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글방에서 공부 시간에 질문을 많이 하였다. 아이는 천자문에 나오는 첫 글자 '하늘 천'자를 배웠다. 그러자, 그 아이는 하늘에 관한 온갖 것을 다 물었다.
가령, 하늘에 있는 해는 얼마나 크냐? 해는 땅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느냐? 햇빛은 왜 눈이 부시고 뜨거우냐? 해는 왜 뜨고 지느냐? 달과 해는 어느 쪽이 크냐? 달은 왜 밤에만 보이느냐? 초승달과 반달과 보름달은 왜 생기느냐는 등 하늘에 관한 온갖 것들을 일일이 다 물었다.
그때마다 선생님은 아는 대로 다 대답을 해주다보니 이 '하늘 천'자 한 글자를 다 배우고 났을 때, 자그마치 십 년이 흘렀다.
이번에는 둘째 글자인 '따(땅) 지'자를 배우게 되었다. 그러자, 이 아이는 이번에도 많은 질문을 했다.
땅은 왜 생겼느냐? 땅의 넓이는 얼마나 되느냐? 땅 속에는 무엇이 있느냐? 바다는 왜 땅 위에 있느냐? 바다의 넓이는? 바다의 깊이는? 바다 속에 있는 것은? 이처럼 땅 위에 있는 온갖 것들과 바다 속에 있는 온갖 것들을 일일이 다 물었다. 선생님이 이 질문에 다 대답해 주다보니, 또 십 년이 걸렸다.
그러니까 이 아이는 '하늘 천'자와 '따지'자 두 글자를 배우는 데 자그마치 이십 년이나 걸린 것이다. 그러나, 이 아이는 더 이상 글을 배울 필요가 없게 되었다.
하늘에 관해서 다 알고, 땅 위, 물 속의 이치까지 다 알았으니 그 이상 더 배워야 할 것이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