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을 위임받아 떠나기 몇 주일 전 나는 오랜 친구이며 목사인 맥퀸스톤을 방문하였다.
내가 생각하기로 그 분의 연세는 고령이었다.
그 만남은 그분이 작고하기 직전 글래스고우의 남부에 위치한 그분의 자택에서 이루어졌다.
그는 부드럽고 자상하게 내게 말하였다.

"그래함씨, 일과표는 빽빽하게 채우고 마음은 텅 비워놓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하나님의 나라 안에서 많은 일을 하지만 정작 왕이신 그분을 잠잠히 기다리는데는
아주 적은 시간을 보내도록 끊임없이 유혹을 받을 것입니다.
분주함으로 영혼에 막힘을 초래할 수 있으니
복스러운 기회를 분주함으로 대신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십시오.

내가 사역하는 동안 그의 당부를 얼마나 자주 실감했는지 모른다.
다른 많은 일들, 때로는 너무나 많은 일들이 기도할 시간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버렸다.
아도니람 저드슨은 이렇게 제시한다.

"가능하다면 당신의 잡다한 일들을 정리하라.
그러면 단지 경건한 행위뿐 아니라 은밀히 기도하고 하나님과 더불어 교통하는 일에 매일 두세 시간을 쉽게 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일을 한다며 많은 일들 속에 쌓여 있다.
그리고 이 일들 때문에 도리어 하나님과의 은밀한 만남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다.
일로 인한 분주함보다 나와 하나님과 만날 수 있는 말씀 묵상과 기도의 시간을 먼저 갖는 것이 중요하며
많은 일보다는 하나님과의 교제를 나누는 것이 보다 우선되는 일이리라.  <생명의 삶, 199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