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大悲)
- 배한봉(1962~ )
물은, 차마 그곳에 있을 수 없어
아득히 먼 곳으로 떠났다
나무는, 차마 아득히 먼 곳으로
떠날 수 없어서 그 자리에 붙박였다
바람에게 물어도...
갈 곳 몰라 이 자리에 있을 뿐인데
왜 그곳에 서 있느냐고.
흐르고 흘러 강물은 흘러도
지나온 그 자리를 잊을 수 없어
차마 너를 두고 떠날 수 없네.
다만, 사랑을 원하여도
바람은 대답 없이 멀리 사라지고 흔들린 나뭇가지엔
서글픈 서러움만 켜켜이 쌓여 있네.
(음원제공 YouTube : Debby Boone - You light up my Lif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