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여, 환상을 보라!  (사도행전 2:17)


"젊은이여 야망을 가지라!(Boys, be ambitious)고 클라크(0. Clark) 박사는 말했다. 너도 나도 없이 다같이 성공을 꿈꾸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이 말은 마치 "출세의 야망을 가지라!"는 소리같이 들린다. 출세가 꼭 나쁠 것도 싫을 것도 없다. 문제는 무엇을 위한 출세, 누구를 위한 출세냐에 있다. 자신의 출세와 야망이 사회와 국가 나아가 인류의 복지와 평화를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젊은이는 정말 큰 야망을 가지는 일에 조금도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개의 야망은 이기적인 것이다. 자신의 입신양명, 가문의 영예, 조국의 발전과 같이 특수 집단의 특수 이익을 옹호하는 야망이 대부분이었다.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유엔에서도 힘센 자, 힘센 국가의 이익이 더 활개를 치고 있음을 우리는 뻔히 보고 있다.

그래서 성서는 단 한번도 젊은이에게 "야망을 가지라!"고 말한 적이 없다. 오히려 성서는 젊은이가 이상, 환상을 보게 될 것을 약속하고 기대한다.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위해 환상을 볼 수 있다는 말인가?



1. 하나님의 신(영)이 임하면, 젊은이는 이상, 환상을 볼 것이다.

야망은 만들 수도 가질 수도 있지만, 환상은 그리할 수 없다. 베드로는 오순절의 성령 강림의 사건을 해석할 때, 구약성서의 요엘이 예언한 종말시의 성 령강림의 약속을 적용하여, 그것이 이제 교회 안에서 이루어졌다고 했다. 성령 강림주일을 앞두고 성령 강림을 기다리는 젊은이는 그와 함께 환상을 볼 것을 기대해야 할 것이다. 환상을 보려는 젊은이여, 먼저 성령이 오기를, 성령이 여러분의 육체에 부어지길 기도하라!



2. 성령이 임하연, 하늘이 열리는 환상을 볼 수 있다.

요엘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에게 범죄한 결과로 엄청난 메뚜기떼가 내습해 온 재앙을 회고하고 있다. 메뚜기떼의 내습이 얼마나 엄청났던지 뛰는 소리가 마차 소리, 불이 초원을 사르는 소리, 군대가 맞붙어 싸우는 소리 같다고 했고, 땅이 진동하며 하늘이 떨며 캄캄해졌다고 했다. 이스라엘이 애통하고 회개하여 하나님께 돌아오면, 하나님은 재앙을 그치게 하시고, 다시 자연이 풍요한 결실을 맺을 것임을 요엘은 선포한다. 그 다음에 요엘은 만민에게 내릴 성령의 강림을 약속한다.

하나님의 영이 내리면, 닫혔던 하늘이 열리고, 하늘로부터 은총이 내려서 땅들도 나무들도 힘을 낸다. 성령은 신통(神通)의 영이다. 하나님과 인간, 하늘과 땅을 만나게 하는 영이다. 이 영이 교회에 내렸고, 또 우리에게도 내린다. 회개하는 심령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바라는 젊은이에게 오늘도 성령은 내려오신다.

우리 민족의 근대사는 마치 메뚜기 떼의 공습을 받은 것과 같다. 요엘은 메뚜기 떼가 어떻게 자연을 황폐케 했는지를 이렇게 보고한다: "팟종이 남긴 것을 메뚜기가 먹고, 메뚜기가 남긴 것은 늣이 먹고, 늣이 남긴 것을 황충이 먹었도다"(1 :4). 하우프트(Haupt)는 이를 다음과 같이 번역한다: "(어미) 메뚜기가 남긴 것을 (알에서 막 깨어난) 어린 메뚜기가 먹고, 어린 메뚜기가 남긴 것을 (번데기 상태의) 유충이 먹고, 그 유충이 남긴 것을 (다 자란) 메뚜기가 먹었도다." 우리 민족의 근대사에서는 일제가 민족 자산과 민족 정서를 갉아먹고, 일제가 남긴 것을 친일-반민족 세력이 빨아먹고, 그것이 남긴 것을 군사독재 세력이 핥아먹었다.

