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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 조병화



쓸쓸합니다.
쓸쓸하다 한들 당신은 너무나
먼 하늘 아래 있습니다.

인생이 기쁨보다는 쓸쓸한 것이 더 많고,
즐거움보다는 외로운 것이 더 많고,
쉬운 일보다는 어려운 일이 더 많고,

마음대로 되는 일 보다는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더 많고,
행복한 일보다는 적적한 일이 더 많은
것이라고 알고는 있지만,

이렇게 외롭고 쓸쓸할 땐 한정없이
당신이 그리워집니다.

이러한 것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감정이라 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당신이 그립습니다.
참아야 하겠지요.
견디어야 하겠지요.

참고 견디는 것이 인생의 길이겠지요.
이렇게 칠십이 넘도록 내가 아직 해탈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인간의 고독입니다.
살기 때문에 느끼는 그 순수한 고독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제일로 무서운 병은 고독입니다.
그 고독때문에 생겨나는 그리움입니다.
고독과 그리움

그 강한 열병으로 지금 나는 이렇게 당신을
앓고 있습니다.
이렇게 당신을 앓고 있는 고독과 그리움이
얼마나 많은 작품으로 치료되어 왔는지 당신은
알고 계실 겁니다.

지금 그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그리움
그 쓸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참으로 많은 고독과 그리운 사연을
당신에게 보냈습니다.

세월 모르고. 멀리 떨어져 있는 당신에 대한
내 이 열병 치료는

오로지 고독과 그리움을 담아 보내는 이
나의 말들이옵니다.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더욱 심하게
생겨나는 이 쓸쓸함,

이 고통이 나의 이 가난한 말로써 먼 당신에게
전해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