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목산교회 목사)

필자는 개인적으로 1983년부터 낙태반대홍보를 준비하여 1986년 미국에 유학 중일 때 교회 안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12년이 지났지만 기대와는 달리 그렇게 많은 교회들이 낙태반대에 동참하는 것도 아니고 낙태반대홍보요원으로 헌신하는 분들도 많지 않았습니다. 여러 종류의 대상자들, 여러 단체를 접촉했을 때 가장 접근하기 어렵고 문을 열기 어려운 대상은 놀랍게도 교회였습니다. 지도자들이 "긁어 부스럼 낼 필요가 없다” 는 생각에서인지 선뜻 홍보의 자리를 허락해 주지 않았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왜 생명의 창조주를 만난 그리스도인들이 생명문제에 대해 눈을 지긋이 감아 버리는 것일까? 그 이유를 이렇게 진단해 봅니다: 첫째, 무지해서 입니다. 뱃속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듣지 못했고,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둘째, 낙태가 너무나 보편적인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지도자들도 유경험자들이 많기 때문에 당당히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셋째, 교회의 선교개념이 폭 좁아서 입니다. 교회가 사회적인 대외활동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요인들을 없애기 위해서 바로 교회 안에서부터 반낙태운동이 전개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지도자들을 포함한 교회 안의 그리스도인들부터 자유를 경험해야 그 교회가 밖으로 나가 생명존중을 부르짖을 수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 반낙태운동이 어떻게 실현되어 왔는지 필자가 지체로서 몸 이루고 있는 목산 교회의 실례를 소개함으로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목산 교회의 예

낙태는 살인이기 때문에 그 어떤 일보다도 낙태를 저지하는 일에 먼저 뛰어들었습니다.
"11너는 사망으로 끌려가는 자를 건져주며 살륙을 당하게 된 자를 구원하지 아니치 말라. 12네가 말하기를 나는 그것을 알지 못하였노라 할지라도 마음을 저울질하시는 이가 어찌 통찰하지 못하시겠으며 네 영혼을 지키시는 이가 어찌 알지 못하시겠느냐 그가 각 사람의 행위대로 보증하시리라.”(잠언 24:11, 12)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1988년 개척초기부터 낙태반대홍보를 제1의 선교활동으로 삼아 일해 왔습니다. 교회 내에 ''태아를 위한 모임’을 두어 자체교육하고 자체 활동합니다. 1994년부터는 ''낙태반대운동연합’의 발기단체가 되어 기독교단체들의 낙태반대운동에 늘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담임목사는 낙반연의 공동실무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목산교회에서는 낙반연 서부사무실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년 10월에는 정기적으로 동숭동 대학로에 나가서 길거리 홍보를 합니다. 매년 4월에는 1,2주간 ''생명주간’을 정하고 그리스도인들이 지켜야 할 생명들에 대해 생각하고 기도하고 행동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낙태, 장애인, 동물살해, 가정폭력, 성범죄, 환경파괴, 안락사 등 자연계의 생명질서에 역행하는 일들을 상기합니다.

이렇게 낙태반대를 선교활동화하는 데는 선교의 개념을 분명하게 정립했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교회지침서에 있는 내용입니다:

믿는 자(개인)들이 모여 교회(집단)를 이룬 이유는 서로의 신앙성장을 돕고 성장된 믿음을 사회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가 기도한 결과는 선교활동으로 열매를 맺습니다. 교회가 교육(성경교육, 신앙훈련, 선교교육)한 결과는 선교활동으로 검증됩니다. 만약, 교회가 선교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교회가 왜 있어야 하는지 질문이 있어야 합니다. 전도란, 예수 믿은 개인이 아직 예수 믿지 아니한 개인에게(특별한 경우에 집단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복음을 소개하고 구원의 길로 초청하는 행위입니다. 선교란, 궁극적으로 전도가 이루어지기 위해 행하는 신자들(교회)의 모든 대외활동을 가리킵니다. 기독교의 본질과 윤리를 말과 행동으로 선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교적인 움직임, 즉 선교활동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선교활동이란, 교인이 아닌 사람들 중 어떤 특정한 필요가 있거나 특별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그들을 돕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선교활동은 사회의 도덕적, 윤리적 문제에 대해 투쟁하는 것이다.

교육

단 1회의 교육으로 의식화가 되고 활동에로의 헌신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속적인 홍보와 정보제공과 설교로 교육이 이루어집니다. 낙태에 대해 교회가 공통의 윤리의식을 갖게 되는 데는 몇 가지 기초작업이 있었습니다.

1. 회중의 눈치를 보지 않는 분명한 설교가 자주 있었습니다. 생명윤리에 대해
2. 매월 있는 구역모임(다른 교회 구역모임과는 성격이 다름)에서 사회문제와 선교활동에 관한 주제들을 이야기하도록 인도했습니다. 생명에 관한 주제를 많이 다룸으로 의식이 깨어나게 되었습니다. 공해, 인공수정과 대리모, 핵문제, TV 중독, 윤락, 광고의 노예, 소년 가출, 사형제도, 과로사, 뇌사, 만화 공해, 마약, 시험관아기, 인간복제, 안락사, 에이즈, 청소년 자살, 성감별과 여아낙태, 입양 등을 이야기 주제로 삼도록 하고 필요한 자료를 제공합니다.
3. 일년에 몇 번은 성경공부시간에 낙태문제를 다루게 됩니다.
4. 신앙훈련 프로그램인 『주요 윤리문제』인 과목에서 낙태에 관해 2주 동안 자세히 가르 쳐줍니다.
5. 4월 생명주간에 가장 많이 다루게 되는 주제는 역시 낙태입니다. 전 교인을 대상으로 생 명 지키기에 헌신할 것을 촉구하는 설교와 함께 여러 종류의 낙태비디오가 상영됩니다.
6. ''태아를 위한 모임’ 에서는 낙태문제에 관해 전문적인 교육을 합니다.
7. 낙태반대운동연합에서 주최하는 정기 세미나에 많은 교인들을 참석시켜 낙태와 관련된 여러 가지 윤리문제에 대해 교육받도록 합니다.

