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친해지기   (시편 25:10-22)

논  지 : 하나님을 경외하면, 하나님과 친밀하게 되고, 하나님께서 인도하시고 보호하신다.

가. 세상에 없는 친밀함

미국의 클린턴 전대통령이 대통령 시절에 노동부 장관을 하던 로버트 라이시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클린턴과 같이 영국으로 유학을 가면서부터 친분을 쌓게 되었고,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많은 공을 세웠으며, 또 정권 인수를 할 때에 경제 정책을 관장하는 팀을 이끌었었습니다.  그래서 클린턴 정부 시절에 초고속 경제 성장을 이루는 데 크게 기여를 한 분입니다.  그 분이 한참 열정적으로 노동부 장관으로 일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장관직을 사퇴하고 가정으로 돌아왔습니다.  권력과 명성과 지위를 모두 가지고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아내와 자녀들을 선택했습니다.  아내와 자녀들과 가지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가정생활이 어렵다고 생각해서 가정으로 돌아갔습니다.  가족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선택한 것입니다.

그 분이 쓴 책 가운데 『부유한 노예 (Future of Success)』라는 책에서, 경제가 세계화 되는 시대에 신경제로 인해서 경제적인 부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경제적인 부와 함께 부정적인 일들도 너무나 많이 일어났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 삶’이라든지, ‘직업의 불안감’, ‘빈부의 격차’, ‘사회적 분화현상’이라는 부정적인 면이 있음과 동시에 ‘우정과 가족과의 삶, 지역사회, 우리 자신의 삶’의 일부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경제적으로는 부하게 되었지만, 친밀한 인간관계가 상실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1. 원수

오늘 시편 25편의 다윗도 권력을 가진 왕이었습니다.  그는 왕이었지만, 그러나 그는 주위 인간관계가 많이 손상되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오늘 시편 25편 말씀에는 원수나 배신, 미움에 관한 얘기가 가득 차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다윗은 왕이었지만, 그 주위에 원수가 너무 많이 있었습니다.  왕이 되는 과정 속에서는 사울 왕에게 미움을 받고 쫓겨 다니면서 죽을 위협을 겪었습니다.  왕이 되고 난 다음에는 자기 아들에게 배신을 당해서 아들에게 쫓겨 다니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친구와 부하와 추종자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했습니다.  그들에게 혜택을 주고 그들을 세워줬는데 그들이 다윗을 배신하고 원수가 되어 죽일 음모를 꾸미고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도록 했습니다.  

요즈음 신문을 보면, 권력과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여러 가지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 것을 가만히 읽어보면 배신의 연속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죽이고, 내가 죽게 되니까 나만 죽을 수가 없어서 다른 사람까지 같이 물고 들어가서 죽이고, 처음에는 의형제요 동지로 출발했지만, 그러나 미워하고 배신하고 원수를 맺고 완전히 적이 되는 경우를 볼 수가 있습니다.  연쇄적으로 추악한 배신이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그런 세상이 아니겠습니까?  돈과 권력과 지위와 명예, 성공을 추구하는 이 세상 속에서 이해관계를 따라서 미워하기도 하고, 배신하기도 하고 원수를 맺기도 하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친밀한 인간관계가 자꾸자꾸 깨어지고 약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2. 고통

다윗 왕이 이런 속에서, 주위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배신 당하고 미움도 받고 원수가 되는 상황 속에서 얼마나 고통을 많이 겪었는지, 오늘 시편 25편 말씀 곳곳에서 나는 외롭고 괴롭고(16) 마음에 근심이 많다고(17) 토로하고, 곤고와 환란을 당한다고(18) 고백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권력을 가진 왕이지만 고독하고 내 버려진 사람이라는 슬픔을 겪었습니다.  그가 가지고 있던 왕으로서의 권위와 명예가 땅에 실추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왕궁에서 쫓겨 나서 들과 광야에서 헤매고 방황하는 아픔을 겪고, 죽음의 위협을 받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나. 하나님의 친밀함

1. 하나님의 성품 – 친밀함의 근거, 원천

그렇게 어려움을 겪으면서 다윗의 마음 가운데는 배신자에 대한 분노와 미움으로 그 가슴이 답답하고 숨을 못 쉴 정도가 되었습니다.  원수의 음모와 공격 속에서 두려움 때문에 밤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밥도 먹지 못하고 속은 쓰라리고 마음은 병이 들어가는 상황 가운데 놓이게 되었습니다.  

