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804
인생의 엠마오 길 (눅 24:13-35)
(그 날에 그들 중 둘이 예루살렘에서 이십오리 되는 엠마오라 하는 마을로 가면서 이 모든 된 일을 서로 이야기 하더라 그들이 서로 이야기하며 문의할 때에 예수께서 가까이 이르러 그들과 동행하시나 그들의 눈이 가리어져서 그인 줄 알아보지 못하거늘 ...그들과 함께 음식 잡수실 때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그들에게 주시니 그들의 눈이 밝아져 그인 줄 알아보더니 예수는 그들에게 보이지 아니하시는지라 ... 곧 그때로 일어나 예루살렘에 돌아가보니 열한 제자 및 그들과 함께 한 자들이 모여있어 말하기를 주께서 과연 살아나시고 시몬에게 보이셨다 하는지라 두 사람도 길에서 된 일과 예수께서 떡을 떼심으로 자기들에게 알려지신 것을 말하더라) (눅 24:13-35)
1. 인생길에는 언제나 하향(下向)길이 있게 마련입니다.
즉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이 항상 있게 마련입니다.
사람이 늘 어떻게 올라가는 길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
등산을 해 본 사람들은 다 경험했을 것입니다.
정상을 향해 한 걸음씩 올라갔으면 다시 내려가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모두 올라가는 길만, 상향(上向) 길만 생각하고, 하향(下向) 길은 미처 생각지 않고 살 때가 많습니다.
내려가는 길에서 모든 사람들은 슬퍼하며 낙심하게 됩니다.
또 사람에게서 내려가는 길에서 잘못할 경우가 많습니다.
비행기도 하늘로 올라갈 때 보다 내릴 때가 더 조심스럽다고 합니다.
우리 신앙생활에서도 올라가는 길과 내리막길이 있습니다.
이 내리막길에서 자신의 의지와 감정대로 행할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 본문은 예루살렘에서 엠마오로 내려가는 제자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희망보다는 절망이,
기쁨보다는 슬픔이,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를 전망하면서 <내려가던 길>이었습니다.
3년 동안 믿고 따랐던 예수는 십자가에서 죽었으니,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는 줄 알았습니다.
한쪽에서는 무슨 소문인지 부활했다는 소문도 들렸지만, 이제 다 끝난 줄로 여겼습니다. 그러면서 예루살렘에서 있었던 일에 대하여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내려가던 길이었습니다.
제자들의 이 하향길이 우리에게 주는 신앙적 교훈이 매우 큽니다.
이 하향길에서 우리가 신앙적으로 깨달아야 할 교훈이 무엇일까?
즉 성공가도를 달릴 때가 아닌 실패와 좌절, 그리고 불확실한 현실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신앙적 자세가 어떠해야 하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모두 실패의 길에서 예수를 잃어버릴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2. 먼저 하향길에서도 주님은 동행하심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하향길은 인간적으로 보면 슬픔의 길입니다.
실패의 길입니다.
실패와 슬픔 중에는 우리의 신앙의 눈이 가리어질 수 있습니다.
평안 중에 잘 믿던 성도들도 가정에 슬픔이 생기면, 주님이 보이지 않는 경우들이 생깁니다.
오늘 제자들이 바로 그러했습니다.
자기들과 동행하는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사실 믿음이란 상향 길에서 보다 하향 길에서 더 중요하건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실패, 낙방, 좌절의 길에서 눈물로 가리어진 현실만 보지말고, 지금 나와 동행하는 주님을 발견해야 하겠습니다.
그럴 때 새로운 기쁨과 용기를 얻게 됩니다.
신앙으로 승리한 사람들이 모두 그런 경험을 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어느 날 밤 한 사람이 꿈을 꾸었습니다.
꿈 속에서 그는 주님과 함께 해변을 산책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늘 저편에서는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삶의 자취가 영화처럼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각각의 장면마다 그는 모래 위에 새겨진 두 사람의 발자국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는 자기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주님의 발자국이었습니다.
그가 살아오는 동안 주님은 언제나 그와 함께 걸었던 것이었습니다.
마지막 장면이 펼쳐지고 있을 때쯤 그는 문득 길 위에 있는 발자국들이 한 줄 밖에 나 있지 않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 그 것이 자기의 생애에서 가장 절망적이고 슬픈 시기였음도 알아차렸습니다. 그래서 그는 주님께 물었습니다.
“주님! 당신은 내가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왜 혼자 가도록 하였습니까?”
주님은 말씀했습니다.
