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리 움 ... 이 병 화
시린 가을 햇살로
푸르죽죽한
내 안의 우물을
다 말릴 수는 없을까
벌어진 하늘과 그 사이에
무시로 떠도는 바람들
항아리 속 꼬물거리는
오이지 같은 상념들은
넙적 돌로 누질른다
가슴 한쪽 살짝 열어 놓으면
팽배했던 그리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늘과 그 사이에
구름처럼 피어날까 봐
허한 가슴 꼬옥 안으며
담금질 한다
옷섶 꼭꼭 여미며
단단히 무장해도
가슴 속을 후비는 아린
갈바람 같은 그리움
Illumination / Secret Gar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