사방으로 이런 고통을 겪고 있던 중에 다윗은 하나님의 성품을 기억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긍휼과 인자가 영원부터 계신 분(6, 10)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의 긍휼과 인자는 자기들의 민족 역사, 자기들의 조상 때부터 항상 일관되게 베풀어지는 것을 그는 기억했습니다.  또 자기 인생을 돌이켜 볼 때에, 자신의 인생 순간순간마다 하나님께서 긍휼과 인자를 베풀어 주셨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긍휼과 인자가 많으신 하나님께서 선하시고(7, 8), 정직하시고(8), 신실하신 분이시다(10)라는 사실을 기억했습니다.  사람들은 이해관계에 따라서 배신도 하고 미워도 하고 원수도 되지만,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어떤 경우에든지 변치 않고 긍휼과 사랑을 베푸시는 분이심을 기억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심지어 불순종하고 배신하고 떠나간 죄인까지도 불쌍히 여기시고 사랑하시고 용서하시는 분이심을 기억해 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서, 선지자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비밀을 가르쳐주시고 아들까지 주시는 사랑까지 베푸시는 분이십니다.

2. 하나님의 친밀함.

1) 하나님께서 그렇게 사랑과 긍휼이 많으신 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친밀한 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14절 말씀을 보십시오.  “여호와의 친밀함이 경외하는 자에게 있으며 그 언약을 저희에게 보이시리로다” 고 고백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친밀한 분이시라는 사실을 고백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죄인된 나까지도 다 용서하고 포용하고 받아주시는 하나님이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마치 목자와 같이 양을 감싸고 인도하시는, 심지어는 양이 맹수의 입에 들어가는 위험한 지경에 있을 때에도 목자가 자기 목숨을 아끼지 아니하고 양을 구해주시는 것 같이 친밀한 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오늘 성경의 “친밀함”이라는 말을 원문으로 풀어서 이야기 한다면, “친밀함”이란 비밀을 털어내 놓고 의논할 정도로 가까운 관계를 말합니다.  내 속에 있는 모든 생각들, 다른 사람에게 알리기 어려운 모든 생각들, 그런 모든 생각들을 마음을 열고 모두 털어놓을 수 있는 친근한 관계, 개인적인 교제를 하는 인격적인 관계를 “친밀함”이라고 말합니다. 아주 가까운 친구가 있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말 못할 모든 것들이라도 모두 털어낼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와의 관계가 친밀한 관계인 것입니다.

미국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 가운데 “멘토(mentor)”라는 말이 있습니다.  옛날 도제 제도 시대에는 한 사람이 자기의 기술을 전수하는데 있어 오늘 날 같이 여러 사람에게 한꺼번에 대량으로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제자를 한 명이나 두 명을 데리고 그 사람들에게 자기 기술을 전수하였습니다.  단순히 지식과 기술만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을 다 책임지고 지도하는 것입니다.  이때, 멘토라는 것은 ‘스승’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지식만 전달하는 분이 아니라 삶 전체를 지도해 주는 스승을 말합니다.  지혜롭게 삶을 지도해 주는 것입니다.  그 분 앞에서는 모든 것을 다 털어 내 놓고 같이 의논하고 대화할 수 있는 분입니다.  친밀한 관계입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개인적으로 만나서 인격적인 교제를 할 수 있는 친밀한 분임을 다윗왕은 깨달았습니다(14).  긍휼과 사랑이 많은 분이기 때문에 그 분 앞에서는 나의 어떠한 부끄러움도 다 드러낼 수 있고, 내 부정적인 감정도 다 털어내 놓을 수 있고, 내 비참한 처지를 다 의논할 수 있는 친밀한 분임을 깨달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고 신임해서 하나님의 놀라운 비밀을 드러내 계시하시고, 하나님의 약속을 가르쳐 주셨기 때문에 나도 그 분 앞에 모든 것을 다 털어 내 놓고 의논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과 내가 친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얘기입니다.

2) 미국의 의학자들이 California주 알라메다에 사는 4000명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1965년부터 1974년까지 연구를 실시했는데, 친구나 배우자, 친척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사람들보다 사망률이 세 배나 더 높다는 사실을 알아 냈습니다.  그러니까 개인적인 교제를 많이 하고 친밀한 관계를 많이 가지는 사람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삶을 살아간다는 말입니다(Reich, 250).  그러니 교회에 나오시는 연세 많으신 분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으세요.  매 주일 교회에 나와서 성도들과 같이 교제를 나누고, 교회에 나와서 가족들을 만나는 분들이 많은데 그러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함으로 인해서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지요.

다윗은 하나님과 자신이 친근한 관계를 가질 수 있고, 하나님으로 인해서 이 땅 위에 미워하는 사람들과 고난의 삶 가운데 있지만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 하나님께서는 사랑이 많으신 분이시고, 긍휼과 용서가 많으신 분이시고, 우리를 받아주시고 만나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와 친밀한 관계를 가지는 분입니다.  우리가 어떤 상황 속에 놓일지라도, 우리가 얼마나 부끄러운 모습이던지, 우리가 얼마나 비참한 상황 가운데 놓여 있던지,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다 용납하시고, 우리와 친밀한 관계를 가지시는 분이십니다.


