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참은 한나라 2대 惠帝의 재상이었습니다. 조참은 소하의 부하로서 한 고조를 섬겨 한 고조가 천하 통일하는 데 큰공을 세운 인물입니다. 제위에 오른 한 고조는 제왕학 실습으로 장남 肥(훗날의 혜제)를 齊王에 봉하고, 그를 보필할 인물로 조참을 제나라 승상으로 파견하였습니다.

그 후 한 고조가 죽고, 장남 비가 제위에 올라 혜제가 되었습니다. 그 때까지 제나라 승상으로 외지에 있던 조참은 혜제 2년 저 유명한 명재상 중의 명재상 소하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황제의 명을 받지도 않은 상황에서 <내 이제 한나라 재상이 되었으니 어서 낙양으로 가야겠다!> 하고 짐을 싸들고 떠났습니다.

혜제 2년, 소하의 뒤를 이어 한나라 재상이 된 조참은 허구 한날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노는 일 밖에 없었습니다. 자기만 노는 것이 아니라 그 아래 부하들도 모두 노세 노세 젊어 노세 판으로 만들었습니다. 혹 뜻 있는 선비나 친구들이 조참의 이런 모양을 보고 충고라도 할라치면 조참은 그 낌새를 미리 알아채고, 더욱 질펀한 잔치 자리를 마련하고 먹고 마시고 취토록 만들어 입도 벙긋 못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혹자가 혜제에게 알렸습니다.

이제 천하의 황제가 된 젊은 혜제는 무엇인가 새롭고 위대한 개혁 정치를 하고 싶은 판인데 명색이 재상이란 사람이 마냥 퍼질러앉아 놀자 판이니 심사가 좋지 않았습니다. 하여 혜제는 조참을 불렀습니다. "이보시오. 재상, 내가 이제 황제의 위에 올라 무엇인가 새로운 개혁 정치를 베풀려고 하는 참인데 재상이란 사람이 마냥 노세 노세 하고 앉았으면 어찌 하오?". 책망을 받은 조참이 아뢰기를 "폐하,  전쟁과 군사력 통솔 면에서 폐하와 천하를 통일하신 고조 황제와 비하면 어떠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혜제는 "내 어찌 감히 고조와 비할 수 있겠소!". 그러자 조참은 "하오면 폐하, 선대의 저 유명한 재상 소하와 저를 비하여 볼 때 누가 더 훌륭하다고 보십니까?". 혜제 왈 "君似不及也! 그걸 말이라고 하는가? 그대는 소하와는 아예 비교조차 안 되는 인물이야!" 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조참 曰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그처럼 위대한 고조께서 그처럼 위대한  소하와 더불어 천하를 평정하고 법률을 제정하고 질서를 세우시어 만 백성이 안정을 얻게 하신 이 나라이옵니다. 오늘 폐하께서는 바로 그런 나라를 물려받은 것이옵고, 臣은 그런 나라를 지킬 소임을 물려받은 것입니다. 개혁, 새것, 혁신 같은 소리는 접으시고 받은 유산을 잘 보존하심이 최상인 줄 아옵니다!". 혜제 曰 '善. 君休矣! 옳도다, 그대의 말이 정말 맞는 소리로다!" 라고 하였습니다.
<사마천, 사기, 경인문화사, 5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