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일 미국에서 잠시 다니러 온 내 친구 박병윤 목사와 성만찬 문제로 깊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잊혀지지 않는 소리가 있어 여기 기록합니다.

잊혀지지 않는 소리 하나.
보스톤에 있는 박병윤 목사네 교회는 미국 성공회 소속 교회를 빌려서 예배 드리는 교회인데 감사절, 부활절 같은 특별한 때는 성공회 교회와 합동으로 성만찬 예배를 드린다고 합니다.

성공회 목사와 박 목사가 둘이서 성만찬 예배를 집전하는데, 성만찬 예배를 드릴 때마다 박 목사는 너무 인상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 장면이란 성공회 교인들이 성만찬에 임하는 태도와 우리 한국 교회 교인들이 성만찬에 임하는 태도가 그렇게 다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저들은 한 사람 한 사람씩 강대 상 앞에 있는 성찬상에 나와서 목사가 떼어주는 떡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진지하고 감격에 넘치는지 박 목사 자신이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떡, 그 포도주를 예수께서 직접 주시는 떡과 포도주이며, 그 떡과 그 포도주가 곧 예수의 살과 피인 줄로 믿고 먹고 마시더라는 것입니다.

저들과 우리 한국 교인들이 너무 비교가 되더라고 합니다. 진지함도 한참 떨어지고, 떡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는 모습도 정성이 없고 건성이며 심하게 말하면 천박스러울 정도였다고 합니다. 참 부끄러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성만찬 예배>가 있을 때마다 성찬의 의미와 임하는 태도를 가르쳤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거기서 <신앙 전통>이란 게 무엇인가?를 볼 수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잊혀지지 않는 소리 둘.
고전11:25에 보면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고 하였는데 <나를 기념하라>는 말은 영어로 <Remember Me!>가 됩니다. <Remember>란 기억하다, 기념하다는 뜻입니다만, <Re + Member> 즉 <다시 한 멤버가 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예수의 피와 살을 먹고 마시는 사람은 <또 다시 새롭게 예수 공동체의 멤버>가 된다는 뜻을 가질 수도 있다는 해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