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돌아보는 길 위에서 / 이해인
마지막 잎새 한 장 달려 있는
창 밖의 겨울나무를 바라보듯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의 달력을 바라보는 제 마음엔
초조하고 불안한 그림자가 덮쳐옵니다.
- 연초에 세웠던 계획은 실천했나요?
- 사랑과 기도의 삶은 뿌리를 내렸나요?
- 감사를 잊고 살진 않았나요?
한 해를 돌아보는 길 위에서
저녁놀을 바라보는 겸허함으로
오늘은 더 깊이 눈 감게 해 주십시오.
더 밝게 눈 뜨기 위해
때론 이처럼 좋은 시 한 편이
우리 삶의 겸손한 깨달음이 되고
마음의 길잡이가 되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