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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이 차오르면 /채정화 당신이 있던 빈자리에 속절없는 그리움으로 차오르곤 합니다 그럴 땐 대책 없이 물이끼 같은 속울음 울다가 어떻게든 차오른 그리움을 덜어내야만 했습니다 그래야 또다시 가득히 채워지는 그리움을 담아낼 수 있으니까요. 얼마큼 시간이 가야만 가슴앓이 멈출 수 있을까요 기나긴 겨울을 견뎌내고 봄을 맞았고 그 봄은 초여름을 향해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달라지는 계절따라 찾아오는 그리움은 사뭇 아프고도 진지합니다 자칫 오랜 통증으로 몸져누울 때도 있지만 그리움이 주는 묘한 소생하는 기운도 있어서 털고 일어나기도 합니다 기신기신 걷다가도 주변에 수런거리는 풀꽃들의 인사에 화들짝 미소가 번지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대처럼 정겹게 다가오는 그네들의 모습에 가끔 벅찬 감동의 물결도 일지만 이내 어둑해지는 변덕도 늘 함께 갑니다 그대로 인해 내 안의 얼마만큼의 끈질긴 모습도, 사랑엔 좀처럼 지칠 줄 모르는 열정도 만났습니다 다소 생소한 모습이긴 하지만, 지금은 그 모습까지도 반기고 있습니다 아, 온 산에 막바지 그리움이 붉게 달아오르면 내 그리움도 꽃잎처럼 흩어질까요 결코,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당신은 내 인생에 그동안 느낄 수도 바라볼 수도 없었던 신비로운 선물을 안겨준 셈 입니다 그러기에 언제든지 그리움은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