이제 이 땅의 젊은이는 이러한 과거사를 반성하고 다가올 통일되고 평화로운 새로운 조국을 꿈꾸고 있다. 기독청년은 누구보다도 먼저 과거의 잘못을 회개, 청산하고 미래의 환상을 보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먼저 회개의 바탕 위에 하나님의 영을 갈구해야 할 것이다.

신통의 영이여, 오늘의 젊은이에게 오셔서 환상을 꿈꾸게 하소서! 다니엘과 같이 강대국에 예속된 현실에서 강대국들이 차례로 무너지고 하늘로부터 날아온 돌이 이 땅의 야수들을 깨부수는, 하나님만이 왕이 되시는 공의와 평화의 나라에 대한 환상을 보게 하소서! 야곱과 같이 황량한 벌판 위에서 하늘에서 사다리가 내려와 천사가 오르락내리락하는 축복의 환상을 보게 하소서!



3. 성령이 임하면, 인간의 장벽이 깨어지는 환상을 볼 수 있다.

초대교회에 성령이 임한 사건을 볼 때도 하늘로부터 바람, 불같은 성령이 내려 각 사람이 성령의 충만함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행 2:I~4). 그 결과로 하늘의 언어, 방언이 사람들 입에서 터져 나왔다. 하늘과 땅, 하나님과 인간이 서로 상통했음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성령 안에서 불의 환상을 보았다. 그러나 초대교회의 성령 체험의 특이성은 단지 하늘이 뚫리고 하늘로부터 기적과 이사, 방언이 땅에 떨어졌다는 사실에만 있지 않다.

성령을 받은 사람들은 재산과 소유를 서로 나누어 가졌다. 이처럼 성령은 상통(相通)의 영, 화통(和通)의 영, 유무상통(有無相通)의 영이다(행 2:44~47), 이들의 방언을 꼭 하늘의 언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갈릴리 사람의 언어들이 각 나라와 지방의 방언으로 번역되었다(행 2:7-ll). 이들의 재산공유를 꼭 일시적인 흥분(새 술에 취했다?)의 탓으로 돌릴 수 없다. 사도행전의 저자 누가는 신약성서에서 성령의 활동을 가장 생생하게 전한 자이면서 또한 공동체적 유토피아의 환상을 가장 크게 가진 자였다. 그의 증언에 따라 기독교 역사의 수많은 자들, 심지어는 무신론자들, 맑스(K. Marx)까지도 계급, 차별, 억압, 불평등 없는 사회의 환상을 보았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이러한 환상을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남북 갈등, 동서 갈등, 계급 갈등, 분배 갈등, 계층 갈등이 극심한 한국 사회에서 성령을 받고 환상을 보는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나와야 한다. 기독청년은 누구보다도 성령을 많이 받았다고 자임한다. 그렇다면 이 세계에 성령의 소식을 가장 힘차게 전파해야 한다.

상통의 영이여, 오늘의 젊은이에게 오셔서 과거의 악령의 힘들을 깨부수고, 모두가 손을 맞잡고 덩실덩실 춤추는 아름다운 사회에 대한 환상을 갖게 하소서! 분단의 악령, 이기주의의 악령, 물질주의의 악령, 착취와 수탈의 악령을 한반도에서 쫓아 내소서!

신통과 상통의 영을 받아서 인류의 번영과 화해의 환상을 보는 젊은이가 되기 위해, "성령이여 오셔서!"라고 기도하자. 요한은 "영이라고 다 믿지 말고 오직 영들이 하나님께 속하였나 시험하라"(요일 4:1)고 말했다.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신통의 영이 아니면, 아무리 기적과 이사를 베풀어도 믿지 말라! 이웃과 상통하게 하고 화통하게 하는 영이 아니면, 아무리 하나님으로부터 받았다고 떠들어 대어도 믿지 말라! 젊은이여, 야망을 가지지 말고 하나님의 나라, 진정한 공동체, 유토피아의 환상을 보라!


출처/이신건목사 설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