다. 하나님과 친해지기

1. 다윗 왕은 하나님을 우러러 보았다.(1)

다윗은 원수들에게 쫓기는 고난 속에서, 하나님의 친밀함, 하나님의 긍휼과 인자를 깨닫게 되는 순간부터,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을 우러러보고 하나님을 바라 보았습니다(3, 5, 21).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우러러보고 바라본 것입니다.  여러분, 다윗 주위에는 다윗을 미워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을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숨이 막히고 두렵고 겁이 납니다.  그러나 다윗은 어디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없고,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하나님을 바라보았습니다.  사면초가의 상황 속에서 눈을 들어 하나님을 바라 보았습니다.  나와 친밀한 관계를 가지는 하나님을 바라보았습니다.  인자와 긍휼의 하나님, 친밀한 하나님을 바라보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을 의지한 것입니다.  하나님께 희망을 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구원하시고 보호하시고 인도하실 줄 믿고 하나님을 바라본 것입니다.

지난 금요일 우리 원로 목사님 2주기 추모예배를 드렸습니다.  우리 원로 목사님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가장 어려움을 겪었을 때가 미국에서 공부를 하다가 결핵으로 인해서 죽게 되었을 때 입니다.  요즘에도 결핵은 쉽게 치료가 되기 힘들다고 합니다만 옛날에는 결핵에 걸리면 죽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외로운 타국 땅에서 죽을 병에 걸려 있을 때에 원로 목사님께서는 하나님을 바라보았습니다.  공부를 많이 해서 명성을 날리겠다는 야망을 모두 접고 하나님만 바라보았습니다.  나를 살려주시면 조국에 돌아가서 복음 전하는 일을 하겠다고 서원하며 하나님만 바라보았습니다.   하나님만 바라볼 때에 죽음의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나치 독일에 항거한 벨기에 애국자들이 갇혀 있던 감옥이 있는데 그 지하 감옥의 벽에는 이들이 새겨 놓은 예수님 얼굴이 희미하게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나치 독일인에게 짐승 같은 대접을 받고 고문을 당하고 낙심과 절망 가운데 빠졌을 때, 죽음의 위협 가운데 빠졌을 때에 그들은 예수님의 얼굴을 새겨놓은 벽에 손을 올려 놓고,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해주시는 분이 있음을 기억하고 두려움을 극복하고 희망을 가졌다고 합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예수를 바라보고 그 가운데서 희망을 얻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바라볼 때, 그 속에서 친밀한 하나님을 보게 되고 하나님과의 친근함을 통해서 어려움들을 극복할 수가 있게 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바라보면 하나님과 친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을 바라보면 하나님의 비밀을 발견하게 됩니다.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면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약속을 확신하게 됩니다.  찬송하는 중에 하나님을 바라보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게 됩니다.  하나님을 바라보며 하나님과 친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어린 아기들을 바라보면, 하루종일 바라봐도 지루한 줄을 모릅니다. 어린 아기가 말을 할 줄 압니까?  아무 것도 못하지만, 눈만 바라보고 있으면 모든 얘기가 다 통합니다.  엄마들은 말도 못하는 아기 눈만 쳐다보면서 하루에 12번도 넘게 거짓말을 합니다.  말은 하나도 할 줄 모르지만, 아무런 반응이 오지 않지만, 눈빛만 가지고도 사랑이 풍성해지고 친밀한 관계를 가질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긴 합니다만, 우리 교회는 말씀을 전할 때 마다 성도님들이 말씀을 듣는 자세가 너무 좋아 말씀을 잘 받아들입니다.  그 중에도 어떤 분들은 말씀을 전할 때 설교자를 뚫어지게 쳐다봐서 설교자가 겁이 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분들은 말씀을 빨아 들일 듯이 받아 들입니다.  바라본다는 것은 친근한 관계를 가지게 되는 것이고, 친밀하게 되는 것이고 설교자와 친밀하게 되는 것 이상으로 하나님과 친밀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을 바라봄으로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세상에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한 눈 팔지 않고 하나님만 바라보는 것입니다.   하나님만 바라보고 하나님과 친해지면, 내 속에 변화가 오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친근한 관계를 가졌다라는 확신을 가지는 순간부터 내 속에 평안이 넘치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과 친해지게 되면 다른 사람들이 변화가 됩니다.  미워하던 사람들이 감동이 되고, 변화가 됩니다.

2. 하나님의 보호와 구원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과 친해지면, 하나님께서 인도하시고 구원하시고 보호하셔서(2,3,20,21), 피할 길을 열어주시고, 원수의 공격을 막아주시고 보호하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하나님께서는 사랑과 긍휼이 많으신 분입니다.  우리 하나님께서는 우리와 친밀한 관계를 가지시길 원하십니다.  여러분들이 이 땅에서 삶을 살아갈 때에 얼굴을 들고 눈을 들어서 하나님을 바라보시길 바랍니다.  주위의 사람들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십시오.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과 친해지는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출처/이철신목사 설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