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사람을 만드실 때 눈구멍 두 개, 콧구멍 두 개, 귓구멍 두 개, 그리고 입구멍은 하나로 만드셨습니다. 두루 잘 살피고, 깊이 숨쉬면서, 두루 잘 듣고, 그리고 말할 때는 두루 듣고, 두루 보고, 깊이 숨쉬면서 생각한 것의 절반만큼만 말하라는 뜻으로 그렇게 만드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꼭 그 반대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잘 보지 않고, 잘 듣지 않고, 잘 생각지 않고, 그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을 합니다. 좀 더 심하게 말하면 마구 토해 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인간 관계의 친밀도 측정은 <잘 말하기>가 아니라 <잘 듣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Say to Say Friend 가 있습니다. 그저 되는 소리 안 되는 소리 막 지껄이는 관계입니다. 연예인, 스포츠, 만화, 시시껄렁한 정치, 우스개 소리, 뭐 그렇고 그런 잡다한 소리나 하는 정도의 친구 관계를 말합니다.

Head to Head Friend 가 있습니다. 좀은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관계입니다. 사업, 사상, 생각, 자문, 상담, 뜻 깊은 책, 음악, 미술, 연극, 영화, 건강, 책임, 등 무엇인가 뜻 있는 이야기를 나눌만한 친구 관계를 말합니다.

Heart to Heart friend 가 있습니다. 한 사람은 밤새도록 제 말만 하고, 한 사람은 아무 말 없이 밤새도록 그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 때로는 둘 다 아무 말 없이 밤새도록 있어도  조금도 불편하지 않은 그런 친구 관계를 말합니다. 마음으로 말하고 마음으로 들어주는 그런 관계 말입니다.

나의 인간 관계는 어떠합니까? Say to Say Friend, Head to Head Friend는 지천에 깔렸는데 Heart to Heart Friend가 없지는 않은 지요?

많은 친구들과 어울려 별별 소리 다 하면서 질탕하게 놀고 돌아와 자리에 누었을 때 말할 수 없는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반면에 단 두 셋이 모여 소박하게 지내고 돌아와 자리에 누었을 때 말 할 수 없는 든든함과 살아 있다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인가 하는 잔잔한 기쁨으로 마음 뜨거울 때가 있습니다.

마음을 실어 잘 들어주는 인간 관계였는가? 건성으로 들어주는 인간 관계였는가?의 차이입니다. 心在不焉이면 聽而不聞하고 見而不視하다고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