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봉희목사 (지구촌교회)



요즘 시중에는 오랄 해저드(Oral Hazard)라는 신조어가 나돌고 있습니다. ‘도덕적 위험, 도덕적 해이’를 일컫는 Moral Hazard에서 따온 이 말은 노무현 대통령의 잦은 말실수를 풍자한 표현입니다.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이 너무 자주 경박한 말실수를 하므로 현 정부를 ‘오랄 해저드 공화국’이라고도 부릅니다.
노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몇 가지 정제되지 않은 거친 표현들을 사용하므로, 시중에서 곧장 유행어가 된 것입니다. 지난 5월 21일 광주 5.18 행사 추진위 간부들과 면담하면서 “대통령직을 못해 먹겠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실언하므로 시중의 유행어가 되어, 사람들도 “국민도 못해 먹겠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노 대통령은 다음날인 22일에는 재외공관장 초청 오찬에서 “국외에서 볼 때는 ‘한국이 개판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어도 이런 민주주의 한번 해보자는 게 내 소망”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3월 9일 평검사와의 대화에선 검사들이 공격성 질문을 퍼붓자 노 대통령은 “이 정도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며 얼굴을 붉히는 추태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 23일 교정 기관장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청와대가 가끔 감옥살이 같다는 생각을 한다”며 정권 말기를 연상시키는 말을 너무 생각 없이 내뱉었습니다.
그는 한 나라, 특히 대한민국의 지도자인 대통령으로서 말의 실수가 많은 점이 안타깝습니다.

이처럼 말의 실수가 많았던 또 한 사람이 있습니다. 다혈질적인 기질의 사람 베드로입니다.
그는 어느 날 자기 동네에서 세무직원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베드로가 예수님의 수제자임을 알기에 아주 애매 모호한 질문을 했습니다.
“너의 선생님은 성전세를 바치지 않느냐?” 이것은 참 중요한 질문입니다.

유대인들의 관례상 남자 나이 20세 이상 성인이 되면 예루살렘 성전 유지를 위해 종교세를 납부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성전에서 가르치는 랍비나 제사장들은 납세의 의무가 면제되었습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입이 방정맞아서 “우리 주님도 세금을 내셔야죠”라고 성급한 말실수를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사실 예수님은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성전의 주인이시기에 세금을 낼 필요가 없으십니다.
베드로는 성격이 급하다보니 말의 실수를 한 것입니다. 세금 문제에 관하여 자기가 선심을 쓴 것입니다.
이처럼 베드로는 자주 말의 실수를 하였습니다.
그가 위대한 신앙고백을 한 다음에 곧바로 예수님께서 십자가 수난을 예고하셨을 때, 그는 절대로 십자가를 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 없이 말을 했습니다.
또 예수님께서 변화산의 영광을 보여주고 계실 때 그는 거의 인사불성이 되어, 여기에다 초막 셋을 지어 함께 살자고 자기도 모르는 소리를 했습니다.
나중에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마지막 유월절 만찬을 하시면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실 때 자기 발은 결코 씻을 수 없다고 했다가, 그 다음에는 온 몸을 다 씻겨달라고 해롱해롱한 말을 합니다.
오늘도 그는 예수님도 성전세를 내셔야 한다고 자기가 스스로 선심발언을 합니다.
이와 같이 베드로는 실수가 많은데도 예수님은 그를 위해 놀라운 기적을 일으켜주십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나의 많은 실수에도 불구하고 오직 긍휼의 기적을 일으켜주십니다.
때때로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실수를 역이용하셔서 놀라운 업적을 만드십니다.
제가 얼마 전에 매우 감동적인 선교 스토리를 읽었습니다.

어느 교회에 목수인 한 할아버지가 계셨습니다. 어느 날 그가 교회에서 중국의 한 고아원에 보낼 옷을 담고 있었습니다. 일을 다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는 안경을 쓰려고 호주머니를 더듬었습니다. 그러나 안경은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그가 곰곰이 생각해 본 끝에 결국 그의 안경이 고아원에 보낼 옷상자에 들어가 버린 것을 알게 되었고, 그는 낙심했습니다.
경제 대공황이 한창일 때 어렵게 새로 장만한 안경이었던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께 말했습니다.
‘하나님, 너무 하십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느라 시간과 노력을 드리며 헌신했는데 이게 뭡니까?’

그리고 몇 달 후 마침 그 중국의 고아원 원장이 휴가 차 미국에 왔는데 마침 자기를 후원해준 그 교회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선교사님은 곧 고아원을 도와준 데 대한 감사의 설교를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선교사님의 말이 이어졌습니다.
“여러분께서 작년에 보내주신 안경에 대해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공산당이 모든 것을 휩쓸고 지나간 후 제 안경을 포함해 고아원의 모든 것이 망가지고 저는 절망에 빠져있었습니다.
저는 안경이 없으면 잘 볼 수 없는데다가 두통이 저를 괴롭힙니다. 그래서 매일 동료들과 이 문제를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보내주신 옷상자의 맨 위에 이 안경이 놓여있었습니다.”

