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에 프랑스 한 수의사가 동물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골치 아픈 문제 하나를 해결하였습니다. 그 수의사가 발견한 방법은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비슷한 형태의 모든 문제를 풀어 가는 데도 매우 유용한 암시를 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수의사가 해결한 문제란 무엇인가?

한 목장 주인이 종자가 좋은 말 네 마리를 구입하였는데, 이 네 마리의 말들은 서로 만나기가 무섭게 물고 뜯고 싸우고 사납게 날뛰었습니다. 그 말들을 나란히 매어 마차를 몬다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함께 모아 놓기만 하면 각각 다른 방향으로 내달리기 때문입니다.

목장 주인은 할 수 없이 수의사를 찾아가 이 말들을 잘 길들일 수 있는 방법을 좀 가르쳐달라고 하였습니다. 수의사는 어떻게 하면 될까? 이 궁리 저 궁리 끝에 한 가지 묘안을 찾아냈습니다.

수의사는 네 마리의 말들을 마구간에 칸칸이 차례로 집어넣었습니다. 말들은 여전히 소란스럽고 서로 으르렁거렸습니다. 수의사는 칸막이 사이에 구멍을 뚫고 창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창마다  몇 가지 놀이 기구를 매달아 두었습니다. 말들이 머리로 탁탁 받아쳐서 돌릴 수 있는 바퀴모양의 작난감, 발굽으로 쳐서 한 쪽에서 다른 칸으로 넘길 수 있는 탄력 좋은 공, 끈에 매달아 흔들리도록 만든 알록달록한 놀이 기구 등입니다. 말들은 이런 작난감에 아주 큰 흥미를 보였습니다.

수의사는 일 주일에 한 번씩 말들의 자리를 교대로 바꾸었습니다. 네 마리의 말들은 차츰 차츰 서로간의 적대감이 잦아들고, 서로 서로 호감을 드러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자 네 마리의 말들은 죽고 못 사는 사이로 변하였습니다. 네 마리 말을 한 마차에 매어두어도 전에 와는 달리 서로 머리를 부벼대고, 핥아주며, 따듯한 우정을 나타냈습니다. 네 마리 말들은 서로 놀이하듯 재미나게 마차도 몰고 신이 나서 일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사는 여러 가지 공동체, 가족, 학교, 회사, 교회, 그리고 갖가지 다양한 공동체 속한 사람들 사이에도 원인 모를 저항감과 반발심, 적대감으로 인하여 불편하고 불행해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공동체의 리더는 이 수의사처럼 그 공동체에 적합한 놀이를 개발하여 적용한다면 큰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개미 혁명, 170-17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