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은 대표적인 관상동맥 질환이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에 이물질이 쌓여 혈관이 좁아져서 일어나며,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혀 나타나는 질환이다.

협심증은 적당한 휴식과 마음의 안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해 예방할 수 있다.

실내에서 고정식 자전거를 타면 추위에 대한 부담감이 적고 강도와 운동량을 조절할 수 있어 좋다

이종구(이종구 심장크리닉 원장, 캐나다 알버타 대학 명예교수)

최근 달리기 붐이 일어나면서 마라톤 경기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 국내 마라톤대회에서 잇따라 3명이 사망하고, 일본에서도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마라톤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렇게 운동 중에 갑자기 숨지는 사람들은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중에서 성인에게 일어나는 급사의 원인이 되는 것이 바로 관상동맥 질환이다.

관상동맥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왕관 모양의 동맥혈관을 말하는데, 이 관상동맥에 협착(狹窄, 몹시 좁아지는 현상) 또는 경련(수축)이 일어나면 혈액순환이 부족해져 허혈(虛血, 조직의 국부적인 빈혈 상태) 현상이 일어난다.

이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되고 이런 병을 관상동맥 질환 또는 허혈성 심장병이라 부른다.

동맥경화가 협심증과 심근경색 일으켜심리적인 상태나 몸의 움직임의 정도(운동할 때는 그 정도와 양)에 따라 심장도 필요로 하는 혈액의 양이 달라진다.

이런 혈액의 공급양을 조절하려면 관상동맥의 크기가 적절하게 바뀔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관상동맥에 동맥경화증에 의한 협착 현상이 생기면 필요한 만큼의 혈액이 공급되지 못해 심장근육(심근)에 허혈, 즉 혈액순환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

이렇게 관상동맥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들을 포괄적으로 관상동맥 질환이라고 부른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 질환의 대표적인 예다.


협심증이란 이 관상동맥에 콜레스테롤과 같은 이물질이 쌓여서 혈관이 좁아짐에 따라 생기는 병이다.

즉 혈관이 좁아지면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고, 그 결과 혈류량의 부족으로 심장근육에 허혈 상태가 초래되어 환자가 흉통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심근경색증은 협심증에서 더 나아가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힘으로써 나타나는 질환이다.

동맥이 완전히 막혀서 생기는 질환인 만큼 더욱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혈관이 막히면 혈액순환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게 되므로 심장근육에 혈액 공급이 끊겨 그 일부가 경색되거나, 괴사 현상을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협심증이 심해지면 심근경색증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심근경색증 환자의 약 30%는 협심증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심근경색증을 일으킨다.


협심증은 심장근육의 허혈 상태가 일시적으로 나타난 것이므로 안정을 취하면 심장근육에 손상 없이 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심근경색증은 허혈 상태가 지속되어 심장 세포 일부가 죽어 버리기 때문에 안정을 취하거나 약물을 투여해도 심근의 손상을 피할 수 없다. 게다가 급성일 경우엔 30~40%의 환자가 이를 피할 수 없으며, 이 중 30~40%의 환자는 사망에 이른다. 심근경색증이 이렇게 치명적인 병이다 보니 환자의 반 이상은 병원 밖에서 사망한다.


관상동맥 질환은 예방이 가능하다. 특히 협심증은 환자 스스로가 노력하면 치료도 할 수 있다.

우선 담배를 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30~40대 젊은층에서 일어나는 급사나 심근경색증은 대부분 흡연이 그 원인이다.

다음으로 성인인구의 약 30%에서 발생하는 고혈압의 효율적인 치료다.

고혈압은 관상동맥 질환뿐 아니라 심부전증, 뇌동맥 질환 등의 가장 큰 원인이다.

고지혈증도 한 원인으로 과다한 육류섭취나 콜레스테롤이 많은 식품을 피해야 한다.

당뇨병도 관상동맥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므로 예방하고 잘 치료해야 한다.

여성 호르몬 치료법은 심장병 사망률을 30~50% 감소시키므로 심장병이 있는 폐경기 여성은 호르몬 치료를 꼭 받도록 한다. 운동부족, 과로, 스트레스, 비만 등도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인자로, 적당한 휴식과 마음의 안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야 한다.

자전거 타기로 관상동맥 질환 예방해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운동 중에 심장마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운동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협심증 환자도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심장의 적응력이 높아진다.
평소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서 심장을 단련하면 갑작스런 혈압상승을 막을 수 있고, 추위와 같은 환경 변화에도 잘 적응할 수 있다.

또 평상시든 운동중이든 심장박동수가 낮게 유지되기 때문에 흥분하거나 육체적 활동을 할 때도 심장이 잘 견딜 수 있다.

운동은 혈액 속의 동맥경화 위험물질인 콜레스테롤과 같은 이물질을 제거하고 몸에 좋은 고밀도 콜레스테롤의 생성을 촉진해 관상동맥 질환의 예방에도 큰 효과가 있다.


협심증, 심근경색으로 약물 치료를 받고 있거나, 관상동맥에 스탠트 삽입술, 풍선확장술, 관상동맥 우회로술 등을 받은 사람들도 정상인들과 똑같이 운동을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운동하기 전에 반드시 운동부하 검사 등으로 심장의 능력을 정확하게 측정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운동 종류와 횟수, 강도를 결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최대 심장박동수의 40~65%쯤 되는 운동 강도로 빨리 걷기, 조깅, 등산,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을 하는 게 좋다.

특히 자전거 타기는 실내에서 고정식 자전거를 이용할 경우 추운 날씨에 따른 부담감도 적고 강도와 운동량을 조절할 수 있어 추천할만하다.

매일 못하더라도 일주일에 3~4회 정도, 한 번에 30~40분씩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협심증은 진맥이나 청진 등으로 진단할 수 있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심전도, 운동부하, 심장초음파, 심장핵의학촬영 등의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협심증은 흉부(중간부위)에 확실한 통증이나 불쾌감이 나타나는데 이 통증을  환자들은 ‘짓누른다’, ‘뻐근하다’, ‘쥐어짠다’ 등으로 표현한다.

주로 운동할 때나 날씨가 추울 때, 식후에 운동할 때, 정신적으로 고통이 있을 때 이런 통증이 나타나며  휴식을 취하면 2~5분 내에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환자는 흔히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동반한다.

이런 경우에는 심장병의 악화를 막기 위해 철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만성 심근경색증이나 협심증 환자에게 콜레스테롤 억제제를 쓰면 4~5년 이내 사망률을 30%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그러나 약물요법을 쓰는 데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또는 검사 결과 환자의 상태가 위태롭다고 판단될 때는 관상동맥 확장술 또는 관상동맥 우회로 수술을 하게 된다.

그러나 어떤 환자가 관상동맥 확장술이 필요한지의 판단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며 결국 경험이 풍부하고 권위 있는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풍선도자 또는 금속망을 사용하는 경피적 관상동맥 확장술은 가슴을 절개하지 않는 수술방법으로 비교적 쉽고 위험도도 낮아 최근 많이 시술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협심증 환자나 심근경색증 환자에게 이런 시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심근경색증, 불안정성 협심증 또는 안정성 협심증 환자에게 풍선 확장술을 무분별하게 시술할 경우 약물치료보다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외국의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