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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이단에 빠졌을 때
최병규 목사
예장고신 유사기독교 상담소장
한기총 이대위 전문위원
한장연 이대위 서기
현대종교 편집위원
이단에 빠진 가족이 있을 때 그 가족은 전체가 다 혼란에 빠지게 된다.
물론 가족전체가 혼동에 빠져있겠지만, 그러나 그중에서도 제일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사람은 바로 이단에 빠진 가족 본인이다. 몰몬교를 탈퇴한 저명한 이단 상담가인 허친슨(Janis Hutchinson)이 『이단에서 교회로』(Out of the Cults and Into the Church)에서 소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이단에 빠진 당사자 역시 영혼의 고충(conflict of the soul)을 겪게 되고, 감정의 폭발(explosion of emotion)을 경험하게 된다. 이단에 빠진 가족 자신이 거기로부터 나온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잃는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그를 사랑하는 가족들은 그가 정신적으로 얼마나 황폐하게 되어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물론 그를 가능한 한 빨리 그곳에서 나오도록 해야 하지만, 당사자 자신도 아주 복잡한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들에게는 정신 신체 증후들(psychosomatic symptoms), 가령 두통, 등결림, 천식, 피부 문제 등이 수반될 수도 있으며, 결단력이 약해질 수도 있다. 그런가하면 심리적인 능력이 저하 혹은 상실되기도 한다. 또한 그들은 죄책감이나 두려움, 수면부족이나 악몽, 식사 장애, 성적인 장애 등 여러 문제점들을 가지고 고민할 수도 있다.
이단상담가이며 특히 마인드컨트롤에 대하여 깊이 연구한 스티븐 하산(Steven Allan Hassan)이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이단에 빠졌던 그들은 상당한 기간에 걸쳐서 ‘극도의 정체성 혼동’(extreme identity confusion)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어느 부인의 딸인 린다(Linda)는 몰몬교를 떠나올 때 자신이 겪고 있는 심경을 그녀의 어머니에게 흐느끼면서 토로했다: “그건 죽음보다도 더 심해! 그건 단순히 어떤 사람이 죽을 때 느끼는 그런 것과는 다르단 말이야. 그건 일순간에 여러 번의 죽음(multiple deaths)이 닥쳐오는 거나 마찬가지야!” 이단에 빠진 가족 문제로 필자에게 상담을 요청해 온 어느 남매의 경우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드러났는데, 이단에 빠진 그의 여동생은 극도로 혼동 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에 있는 가족들은 자신들의 친애하는 가족이 이단에 빠져있거나 나오려고 할 때 이 모든 점들을 잘 고려하면서 진지하게 구출작업의 과정들을 밟아가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이단에 빠진 이를 둔 가족은 영적으로 충만해야 한다.
이것은 극히 상식적인 요소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그러한 상황을 봉착하게 되면 가족들은 당황하게 되며, 또 논리적 비판과 이론적 설명들만으로 그들이 좀처럼 설득되지 않기 때문에 서로 간의 감정이 대립되어 신경적으로 예민하게 되지 않을 수 없다. 상황이 그렇게까지 돌변해가기 때문에 자칫 간과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위로부터 힘을 공급받는 것’이다. 주님 자신이 늘 기도하셨던 분이시며 특히 위기들 혹은 전환기를 맞이하실 때마다 더욱 간절히 기도하셨다. 그러므로 이단에 빠진 가족들을 끌어내어오기 위해서는 가족 자신들의 영적 충만 혹은 영적 쇄신이 우선적이어야 한다. 필자가 상담해온 몇 몇 경우들을 보아서도 이러한 점은 여실히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가족들은 수고를 다하며 애정을 가지고 헌신적으로 노력한다. 이곳저곳 전문가들을 찾아다니고, 또 그들을 자신의 목회자와도 만나게 해보고, 입수된 정보들을 가지고 비판적인 설명을 가해보기도 하는 등 갖가지 노력들을 다한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이 길어지다 보면 때로는 체념의 상태에 빠져버리기도 하고, 급기야는 단념 혹은 포기해버리기까지 한다. 그러므로 그러한 가족이 있는 가정에서는 더욱 더 깨어서 기도하고 주님으로부터 오는 위로와 힘과 능력을 공급받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의 힘이 되시는 하나님을 사랑하고(시 18:1) 그분으로부터 오는 능력을 받음으로써 영육간 소성함을 입어야 한다 (시 23:3). 그렇게 함으로써 가족 구출 작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더욱 영적 공급을 위하여 애써야 하겠다.
그리고 가족들은 ‘이단에 빠진 가족을 향한 사랑’을 잃지 말아야 한다.
