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성인병·노화방지에 탁월한 효과 바다식품 21가지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암과 성인병 예방은 물론 면역력 향상과 노화 방지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名藥’으로 알려진 수산물의 질병 예방 효과 총점검.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식습관과 생활패턴의 변화로 각종 성인병이 증가하는 추세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도움되는 식품을 통해 성인병을 예방하는 방법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성인병 예방을 위해 가장 많은 관심을 모으는 것이 ‘바다식품’ 수산물이다. 지금 세계는 수산물 건강식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산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에 접해 수산물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수산물은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를 고루 갖춰 약식(藥食)이라고 할 만큼 훌륭한 자원이다. 특히 일반 식품보다 순환기 질환의 예방 및 뇌에 필요한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많고, 콜레스테롤의 함량이 낮으며 항암·항관절염 및 항변비 등에 효과가 우수한 다당류의 함량이 높다.
또 인체의 미량 조절물질인 각종 무기질의 함량이 풍부해 생리기능적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수산물은 육상생물과 달리 서식 환경의 산소 농도가 낮고 염분 농도가 높으며 저온 고압의 환경에서 생활하므로 체내에 특수한 물질을 특이적으로 축적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특수물질은 우리 인체의 다양한 기관에서 유용한 작용을 한다.
그 중에서도 질병을 예방하는 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수산물에 대해 차례차례 알아보자.
    

오징어의 먹물
항암효과 뛰어난 일렉신

오징어의 먹물은 연체동물 중 두족류에 속하는 오징어·문어 및 낙지류에서만 볼 수 있는 특유한 기관인 먹즙낭에서 분비되는 검은 액체다. 주성분은 검정색의 멜라닌 색소로 우리 피부를 검게 하는 색소와 동일한 물질. 오징어 먹물은 오징어의 종류에 따라 그 양이나 성분이 다른데, 한마리당 먹물의 양은 1~10g으로 많은 차이가 난다고 한다. 오징어나 문어가 놀라거나 성이 나면 먹물을 뿜는데, 처음에는 포식자의 시야를 가리는 연막 효과만 있는 것으로 여겼다. 이후 연구 결과 포식자인 곰치의 후각이나 미각 등 전반적인 감각기능을 마비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두족류의 ‘화학무기’로 알려졌다.

바로 이 오징어 먹물로부터 추출한 물질이 항암 ·항균 효과가 대단히 우수하다는 사실이 최근 일본 아오모리(靑森)현 산업기술개발센터의 연구결과 밝혀졌다. 오징어 먹물로부터 분리한 항종양 활성성분은 콘드로이틴황산과 같은 뮤코다당류의 일종인 일렉신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알려진 오징어 먹물의 생리작용으로는 방부작용 및 위액 분비 촉진 작용이 있으며 우리나라 어촌에서는 치질 치료의 민간요법에 이용되기도 하였다.
오징어 먹물은 예로부터 필기용 잉크로 사용되기도 하였으나 스페인을 비롯한 남유럽 사람들은 각종 요리에 이용하여 독특한 풍미를 즐겼다고 한다. 최근 일본의 식품업계에서는 오징어 먹물이 첨가된 제품 개발 붐이 대대적으로 일어 피자를 비롯해 빵·라면·국수 등이 잇따라 개발되었고 국내에도 그 영향이 파급되고 있다.


정어리·고등어
동맥경화 예방하는 EPA

정어리와 고등어 등 적색육 어류에 함유되어 있는 지방에는 에이코사펜타엔산(EPA)이라는 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물고기는 수온이 빙점(氷點) 이하 부근까지 내려가도 헤엄쳐 돌아다닐 수 있는데, 이는 지방이나 혈액에 함유되어 있는 EPA 덕분이다.

1970년대 덴마크 연구진의 조사에 의해 그린란드에 사는 에스키모인들은 심근경색 등 동맥경화에 의한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극히 적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후속 연구에서 어류를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 덕분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들에게 혈전증이 적은 이유는 어류를 통해 충분한 EPA를 섭취하기 때문.
EPA를 함유하는 어류를 섭취하면 인체 내에서 혈관벽을 이완시키는 물질인 프로스타그란딘I3을 만들고, 일부는 혈소판의 응집을 억제하는 물질인 트롬보키산 A3로 바뀐다.

