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으로 이 전에 충만케 하리라   학개 2:6~9 (데살로니가후서 2:9~12 참조)



지난 주일 낮 예배 시간에 미국 메이저 리그에서 구원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김병현 선수에 대해서 참 안타까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가 아주 중요한 게임에서 똑같은 실수를 두 번씩이나 반복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실수의 원인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우리 나름대로 분석해보았습니다. 원인은 너무 자신의 힘만 믿고 공을 함부로 던진 것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여간 그의 실수 때문에 그를 믿고 기용했던 감독이 사람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당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후에 일이 아주 재미있게 되었습니다. 월드 시리즈는 일곱 번 싸워서 먼저 네 번 이기는 쪽이 챔피온이 되는데 김병현 선수가 속한 애리조나 팀이 홈에서 먼저 뉴욕 팀을 두 번 이겼습니다. 그 후 적지라고 할 수 있는 뉴욕으로 옮겨서 한 번 졌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 게임과 다섯 번째 게임에서 거의 다 이겼던 게임을 그의 실수로 역전패를 당했던 것입니다. 남은 것은 단 두 게임뿐인데 애리조나 팀은 남은 두 게임을 모두 이겨야 챔피온이 되지만 상대인 뉴욕 팀은 한 번만 이겨도 챔피온이 되는 것입니다.

야구팬들은 당연히 명문 구단인 뉴욕 양키스 팀이 우승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야구는 정말 알 수 없는 것이라는 말이 꼭 맞는 것 같습니다. 여섯 번째 게임에서 애리조나 팀은 마치 분풀이라도 하듯이 15대 2로 뉴욕 팀을 이겨버렸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일곱 번째 게임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팀이 2대 1로 지고 있던 게임을 9회 말에 3대 2로 역전시키고 감격의 챔피온 컵을 안게 되었습니다.

정말 한 편의 드라마였습니다. 구경꾼들은 모두 다 이미 끝났다고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애리조나 팀은 지도자와 선수들이 한 마음이 되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온 힘을 다 쏟아서 대역전 우승이라는 드라마를 연출해냈습니다. 때문에 더욱 감격스러웠을 것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일이 잘 풀렸더라면 그다지 감격스럽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막다른 골목에서 건진 역전 우승이었기 때문에 한층 더 영광스러웠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우리가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저들 애리조나 팀의 지도자들과 선수들은 한결같이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에도 그 누구도 남을 탓하거나 비난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른 김병현 선수를 오히려 감싸고 격려하는 모습은 멀리서 지켜보던 우리의 콧등을 찡하게 만들지 않았습니까? 동지 의식, 동료애라는 것이 바로 저런 것이구나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우리 정치인들은 전혀 다른 부끄러운 모습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오죽하면 대통령이 집권 여당의 총재직을 사퇴했겠습니까?

또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지도자가 참 대단한 인물인 것 같다는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쏟아 붓는 숱한 비난과 욕설에 그만큼 시달렸으면 귀찮아서라도 김병현 선수를 뺄 수도 있었는데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까지 그를 믿고 기용하려고 했습니다. 일곱 번째 게임이 9회 말에 끝났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또 다시 김병현 선수가 등장하는 것을 온 세계 야구팬들이 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선지자 학개가 활동하던 시대에 살던 사람들에게 있어서 저들의 신앙의 구심점이라고 할 수 있는 예루살렘 성전 재건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었을 것입니다. 특히 하나님의 약속이 과연 성취될 것인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런데 저들은 중단되었던 성전 재건 공사를 다시 시작하면서 매우 실망했습니다. 특히 저들 가운데 노인들은 첫 번째 성전이었던 솔로몬 성전의 찬란한 영광을 그 때까지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에 비해서 초라하기 짝이 없는 새 성전의 모습을 봤을 때 더욱 실망이 컸을 것입니다.

저들이 모두 실망에 빠져 있을 때 선지자 학개가 나서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는 저들에게 용기를 갖고 계속해서 전진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들과 함께 계시기 때문에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말고 다만 스스로 굳세게 하여 성전 재건 공사에 매진할 것을 그는 요구했습니다. 그가 전한 하나님의 말씀은 아주 분명했습니다. "이 전의 나중 영광이 이전 영광보다 크리라!"(학 2:9상)

그러나 저들 이스라엘 백성들은 망설였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상황이 너무나 초라했고 또 겉으로 볼 때 하나님의 약속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들은 마땅히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순종해야 했습니다. 아니 사실은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순종해야 할 것은 바로 오늘 우리라고 하는 편이 옳을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이 담고 있는 깊은 뜻을 함께 헤아리는 가운데 은혜를 나누려고 하는 것입니다.