선교사님은 계속해서 감동에서 벗어나지 못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여러분 이 안경을 써 보니 제 도수에 맞춘 듯이 꼭 맞았습니다. 안경을 보내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옷가지만 보낸 교인들은 모두 선교사님이 무슨 착각을 한 것이라 생각하고 조용히 웃고만 있었지만 목수인 할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위대한 대장 목수이신 하나님이 평범한 목수에 불과한 자신의 실수를 완벽하게 사용하셨음을 깨달으며 감격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가 살다가 본의 아니게 어떤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따금 시행착오를 빚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은 나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놀라운 축복의 기적을 베풀어주십니다.
1974년 3M이라는 회사에서 접착제를 잘못 만들었는데, 교회 찬양대에서 열심히 봉사하던 아서 프라이란 한 사원이 아이디어를 낸 것이 Post It이라는 접착식 메모지로 개발 된 것입니다.
그는 찬양대 악보를 잘 구분해 놓기 위해 붙였다 떼었다 하는 용도로 활용하다가 Post It이라는 기발한 제품을 개발한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 주님은 나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기적적 은총을 베풀어주십니다. 할렐루야!
이것이 오늘 본문의 중심주제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실수를 역이용하시는 분이십니다.

1. 예수님은 우리의 모든 사정을 아시는 사랑의 전지자이십니다

베드로가 집 밖에서 실수를 하고 돌아왔을 때 예수님은 그에게 근원적 질문을 하십니다(25절).
‘시몬아, 세상 임금들은 관세나, 주민세를 누구한테 받아들이느냐? 자기 자녀한테서냐? 아니면 남들한테서냐?’
오늘 본문을 자세히 보면, “예수님께서 먼저 말씀을 꺼내셨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실수를 다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님은 전지하신 분이십니다. 모든 것을 다 아십니다.
베드로에게 고기 잡는 기적을 체험시킬 때마다 물 속의 고기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다 알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깊은 데다 던져라, 오른 편에 던져라, 구체적으로 말씀하십니다.
‘네가 닭 울기 전에 나를 세 번 부인하리라’ 하신 말씀을 통해 예수님은 몇 시에 닭이 우는 지도 정확하게 알고 계셨고, 베드로가 몇 번 주님을 부인할지도 다 알고 계셨습니다.
한번은 어떤 사람이 당나귀 새끼를 몇 시에 끌고 나올지를 다 알고 계셨기에, 그 당나귀를 빌리도록 베드로를 심부름 보내신 적도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스토리만 보더라도, 누군가가 개울가에 동전을 떨어뜨려 물고기가 삼킨 것을 아셨고
또 그 고기가 낚시 바늘을 물 것을 아셨기에 베드로한테 낚시하러 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오늘 이 사실로 큰 위로를 받습니다. 예수님은 나의 모든 정황을 다 알고 계십니다.
장점을 아시고, 단점도 아십니다. 강함도 아시고, 약함도 아십니다. 특별히 사랑의 전지자이십니다.
그래서 다윗은 이렇게 노래합니다(시편 103:13-14).
『주님은 우리의 체질을 아시며 우리가 진토임을 기억하시기에, 부모가 자식을 불쌍히 여김같이 자기를 경외하는 자를 불쌍히 여겨주십니다.』
오늘 그분 앞에 모든 것을 다 고백하고 모든 짐을 다 내려놓기를 바랍니다.
나의 아픔을 아십니다. 나의 외로움을 아십니다. 나의 연약함을 아십니다. 나의 고뇌를 아시고, 나의 고통을 아십니다. 나의 처절한 실패를 아십니다.
그래서 주님은 자신이 먼저 말씀을 건네주십니다.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주시는 것입니다.
오늘도 내 앞날의 모든 일들을 아시기에 복된 섭리로 내 앞길을 인도해주십니다.
우리 모두 사랑의 전지자이신 예수님의 복된 섭리(Providence)를 믿고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2. 예수님은 우리를 돌보아주시는 능력의 보호자이십니다

