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는 오색 깃털이 영롱하고 아름답게 지저귀는 새 가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새 한 마리가 숲 속을 날다가 그만 새그물에 걸렸습니다. 사람들은  너무 아름답고 희귀한 새라 잡은 새를 임금님께 진상하였습니다. 임금님은 크게 기뻐하며, 특별히 황금 새장을 만들고, 새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들어주었습니다. 그러나 새가 진정 원하는 것은 황금 새장이나 맛좋은 먹이가 아니라 황금 새장에서 풀려나는 것이었습니다. 임금님은 그 소원만은 결코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지쳐버린 그 새는 임금님에게 정 나를 풀어주지 않을 생각이시라면, 아무 데 숲 속, 아무 데 골짜기에 가면 우리 가족이 살고 있으니 우리 가족이 나를 걱정하지 않도록 내가 궁전의 황금 새장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니 아무 염려하지 마시라는 소식이나 전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임금님은 그런 소원이라면 얼마든지 들어주겠노라 하고는 그 새가 일러 준 숲으로 갔습니다.

숲에서 돌아 온 임금님이 말하였습니다. 내 귀여운 새야, 네 가족들에게 네 안부를 잘 전했다. 그런데 한 가지 슬픈 소식이 있다. 그것은 네가 궁전 황금 새장에 갇혀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네 누나 새가 충격을 받았는지 그만 앉아 있던 나무 가지에서 떨어져 죽었단다. 참 안됐다고 하였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그 새도 큰 충격을 받았는지 부르르 떨더니 새장 바닥에 모로 픽 쓰러져 죽고 말았습니다.

깜짝 놀란 임금님은 바닥에 누워 있는 새를 가만히 살펴보니 분명히 죽었습니다. 임금님은 후회막급이었습니다. 괜한 말을 해 가지고 아까운 새만 죽인 꼴이 되었습니다. 살아 있는 새가 좋지 죽은 새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임금님은 애석했지만 할 수 없이 황금 새장을 열고 죽은 새를 꺼내서 궁전 마당에 휙 던졌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그 새는 땅 바닥에 떨어지지 않고 오색 찬란한 깃털을 쫙 펴고는 푸른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새는 말하였습니다. 임금님 참 고맙습니다. 임금님이 내 누나 새가 나무 가지에서 떨어져 죽었다고 말씀하신 대목에서 내가 이 황금 새장에서 풀려날 수 있는 비밀을 깨달았습니다.  

그 비밀은 곧, <죽으라 그러면 살리라!>.
얻으려면 버리라. 텅 빈 충만. 급할수록 돌아가라. 자기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자기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존하리라(요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