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절이 갖는 힘을 체득하면 두 배의 가치가 돌아온다. 모든 교제에서 예절은 조용한 그림자의 역할을 한다. 예절이 몸에 밴 사람은 예절 있는 사람을 만나면 이에 매료되나 천박한 사람은 그와 반대로 혼란에 빠진다. 예절은 모든 인간 관계를 향상시키나, 무례한 사람은 따돌림을 당한다. 그것은 자제력을 상실한 몸가짐이 치러야할 크나큰 대가이다.

아무리 올바른 일이라도 예의가 뒷받침해 주지 않으면 존경을 받을 수 없다. 예의바른 몸가짐은 그 하나만으로도 사랑을 받는다. 예의는 품성의 기초이고 마술과 같아서 만인의 사랑을 받게 한다. 남에게 신사란 말을 듣도록 하라. 이 평판만으로도 충분히 사랑을 받는다. 반대로 무례하다는 평판을 받으면 경멸 당하고 아무도 가까이하려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오만에서 비롯된 무례함은 용서하기 어렵고, 천박함에서 비롯한 무례는 불쾌하기 때문이다.

적에게도 예의 바르게 대해 주어라. 그러면 실제로 얼마나 큰 효과를 나타내는지 한 번 해보면 알 것이다. 자본이 든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도, 뜻밖에 많은 이익이 돌아올 것이다. 그러므로 남을 대할 때는 언제나 정중한 자세를 가져라. 일어서고 앉는 자세에서도 상대방이 품위를 느끼도록 해야한다. 상류의 사람이 되고 싶다면 성질이나 행동거지가 잘고 꼼꼼해서는 안 된다. 당당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자질구레한 일에는 얽매이지 않도록 하라.

사람을 능숙하게 부리는 요령 중 하나는 무슨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넓게 생각하고 너그럽게 보아주는 것이다. 친구는 물론이고, 적대자일지라도 그렇게 할 일이다. 무슨 일이든 일일이 캐묻고 꼼꼼하게 따지는 일은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법이다. 그런 것이 습성이 되어버리면 귀찮고 성가신 사람으로 낙인찍히고 말 것이다. 옛 선비는 曰, 人至察則無徒(인지찰즉무도), 즉 사람이 너무 살피면 따르는 무리가 없다고 하였다. 사람의 도량은 보통 그 태도에 나타나게 된다. 그 사람의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의 도량의 크기가 얼마나 되는가 알 수 있다.

너무 친해서 벽이 없어지면 경멸을 초래한다. 친할수록 예절을 지켜야 한다. 더구나 어리석고 예의를 모르는 속된 사람과는 결코 허물 없이 지내서는 안된다. 옛 선비 曰, 人情太密反成疏(인정태밀반성소), 사람이 너무 친밀하면 도리어 멀어진다고 하였다. 별은 사람 곁에 가까이 오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그 신비한 빛을 잃지 않는 법이다.

<발타자르 그라시안, 김영근 역, 성공을 위해 밑줄 긋고 싶은 말들, 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