가족이 이단에 빠진 초창기 혹은 이단에 빠져있다는 것을 알고부터는 대다수의 가족들은 그들을 적극 만류하여 기성교회로 다시 돌아오게 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이 상상 외로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부터 일부는 그 가족에 대한 사랑까지도 식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마치 타인을 대하듯이 대하게 되고, 또 미움의 감정이 자리 잡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조금 더 마음을 넓게 열어 그 가족을 언제까지나 ‘친애하는 가족의 일원’으로 대해야 한다. 그들은 현재적으로 이단 단체에 연루되어 있고, 또 이단 사이비에서 주입시켜놓은 교리대로 판단하고 행동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가족들과는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성도들이 깊이 인식하여야 하는 점은 바로 가장 친밀한 공동체는 ‘가족’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인간이 한 생애를 살아가면서 가장 친근한 사랑을 확인하게 되는 것은 바로 ‘가족들로부터’이다. 비록 이단들이 그 가족의 끈까지 단절시켜버리려고 하지만, 그러한 때에도 주 안에 있는 기존의 가족들은 그들을 깊은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대해줘야 한다. 왜냐하면 그는 바로 가족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가족들은 자신의 가족이 빠져 있는 이단 사이비단체에 대하여 정보를 획득하고 전달해줘야 한다.
가족이 빠진 단체가 이단이라고 판명되었거나 혹시 이단은 아닌 것으로 알지만 그래도 의심이 갈 때에는 가족들은 자신의 가족이 목회자나 이단상담가의 상담을 받도록 도와줘야 한다. 물론 가족이 그쪽으로 간 지 1, 2주일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상태라면 문제의 해결을 그만큼 더 쉬울 수 있긴 하겠지만, 그래도 오래 되었든지 안 되었든지 간에 상담을 받게 해 줄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일단 한 번 주입된 그릇된 교리나 사상 혹은 행위들은 쉽사리 제거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가족들도 때때로 조리있게 잘 설명해 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목회자들이나 이단상담가들이 상담을 해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필자의 상담 결과를 통해서 보더라도 가족들은 아주 구체적이고도 논리적으로 그리고 특히 ‘신학적으로’ 설명해 주기에 부족함을 느끼곤 한다.
그리고 가족들은 그들에게 이단 비판에 대한 자료들을 구해서 전달해 줄 수도 있다. 그들이 읽어보면서 스스로 점검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에도 한계가 있기는 하다. 그러면 가족들은 어디로부터 어떤 기관을 통하여 어떤 방법으로 ‘이단비판자료’ 즉 상담자료를 구할 수 있을까? 손쉬운 방법으로는 교회의 담임교역자들에게 부탁할 수 있다. 그렇게 할 때 특히 요구되는 것은 목회자들이 가장 갱신된 자료를 구해서 전달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종종 아주 오래된 자료들을 가지고 비판설명을 가하다보면 오류를 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단들도 지속적으로 수정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인터넷 검색을 통한 자료 획득에 대하여 살펴보자. 필자가 종종 강조해 온 바와 같이 인터넷은 더없는 정보수집의 채널이 되었다. 그것은 선용된다는 것을 가정하는 한 더없이 좋은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특히 이단과 관련하여 인터넷상에는 ‘그릇된 정보들’이 올라오고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상에 올라온 자료들을 전적으로 신뢰해서는 곤란하며, 담임교역자나 이단상담가들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그 자료들을 검색 분석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바른 자료들을 구했을 때 그것을 본인이 충분히 숙지한 다음에 ‘구두로 설명해 주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그 자료를 가족에게 건네주면서 읽어보고 생각해보라고 하면 그 가족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겠지만 그 자료를 곧장 이단 지도자에게 전달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면 불필요한 절차들을 밟게도 된다.
마지막으로 이단에 빠진 가족을 구출함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친애하는 가족을 위한 기도’이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가족이 이단에 빠진 가족들은 자신들 스스로가 먼저 영적으로 충만함을 입어야 한다. 영적 충만과 능력을 공급받기 위해서 성도는 기도해야 한다. 자신들의 가정에서 일어난 일들을 주님께 솔직히 내어놓고 도움을 구하며 간구해야 하는 것이다(히 4:16). 사실 영적인 대결과 같은 이단구출작업에 있어서 기도보다 중요한 것은 없으며, 또 기도 없이는 결코 그 일을 해 낼 수가 없다. 필자가 이단상담가로서 가장 고심하게 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그의 가족들은 상당히 많은 수고를 했지만 흡족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 주로 상담을 요청해온다. 그러한 내담자들에게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사실은 바로 ‘기도’이다. 물론 그분들은 상담가로부터 기도하라고 하는 말을 결론적 제언으로 받아들이게 될 때 상담이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몰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그분들께 진솔하게 권유하고 싶은 것은 이단에 빠진 사랑하는 가족을 위하여 더욱 간절히 기도하면서 노력해 달라는 것이다. 그럴게 할 때 그들의 친애하는 가족은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그리고 주님의 사랑하시는 교회로 다시 돌아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