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한 가련한 거지를 보여주지만, 신앙은 그 안의 예수를 보여준다. 귀는 모욕과 박해의 소리를 들려주지만, 신앙은 󰡐기뻐하고 춤추라󰡑는 노래를 읊조린다. 피부는 얻어맞은 돌의 아픔만을 느끼게 하지만, 신앙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무언가 아픔을 느끼게 된 것을 기뻐하라󰡑고 말해준다. 혀는 누룩 없는 빵을 맛보게 하지만, 신앙은 사람이면서 하나님이신 주님의 몸과 영(靈)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코는 향기를 맡게 하지만, 신앙은 참된 향기는 󰡐모든 성인의 단식과 절제󰡑임을 가르쳐 준다.
오관은 피조물의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그러나 신앙은 창조되지 않은 분의 아름다움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피조물의 아름다움이란 한낱 허무요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 / 김수환 / 도서출판 사람과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