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처럼 살려고 / 이생진
꽃피기 어려운 계절에 쉽게 피는 동백꽃이나보고 쉽게 살라 하네
내가 쉽게 사는 길은쉽게 벌어서 쉽게 먹는 일
어찌하여 동백은 저런 절벽에 뿌리 박고도쉽게 먹고 쉽게 웃는가
저 웃음에 까닭이 있는 것은 아닌지
쉽게 살려고 시를 썼는데
시도 어렵고 살기도 어렵네동백은 무슨 재미로 저런 절벽에서 웃고 사는가
시를 배우지 말고 동백을 배울 일인데’
이런 산조(散調)를 써놓고이젠 죽음이나 쉬웠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