그 결과 혈액의 점도가 떨어져 혈전 형성을 막고, 인체에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을 줄이고 좋은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중성지방을 감소시키는 등의 작용을 한다. 요컨대 EPA는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등 혈관질환에 유효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인정되어 외국에서는 1990년부터 EPA를 폐쇄성 동맥경화증 치료제로 허가하고 있다.

EPA를 많이 섭취하고 싶으면 지방 함량이 많은 어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찬 바다에 서식하는 등푸른 생선, 예를 들면 정어리·참치·고등어·청어·방어 등은 EPA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EPA를 가장 효율적으로 섭취하기 위해서는 생선회로 먹는 것이 제일이다. 가열하면 EPA가 다소 파괴되기 때문. 회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먹을 때는 이런 점에 유의하도록 한다. 구울 때는 기름이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하고, 탕으로 할 때는 EPA가 국물에 녹아 나오므로 국물을 버리지 않고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징어·문어·굴
성인병 예방물질 타우린

오징어·문어·굴에 많이 함유된 특수한 영양분은 타우린이다. 인체에서는 심장·비장·근육·폐·골수 등에 타우린이 비교적 많이 함유되어 있다.
타우린이 분포해 있는 신체기관에서 보듯 타우린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타우린은 혈액중의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혈압을 정상으로 조절하며 간장의 해독 작용을 높인다. 부정맥을 개선하며 강심(强心)작용을 한다. 또한 콜레스테롤계 담석을 녹이고 당뇨병을 예방하는 역할도 있다.
오징어와 문어는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아 동맥경화를 촉진한다는 이유로 기피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함량은 높지만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타우린을 많이 함유해 동맥경화에는 오히려 유용하게 작용한다.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고혈압·심근경색·협심증이 나타나기 쉬우므로 중년 이후에는 이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오징어·문어·굴·가리비·피조개, 백합 등을 적극 섭취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타우린은 동맥경화 억제뿐만 아니라 망막의 발육과 시력에도 관여한다. 특히 타우린은 모유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를 보더라도 인체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새우
콜레스테롤 걱정 없는 강정식품

중국 의서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따르면 새우는 양기(陽氣)를 왕성하게 하는 식품으로는 상급에 속한다고 한다. 새우는 신장을 강하게 하고 혈액 순환이 잘 되게 함으로써 기력이 충실해져 양기를 돋운다는 것이다. 따라서 “총각은 새우를 삼가야 한다”는 말이 있고, “혼자 여행할 때 여행지에서는 새우를 먹지 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새우는 강정식품 대우를 받는다.

새우는 콜레스테롤이 많고 종족보존력이 강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력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옛날에는 새우처럼 자손을 많이 두라는 뜻으로 새우의 알을 며느리에게 먹이기도 했다고 한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서 리포프로테인과 결합해 혈액을 통해 운반된다. 콜레스테롤에는 저밀도 리포프로테인(LDL)과 고밀도 리포프로테인(HDL)이 있다. LDL은 혈액의 흐름을 나쁘게 하여 동맥경화나 심장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나쁜 콜레스테롤로 부르고, HDL은 혈액중의 콜레스테롤을 줄여 혈액의 흐름을 좋게 하여 심장병의 위험을 줄이므로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은 HDL에 비하여 LDL의 함량이 지나치게 높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콜레스테롤이 많은 식품을 섭취한다고 해서 반드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혈액중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주범은 포화지방이다. 포화도가 높은 지방을 함유한 식품, 예를 들면 달걀·육류·치즈 등은 LDL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인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식품은 대체로 포화지방의 함량도 높으므로 LDL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여 동맥경화나 심장병의 위험성이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것으로 잘 알려진 새우는 이와 정반대의 경향을 나타낸다. 새우에는 콜레스테롤의 함량은 많으나 지방의 함량이 극히 적다. 새우 콜레스테롤은 일반적인 고지방 식품의 콜레스테롤보다 흡수가 잘 안된다. 왜냐하면 새우의 지방은 포화도가 낮고 수분 함량이 높아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 원리는 이렇다. 새우의 지방에는 포화지방산보다 불포화도가 높은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이 불포화 오메가-3 지방산이 혈액의 흐름을 좋게 하여 동맥경화나 심장병의 예방을 돕는 HDL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인다. 따라서 새우를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여준다는 것이 미국 록펠러대학 연구팀의 결론이다.