기도

매주 수요일 중보기도모임 (예배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기도만 하는 모임)에서는 일년 내내 하나님이 창조하신 생명이 지켜지기를 기도합니다.

헌금

교회 자체의 낙태반대활동을 위해서는 늘 예산이 잡혀 있습니다. 낙태반대운동연합과 같은 생명운동 단체에는 정기적인 후원금을 보내고 있고 교인중 개인이 지정 선교헌금을 하면 그것도 후원금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매 가정에는 낙태반대운동후원을 위한 저금통이 있어서 3개월에 한 번씩 동전 모으기를 하여 낙반연에 보내기도 합니다.

활동
교회에서 ''태아를 위한 모임’을 발족할 때의 기획서를 보면 활동하고자 하는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태아를 위한 모임 발족 - PFU(People For the Unborn)
1994년 7월 24일 목산교회

선교활동내용 : 낙태반대운동
대 상 : 교회+ 비 교회 (전국)
관 련 단 체 : 낙태반대운동연합, 새생명사랑회, 생명을 아끼는 모임, 한국누가회, 기독교 윤리실천운동, 마리아수녀회

1. 7월 24일 선교활동그룹 첫 모임-브리핑

2. 시급한 과업들 :
① 9월 정기국회를 대비한 개정형법안 135조 반대서명
② 9월 국회 앞 시위참여
③ 8월 1일 김영삼 대통령 탄원서
④ 침례신학대학교, 수도침례신학교 교수님 동참권유 편지 발송
⑤ 각 교회 (강서 지방회 교회들 필수) 및 신학교에 반대서명 권유 편지 발송
⑥ 송정미 자매에게 ''생명운동’에 관한 캠페인 노래 제작 권유 편지, 자료 발송
⑦ 자동차 스티커 도안, 제작
⑧ 낙태반대운동홍보용 비디오테이프 제작계획, 라이센스 취득, 제작사 문의

3. 기본활동계획 :
①자체교육과 활동을 위한 정기모임
②새로운 교인들 정기적으로 낙태반대홍보
③낙태 유경험자 개인상담
④낙반연 관련 운동에 적극참여
⑤낙태반대홍보요원 발굴, 훈련, 파송

4. 담당자 선정 :
①팀장 (대표, 지도) ;
②총무 (행정, 자료관리, 연락) ;
③낙반연 연락담당 (낙반연 연락, 연합사업, 후원금 송금) ;
④교육담당 (자료확보, 자체교육) ;
⑤홍보담당 (대외 낙태반대홍보 전문요원) ;
⑥기획담당 (낙태반대운동 기획, 자료 기획, 출판, 배포) ;
⑦언론담당 (자료 스크랩. 신문기사, 라디오, TV 방송) ;

1. 낙태반대운동연합에서 계획한 모든 활동에 목산교회는 참여합니다. 여러 단체에서 낙태 반대홍보를 요청할 때 목산교회 교인이 출장강의를 합니다. (권위주의적인 사회풍토 때 문에 어려움이 있기도 합니다. 강사초빙을 할 때, 전도사나 평신도가 간다고 하면 No하 는 어리석은 교회들이 아직도 있습니다.)
2. 10월에는 1회 이상 대학로 길거리홍보에 나섭니다.
3. 자체적으로 낙태반대홍보에 필요한 자료를 제작합니다.
4. 교인들이 일상생활 중 지역주민들에게 전도하듯이 낙태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필요하 면 몇몇을 모아 집에서 홍보합니다.
6. 낙태와 관련하여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습니다. 미혼모 위탁보호, 기형아 출산 의료 비용, 성형수술비용 부담 등.
7. 개인상담에 응해서 필요한 단체와 연결시켜 주든지 자체적으로 도움을 제공하기도 합니 다.
8. 낙태문제와 연관하여선교활동의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1) 미혼모 보호시설인 애란원과 연계되어, 복음전도, 초기양육, 낙태반대홍보, 혼전순결서 약 등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2) 혼전순결서약을 교회 내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필요로 하는 단체에 자료를 배급하고 있 습니다.
(3) 한국에이즈연맹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한국교회가 교회당 안에 갇혀서 개인의 영적인 이익과 즐거움만을 추구해서는 안됩니다. 받은 바 은혜를 적극적으로 나눌 줄 알아야 합니다. 인구의 1/4 이 기독교인으로 통계 잡히는 나라가 어찌 술천국, 담배천국, 윤락천국, 기아(棄兒)천국, 입양아수출천국, 교통사고천국, 과로사천국, 포르노천국, 마약천국이 될 수 있습니까? 대오 각성하여 주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드립시다. 예수님 설교의 한 부분은 "개인신앙은 사회적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조용한 사람들’ 이 아닙니다. 예수님도 결코 조용한 분이 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