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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 류시화



세상을 잊기 위해
나는
산으로 가는데

물은 산 아래
세상으로 내려간다

버릴 것이 있다는 듯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듯

나만 홀로 산으로 가는데

채울 것이 있다는 듯
채워야 할 빈 자리가 있다는 듯

물은 자꾸만
산 아래 세상으로 흘러간다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눈을 감고
내 안에 앉아

빈 자리에 그 반짝이는 물 출렁이는 걸
바라봐야 할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