그동안 심장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들을 비롯하여 나이 든 어른들은 새우에 콜레스테롤이 많다고 하여 섭취를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 이제는 이러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새우 콜레스테롤은 좋은 콜레스테롤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기 때문.
다만 새우는 혈압을 치료하고 스테미너 식품으로는 최고이나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혈압과 당을 높이는 경우가 있으니 과잉섭취하지 말라고 경계하고 있다.


뱀장어
면역력 향상시키는 비타민 A

어패류에는 여러 종류의 비타민이 함유되어 있는데 비타민 A는 시력과 관계가 깊어 눈의 피로나 시력저하를 막아준다. 비타민 A는 피부를 강화시키고 면역력을 높이는 작용도 한다.
예를 들어 감기에 걸리면 저항력이 약해졌다는 증거다. 저항력이 약해지면 인체의 점막에서 바이러스가 번식하게 된다. 점막은 습도가 높고 영양분이 많으므로 바이러스 번식의 좋은 장소가 된다. 따라서 체력이 떨어지면 감기 바이러스가 코나 목의 점막으로 침입하기 쉽다. 이때 인체의 면역력이 충분히 높으면 병원균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 병에 걸리지 않는다. 결국 비타민 A를 충분히 섭취하면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비타민 A의 함량이 많은 어류는 뱀장어·붕장어·청어·농어 등이지만 뱀장어가 단연 함량이 높다. 여름철 체력이 떨어질 때 뱀장어를 섭취하면 보양에 효과적인 비밀이 여기에 숨어 있다고 하겠다. 단 비타민 A는 공기와 오래 접촉하면 파괴되므로 주의할 것. 비타민 A는 황녹색 야채에도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므로 생선과 야채를 곁들여 먹으면 더욱 효과적이다.


마른멸치·상어뼈·가오리뼈
골다공증 예방하는 칼슘의 보고

우리나라 사람이나 일본인에게 가장 부족하기 쉬운 성분이 칼슘이라고 한다. 칼슘은 뼈를 구성하는 중요한 영양소. 식사로 섭취한 칼슘은 인체내 뼈에 축적된다.
칼슘은 혈액중에도 존재하는데 혈액중의 칼슘은 일정 농도로 조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칼슘의 섭취량이 줄어들면 부족분을 뼈에서 빌려와 보충하게 된다. 뼈로부터 칼슘을 빌리는 기간이 길어지면 뼈는 구멍이 많은 상태가 되어 가벼운 찰과상에도 쉽게 부러진다. 이것이 골다공증이다. 현재까지 골다공증은 적절한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칼슘의 충분한 섭취가 가장 중요하다. 하루아침에 필요한 칼슘의 양을 전부 보충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나이가 든 후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것은 어렵다. 결국 젊은 시절부터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의미다.
칼슘이 부족하지 않도록 식생활 습관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은 생선을 뼈째 먹든지 뼈를 섭취할 수 있는 조리법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생선의 내장에는 칼슘의 흡수를 높여주는 비타민 D가 많으므로 생선요리는 내장을 같이 먹는 것이 칼슘 흡수율이 높아져 더욱 효과적이다. 멸치·마른새우·빙어 등 소형 어류를 내장과 함께 통째로 먹는 것도 더없이 좋은 방법이다. 칼슘의 성인 하루 필요량은 600mg으로 알려져 있는데 성장기 어린이와 임산부는 섭취량이 이보다 더 많아야 한다.

-출처 월간중앙 김선봉 부경대 식품영양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