이분들은 누구신가요?"
"아버지에게 상처를 주신 분들이란다. 아버지는 매일 그들을 용서하는 기도를 올리셨지."

- 「낮은 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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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된 충성

하나님을 지극히 사랑한다고 큰소리치는 농부가 있었다. 주님을 위해서라면 그 어떠한 것이라도, 심지어는 자신의 목숨까지도 다 바치겠다고 큰소리를 치곤 했다. 하루는 이웃마을의 친구가 찾아와서 그에게 넌지시 물어 봤다. "만일 자네에게 소 열 마리가 있다면 그 가운데 한 마리는 하나님께 바칠 수 있겠는가?" 농부는 자신있게 답변했다. "그럼! 바치고 말고. 그렇지만 내게는 소가 없다네." 친구가 또 물었다. "그럼 이번에는 말 열 필이 있다면 그 가운데 한 필을 십일조로 바칠 수 있는가?" 농부는 이번에도 큰소리를 쳤다. "아무렴 바치고 말고! 한 필뿐인가, 열 필이라도 다 바쳐야지. 그러나 내게는 말이 없다네" 친구가 세 번째로 또 물었다. "자네에게 돼지 열 마리가 있다면 그 가운데 한 마리를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가?" 그 소리를 들은 농부가 갑자기 역정을 내었다. "아니, 나한테 돼지 열 마리가 있다는 걸 도대체 어떻게 알았어?"
앞으로 있으면 바치겠다고 큰소리를 치기 전에 현재 있는 작은 것을 먼저 하나님께 드릴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집사 때 충성하지 못한 사람이 어찌 권사가 된다고, 또 장로가 된다고 충성할 수 있겠는가? 내가 지금 여기서 맡은 그 일에 충성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 오늘은 쉬세요」, 박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