오늘 여기서 강조하려는 또 하나의 메시지는 예수님은 우주의 왕이시라는 점입니다.
바다 속의 물고기 한 마리까지도 임의로 움직이시고 조정하시는 우주의 왕이십니다.
사실 왕이 정부에 세금을 낼 필요가 없는데, 왕이신 예수님은 베드로의 체면을 위해 세금을 함께 내주십니다.
여하튼 우리의 실수를 자상한 사랑으로 돌보아주시는 능력의 보호자이십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갈릴리 호수에 나가서 낚시를 던져, 맨 먼저 올라오는 고기를 잡아서 그 입을 벌려보면 ‘스타테르’라는 동전 한 닢이 그 속에 있을 것이라고 완벽한 시나리오로 지시하십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시키는 대로 낚시를 하였더니 과연 물고기 한 마리가 잡혀서 입을 열어보니 ‘스타테르’라는 동전 한 개가 들어 있었습니다. 이 동전은 두 사람 몫의 세금인 4 드라크마였습니다.
그 당시 노동자의 4일분 임금입니다. 낚시질로는 꽤 큰돈을 번 것입니다.
아마도 베드로는 그 날 세금을 낸 후 그 물고기를 사시미 떠서 회쳐먹고, 또 매운탕까지 끓여 먹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문제는 나한테 있어도, 해답은 주님께 있습니다.
실수는 베드로가 했지만, 해결은 주님이 해주신 것입니다.
오늘 이 기적의 메시지는 베드로를 향한 심층 메시지입니다. 이런 암시를 주는 메시지입니다.
“베드로야, 너의 잦은 실수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끝까지 돌보아주고, 너를 반드시 회복시켜줄 거야.”
그렇습니다.
이 세상에 실수가 없고 허점이 없는 완전무결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누구든지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더욱 주님만을 믿고 그분의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이것이 베드로의 훌륭한 매력 포인트입니다.
그의 장점은 이 한 가지입니다. 『순종하는 믿음』입니다.
베드로의 약점은 실수를 잘하는데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놀라운 장점은 순종하는 믿음입니다.
그래요. 약점이나 단점보다는 강점과 장점이 중요합니다.
John Maxwell이 말하듯이 자신의 강점 70%에 초점을 맞추고, 새로운 일들에 25%의 초점을 맞추며, 자신의 약점에는 5% 정도만 초점을 맞추면 됩니다.
베드로의 장점은 단순한 마음으로 쉽게 순종하는 것입니다.
그물을 깊은데 던지라면 던지고, 오른편에 던지라고 해도 순종하고, 물 위를 걸어 오라하면 믿음으로 걸어가고, 오늘처럼 낚시하러 가라면 단순한 믿음으로 순종하며 가는 것입니다.

지금 주제는 세금을 내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갑자기 낚시하러 가라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순종합니다. 돈 얻으러 가라는 것이 아닙니다. 세무서 직원 만나서 해명하라는 것도 아닙니다.
낚시하러 가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방법입니다. 비록 내가 실수하였다 하더라도 여전히 주님만을 믿고 따르면 거기에 해답이 있다는 말씀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혹시 우리가 본의 아니게 실수와 시행착오를 하며 살더라도 사랑의 주님께서는 놀라운 기적으로 돌보아주실 줄 믿으시기 바랍니다.
옛날에 비누공장을 운영하던 한 중년 남성이 있었습니다. 그는 회사가 경영난을 겪어도 십일조는 철저히 드렸습니다. 사업의 존폐 위기에서도 그는 단순한 믿음으로 십일조를 철저히 드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직원이 비누 만드는 기계를 너무 오래 가동하는 바람에 물에 둥둥 뜨는 ''엉터리 비누''가 생산되었습니다.
직원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했습니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인 사장은 비누를 들고 잠시 묵상에 잠겼습니다. 그때 한 가지 생각이 퍼뜩 떠올랐습니다. ''목욕탕에서는 물에 뜨는 비누가 훨씬 좋다. 이 상품을 그대로 판매하자.''
사장은 이 비누의 이름을 ''아이보리(Ivory.상아)''라고 지어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이 비누는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므로 그는 사업에 대성하였습니다. 이 사람의 이름은 할레이 프록터. 미국 신시내티에 있는 프록터 & 갬블 회사의 설립자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는 과거의 실패 경험에 얽매이지 말고, 꿋꿋하게 앞을 향해 나가는 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실수로도 기적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당신의 실패는 마지막이 아닙니다. Your failure is not final.
그러므로 저는 오늘 아침에도 어거스틴이 들려주는 위로의 메시지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과거는 하나님의 긍휼에 맡기라. 현재는 하나님의 사랑에 맡기라. 그리고 미래는 하나님의 섭리에 맡기라』(Trust the past to the mercy of God, the present to His love, and the future to His providence).

(기도 초청) (나의 반석이신 하나님)

사랑하는 여러분,
당신의 실수나 약점 때문에 위축되지 마세요.
나의 모든 사정을 자상하게 아시는 사랑의 전지자 예수님께 나의 모든 진면목을 적나라하게 고백하세요.
주님은 나의 아픔을 아십니다. 나의 외로움을 아십니다. 나의 연약함을 아십니다. 나의 고뇌를 아시고,
나의 고통을 아십니다. 나의 처절한 실패를 아십니다.

그래요.
문제는 나한테 있어도, 해답은 주님께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복된 섭리를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오늘도 예수님은 나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기적을 일으켜주시는 사랑과 능력의 주님이십니다.
그러므로『과거는 하나님의 긍휼에, 현재는 하나님의 사랑에, 그리고 미래는 하나님의 섭리에 맡기는』 믿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Trust the past to the mercy of God, the present to His love, and the future to His provid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