첫째,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약속이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결코 믿음을 포기하지 말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기도가 응답되지 않은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그것이 곧 명백한 하나님의 실패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믿음이 없는 사람들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이 좋다고 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실 그 당시 예루살렘의 상황이 그랬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 포로 생활에서 귀환했을 때 저들은 고향에 돌와왔다는 사실만 가지고 마냥 기뻐할 수 없었습니다. 저들은 선지자 이사야의 위대한 약속들이 성취될 것을 믿고 부픈 꿈을 안고 돌아왔습니다.(사 55:1~11 참조) 약속을 믿고 이제 저들이 회복할 땅은 젖과 꿀이 흐르는 복된 땅일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 땅에는 처참한 파괴와 황폐함만 있었을 뿐입니다.

저들의 눈으로 볼 때 하나님의 약속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선지자는 바로 그런 상황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성전 재건을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일찌라도 결코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약속이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음을 포기하지 않고 순종하면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애리조나 팀 선수들이 그 정도로 만족하고 내년도 연봉 협상이나 생각하며 각자 몸을 사렸더라면 월드 시리즈 우승의 감격은 결코 맛볼 수 없었을 것 아닙니까? 끝까지 포기하기 않고 정말 모든 사람들이 끝났다고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그토록 감동적인 대역전 드라마를 펼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둘째,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약속의 성취를 맛보기 위해서는 우리의 충성과 헌신이 있어야 한다고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다시금 고향 땅에 돌아왔을 때 저들은 하나님의 성전을 재건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저들은 먼저 자신들이 거할 처소를 짓는 일에만 관심을 쏟았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변 민족들의 방해와 재정적인 궁핍함 등은 저들이 하나님의 약속을 이루는 일에 심한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성전을 재건하는 일이 무려 20년 가까이 지연되었던 것입니다. 헌신적인 지도자 스룹바벨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올 때까지 성전 재건 공사는 전혀 진척이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선지자를 통해서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약속이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온전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우리의 충성과 헌신이 꼭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찮은 것 같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땀과 피를 분명히 요구하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민족의 간절한 소원인 평화 통일을 이루는 것도 말이나 생각만 가지고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문익환 목사님 같은 분과 임수경 양 같은 이의 자신을 돌보지 않는 참된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희생을 밑거름으로 해서 그나마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약속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결코 두려워하지 말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선지자가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나 여호와가 이르노라 스룹바벨아 스스로 굳세게 할찌어다 여호사닥의 아들 대제사장 여호수아야 스스로 굳세게 할찌어다 나 여호와의 말이니라 이 땅 모든 백성아 스스로 굳세게 하여 일할찌어다 내가 너희와 함께 하노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학 2:4) 절대로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미약한 출발이 미약한 결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애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하신 하나님의 약속이 오늘도 여전히 유효하며 하나님의 영이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함께 하셨던 것처럼 오늘도 그 귀한 하나님의 약속과 은혜의 역사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결단코 아무 것도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선지자는 오늘 우리에게 이렇게 외치고 있습니다. 비록 하나님의 약속들이 실현되지 않거나 또는 이루어지되 부분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이라고 할찌라도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친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만물을 지으시고 만물이 그 분께 속했으며 또한 그 만물을 친히 주관하시는 그 하나님께서 우리와 늘 함께 계신다는 놀라운 사실을 결코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약속의 성취는 더디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아예 성취되지 않을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하나님이 아니 계신 것처럼 생각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잘못된 생각과 그릇된 판단일 뿐입니다. 하나님은 분명히 살아 계십니다! 살아 계신 그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약속은 기필코 성취될 것입니다! 우리의 생각과 경험을 넘어서 놀랍게 응답될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모두 다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굳게 붙들고 결코 흔들리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더딘 것처럼 보이고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오히려 그런 상황을 통해서 알곡과 같은 택한 백성들을 가라지들로부터 구별하시려는 거룩하신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바울 사도가 데살로니가 교회에 보낸 편지를 통해서 오늘 우리에게 말하려고 하는 점이 바로 이 점입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과 그 능력을 믿고 담대하게 그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 동참함으로써 장차 그 하나님 나라에서 영광의 면류관을 상급으로 받고 세세무궁토록 왕노릇하는 참으로 복된 여러분 모두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강석공목사 설교자료 중에서(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