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llasSohn.jpg 오바마는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위트와 유머감각이 뛰어나다. 이러한 위트와 유머감각은 경색된 국정 운영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지난 15일 오바마 대통령은 럿거스 대학교 졸업식에서도 거침없는 유머감각으로 한 정치인을 꼬집었다. 바로 ‘무식은 미덕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는 “오늘날 정치 토론을 들어보면 빈지성주의가 어디서 오는 건지 궁금하다”며 설명을 곁들였다. 누가 보아도 트럼프를 향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의 위트라고 하면 백악관 기자단 만찬을 꼽는다. 2년 전에는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코미디언인 ‘분노 통역사’를 통해 좌중을 웃게 하는가 하면, 올해에는 대선 후보들을 향해 유머를 날렸다. 그는 “트럼프가 외교경험이 없다고 하는데 걱정 마라. 그는 미스 스웨덴, 미스 아르헨티나 등 세계의 (미녀) 지도자들을 만나고 있다”고 풍자했다.

이어 “내년 이 자리에 다른 대통령이 있겠지만 ‘그녀(She)’가 누구일지 아무도 모른다”며 은근히 지지를 하며 좌중을 박장대소케 했다. 이 같은 고급 유머는 미국민들에게 당당하고 자신 있는 대통령으로 각인 시키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한국 정서를 갖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대통령이 품위 없게 농담이나 하고…”라며 면박을 줬을지 모르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유머를 곁들인 그의 정책연설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다. 오바마의 연설문을 담당했던 데이비드 리트는 대통령 특별보좌관이면서 선임비서관이었다. 리트의 주요 업무는 농담이나 유머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그만큼 오바마는 국민을 웃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고 있었다.

하긴, 오바마뿐만이 아니다. 역대 성공한 미국 대통령들은 모두 ‘웃기는 대통령’이었다. 매년 열렸던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만찬은 대통령이 유머를 선보이는 자리다. 이 자리는 100년 가까이 이어진 전통이다.
리트는 한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놀림의 대상으로 만드는 데 주저하지 않는 게 오바마 대통령의 특징”이라고 했다.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잭 베니는 “남을 희생양으로 삼는 게 아니라 자신을 도마에 올리는 게 농담의 기본”이라는 말도 남겼다.

유머는 상호간 대화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누군가 대화를 하다 보면 답답함을 느끼곤 한다. 필자 역시 농담이나 유머감각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어쩌면 대화의 방법을 몰라서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대화의 방법 등을 교육받지 못해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자신을 도마에 올리는 것 조차 용납치 못하는 사회가 되어서 그런 것 아닌지.

한국으로 눈을 돌려보자. 박근혜 대통령의 화법을 놓고 말이 많다. 이른바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한다. 유체이탈 화법은 자신과 관련된 얘기를 마치 혼이 빠져나간 것 마냥 남 얘기하듯 하는 말하기 방식을 뜻한다. 즉, 듣는 상대방을 유체이탈을 시키는 화법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자신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이야기인 양 자신과 관련된 얘기를 하는 화법이다.

한국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은 총선 후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언론사 편집국장과 보도국장을 초청한 자리를 마련했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모 국장은 “대통령이 개별 사안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전체와 부분에 대해 혼동하고 있는 것 같았고 사안의 우선순위가 어떤 것인지 판단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며 “측은하고 안타깝다”고 표현을 했다. 다시 말해 ‘일방통행’식의 대화였던 것이다.

한국에선 왜 이런 대통령을 찾기 어려울까. 오바마라고 웃을 일만 있어서 농담을 한 건 아닐 것이다. 링컨은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때 이런 말을 남겼다. “대통령인 나는 울면 안 되기 때문에 웃는다.” 현재 경색된 정국을 유머나 위트를 곁들여 국민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대통령이 되기는 어려운 것인가? 일방통행이 아닌, 국민들이 보편 타당하게 느낄 수 있는 정책들을 기대하고 싶다. (텍사스 KTN 오훈 논설위원)

Texas Dallas에 살고 계시는 손남우님 불로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