“나는 너를 결코 한번도 버리지 아니했다. 네가 가장 힘들어 할 때 나는 너를 엎고 갔을 뿐이다” 라고 했습니다.
위의 글은 작자 미상의 글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퍽 큰 교훈을 주는 말입니다.
우리가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즉 내리막 길에서도 주님은 함께하심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사실 보면, 성공할 때 보다는 실패했을 때,
주님은 더욱 더 가까이 내 곁에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저들이 슬픔으로 차 있는 마음들이었기에, 주님이 자기들과 함께 하는 것을 몰랐을 뿐입니다.
슬픔으로 마음의 눈이 가리어졌을 뿐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혹시 여러분 중에 지금 슬픔 속에 있는 분들이 계십니까?
여러분 중에 혹시 하향 길에서 낙심 중에 있는 분들이 계십니까?
여러분의 길에서 지금도 주님은 동행하고 계심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8:28)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들에게는 슬픔의 길이 기쁨의 길이 될 것입니다.
요셉은 누구보다 하향 길에서 하나님을 더욱 의지했습니다.
애급으로 팔려갈 때는 분명히 하향길 이었습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서 지낼 때는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습니다.
그날들은 억울하고 슬픔의 나날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길에서 요셉과 동행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성경은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요셉이 간 곳 마다 하나님이 함께 함으로 형통케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야곱도 도망치던 하향 길에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여기도 하나님이 계셨구나 하고 돌로 제단을 쌓았다고 하였습니다.
요즘 경제적으로 하향 길에 접어든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을 하시는 분들, IMF 때 보다 더 어렵다고들 합니다.
유가는 폭등하여 75달라 까지 올랐습니다.
수출하는 분들, 많은 타격이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지금 여러분들이 걷고 있는 길은 하향 길인지도 모릅니다.
이 길에서도 하나님은 함께 하심을 꼭 믿어야 할 것입니다.
3. 나의 인생길에서 주님은 내게 무어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오늘 본문을 보면 제자들이 하는 말을 주님은 다 들었습니다.
주님이 죄 없이 십자가에서 돌아간 것과,
여자들과 다른 제자들이 다시 살아났다는 소문을 듣고 무덤을 확인해 보니 시체가 보이지 않았다는 부활을 전하는 말들을 다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저들은 슬픔을 띄고 엠마오로 계속 내려갔습니다.
이때 우리 주님은 저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미련하고 선지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마음에 더디 믿는 자들이여, 그리스도가 이런 고난을 받고 자기의 영광에 들어가야 할 것이 아니냐”고 하면서 모세로 부터 시작하여 모든 선지자들의 한 말을 풀이해 주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도 주님인 줄 몰랐습니다.
해는 저물어 제자들은 동네로 들어가 하룻밤을 유하려고 하는데 주님은 더 가려고 할 때, 저들이 강권하여 함께 방에 들어가 저녁을 먹으려고 떡을 떼어주는 순간, 저들 눈이 밝아져 주님인 줄 알았으나, 그 때는 주님은 이미 사라져 보이질 않았다고 하였습니다.
비로소 부활의 주님을 본 저들은 이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주께서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리에게 성경을 풀어줄 때 우리의 가슴이 뜨겁지 않더냐?”고 하고 다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 제자들을 만났다고 하였습니다.
때때로 성경 말씀을 다 알면서도 더디 믿고 깨달을 때가 많습니다.
성령은 지금도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성령의 감화 감동하심을 소멸치 말아야 합니다.
성령은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합니다.
뜨거워진 마음 속에 다시 잃어버렸던 주님을 만나게 됩니다.
모두 부활의 주님을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낙심 중에 있던 분들이 계시다면,
새롭게 주님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말씀 속에 주님은 지금도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말씀은 우리의 마음을 뜨겁게 합니다.
뜨거워진 마음에 주님의 음성은 들려질 것입니다.
오늘 어쩌면 우리의 마음이 세상적인 것들로 차 있어, 우리의 영안이 감기어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영안이 열려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주님이 나와 함께 있었구나 하는 것을 발견하기를 바랍니다.
주님은 내리막 길에서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주님은 성공자들과만 함께 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패하고, 좌절하고, 슬픔 중에 있는 자들에게도 함께 하십니다.
우리 모두 다시 부활한 주님을 내 마음에 모시고, 죽었던 자리에서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시편 30:5절에 “저녁에는 울음이 기숙할찌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는 말씀처럼, 슬픔의 내리막 길에서 다시 기쁨의 오르막 길로 들어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출처/김이봉목사 설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