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준

웨슬리는 설교자의 사명이 복음을 가르치는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듣는 사람들이 받아드리도록 설득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복음은 성실하게 전하는 것과 함께 호소력이 있어서 청중들이 무관심과 방어적인 태도를 버리고 실존적 결단의 순간에 도달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가장 훌륭한 설교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를 "1) 초청하는 것. 2) 확신시키는 것. 3)그리스도를 제시하는 것. 4) 개종시키는 것. 따라서 설교마다 이것을 어느 정도 반복하는 것이다"고 하였다. 웨슬리는 당시에 풍미했던 복음을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설교 형태에 만족하지 않고 인간의 양심과 의지에 어떤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웨슬리는 1779년 6월 애버딘에 있는 장로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다음 설교에 대하여 이렇게 논평하였다. "오늘 나는 교회에서 탁월한 진리에 대하여 많이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성이 없기 때문에 종달새의 노래처럼 아름답게 들릴 뿐이었다." 이와는 달리 그는 설교할 때마다 청중들에게 익숙한 말로, 실제적인 문제를 가지고, 양심에 호소하였다고 일기에 기록하였다. 그는 이러한 복음전도의 방법이 효과가 있음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복음을 전하는 것이 자기의 일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역임을 알고 있었다. 자기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고 사람들이 개종하고 구원받는 것은 하느님이 하시는 일로 믿고 있었던 것이다.

웨슬리의 설교는 청중들에게 감미롭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제시하므로서 인격적 결단을 촉구하는데 그 초점이 있었다. 그의 설교 제목들을 살펴보면 이 사실을 곧 알 수 있다. 죽 "나는 하느님의 은총을 제시하였다." "나는 주님의 이름을 선포하였다." "나는 하느님의 값없이 주시는 구원을 선포하였다." "나는 죄인에게 자기의 길을 버리라고 하였다." 웨슬리는 자기의 설교에 대한 청중들의 응답에 관하여 깊은 관심을 지니고 있었다. 그가 바라는 것은 청중들이 조용하게 듣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고 그리스도를 향해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었다.

웨슬리는 청중들의 응답에 항상 만족한 것은 아니었다. 어떤 사람은 자기의 설교를 30편 듣고도 확고한 신앙이나 구원의 지식을 갖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탄식한 적도 있다. 그러나 놀라운 기적을 일어난 때도 있었다. 그의 집회에는 방해꾼들이 몰려와서 소란과 난동을 부리는 경우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설교가 끝난 다음에 조용히 돌아 가거나, 또는 웨슬리가 통로로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고 한다.

웨슬리는 전도의 결과에 대하여 초연한 입장을 취하는 동시에 모든 것을 하느님에게 맡겼다. 그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 자기의 사명임을 자각하였고 그 다음은 하느님의 손에 달렸다고 믿고 있었다. 그는 한 집회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기록한 적이 있다. "모든 청중은 경청하였으며 나는 그들을 영혼의 위대한 목자이시고 감독이신 그리스도께 위임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깊이 감동하였고 모두가 말씀을 받아드렸다. 그러나 이들 중에서 누가 열매를 맺을 것인가는 하느님만이 아신다." "나는 가능한 분명하게 말하였다. 그러나 하느님 만이 마음에 말씀하실 수 있다." 웨슬리는 영혼의 미개척지를 개간하는 것이 자기의 일이고 새로운 생명의 씨앗을 심는 것은 하느님 자신의 특권임을 인식하였던 것이다.

그는 자기의 선교활동에 대하여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듯한 인상을 줄 때도 있었다. 물론 이것은 그의 불신앙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선교의 가시적인 결과에 의존하는 피상성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그는 가끔 이런 말을 하였다. "나는 여기서 밝은 전망을 본 적이 없다. 꽃봉오리가 곧 열매는 아니다." "은총의 역사의 새 아침을 보는 것은 얼마나 상쾌한 일인가!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지나치게 강조하여서는 안된다. 풍성한 꽃망울! 그러나 해가 떠올랐을 때 그 중의 얼마나 많은 것이 시들어 버릴 것인가?" "하느님께서 그의 음성을 발하시니 그 강한 소리 때문에 완고한 자들이 치를 떨었고 그는 아무도 빈 마음으로 돌려보내지 않은 듯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부름을 받았지만 선택받은 자들은 없지 않은가 염려도 된다." 또한 이렇게 말한 적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깨닫고 어느 정도 확신을 얻었을지 모른다(그러나 이러한 확신은 얼마나 단명한가!)."

이상의 표현들은 희망적이고 환상적인 세계에서 활동하는 전도자의 말이라고 믿기는 어렵다. 그는 일반 전도자와는 달리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는 건전한 믿음의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유일한 관심사는 순수한 하느님의 역사와 함께 하는 것이었고 이것을 위해 하느님의 '때'를 기다리는 자세를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웨슬리는 복음을 민중들에게 속히 전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그 결과를 인간적인 편견으로 측정하지 않으려는 마음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현대 부흥사나 교회들처럼 통계 수치에 대하여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