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 황부자는 처음부터 부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무척 가난하였습니다. 그는 부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부자 되는 법이 무엇일까 하고 골똘히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황 청년은 한 도사를 만났습니다. 그는 도사님을 붙들고 통사정 하였습니다. 도사님 제발 부자 되는 법을 일러 주십시오. 도사는 그런 거 소용 없는 부질없는 짓이야 하였습니다. 그는 부질없는 짓이라도 좋으니 부자 되는 법을 가르쳐주십시오 하였습니다. 그렇게 부자 되는 것이 소원이냐?. 예, 꼭 좀 가르쳐 주십시오. 도사님은 황 청년의 정성에 감동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네가 정 그렇다면 나를 따라 오라고 하였습니다. 황 청년은 도사님을 따라갔습니다. 도사님은 구월산을 향하고 하염없이 올라갔습니다.

구월산 꼭대기까지 이르는 동안 도사님은 아무 말씀도 아니하였습니다. 구월산 꼭대기에는 찬바람만 휭- 휭- 불고있을 뿐입니다. 황 청년은 땅에 엎드려 도사님께 절하고 제발 부자 되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또 다시 애원하였습니다. 도사님은 좋다! 하고는, 이보게 황 청년, 저 벼랑 끝에 무엇이 보이나?. 벼랑 끝에는 수 백년 비바람에 부대끼며 살아남았음직한 소나무 한 그루가 있었습니다. 소나무가 보입니다. 그래 그러면 저 소나무 가지 끝에 매달려보게. 황 청년은 벼랑으로 다가가서 벼랑 끝으로 난 소나무 가지를 붙잡고 허공에 매달렸습니다. 발 아래는 천길 만길 낭떠러지였고, 바람은 무섭게 소용돌이치고 있었습니다.

도사님은 황 청년, 이제 한 팔을 놓게! 하였습니다. 황 청년은 한 팔을 놓고 한 팔만으로 소나무 가지를 붙잡고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렸습니다. 도사님은 말했습니다. 황 청년, 부자 되는 법을 이제 알겠는가? 하였습니다. 이게 무슨 부자 되는 법이란 말인가?. 황 청년은 모르겠습니다 하였습니다. 그러면 한 팔로 잡은 손에서 새끼손가락을 펴라고 하였습니다. 도사님은 이제 알겠는가? 하였습니다. 모르겠습니다 하니, 그러면 약지 손가락도 펴라고 하였습니다. 도사님은 이제 알겠는가? 하였습니다. 모르겠습니다 하니, 그럼 중지 손가락도 펴라고 하였습니다. 황 청년은 이제 엄지와 검지로 간신히 소나무 가지를 붙잡고 있는 형국이라 당장 떨어져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도사님은 이제 알겠는가? 하였습니다. 황 청년은 그제야 번개처럼 감이 왔습니다. 아, 그렇구나! 바로 그것이구나! 하였습니다.

엄지와 검지가 맞닿는 모양이 무엇입니까?. 바로 돈을 상징하는 동그라미 아닙니까?. 돈을 그렇게 붙잡고 사는 것이 부자 되는 법이라고 가르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