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이기 때문입니다 Ⅰ
/ 원태연
티격태격 싸울 일도 없어졌습니다. 짜증을 낼 필요도 없고 만나야 될 의무감도 전화해야 하는데 하는 부담도 이 밖에도 답답함을 느끼게 하던 여러가지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혼자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도 만나볼 겁니다. 전에는 늦게 들어올 때 엄마보다 더 눈치가 보였는데 이제는 괜찮습니다. 참 편해진 것 같습니다. 근데... 이상한 건 시간이 너무 많이 남는다는 것입니다. 아무 할일이 없어진 그 시간에 자꾸만 생각이 난다는 것입니다. 왜일까 생각해 보니 이제는... 혼자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혼자이기 때문입니다 Ⅱ / 원태연
심심한 저녁시간이면 특별한 용건 없이 전화 걸어 몇 시간이고 애기할 곳이 없어졌습니다. 소개팅 같은 거 할 때면 좀 찔리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그 마음 들게 할 곳이 없어졌습니다.
특별히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은데 참 많은 것이 달라져 보입니다. 인기스타보다 더 보기 힘든 사람이 생긴 것과 아파도 열이 많이 나도 나 아파 하고 기댈 곳과 열 재줄 손이 없어졌고 생일이나 의미가 있는 날 선물을 고를 일도 기대할 일도 없어진 것이 또 그렇습니다. 토요일 오후나 공휴일 아침이면 당연히 만나고 있어야 하는데 친구를 만나고 있거나 TV를 보고 있으면 이제는 우리가 아니란 걸 실감하게 됩니다. 어떤 이름이 부르고 싶어지거나 어떤 얼굴이 보고 싶어지면 그때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눈앞이 깜깜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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