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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에 오지 않은 자식들
그 사연을 들어보니
아는 분의 부음을 듣고 장례식에 다녀왔다.
분명 5남매라고 했었는데 두 명만 보이고
나머지 셋은 보이지 않았다.
큰아들과 셋째, 넷째 아들은 어디를 간 것일까.
유족이 많지않아 장례식장은 마치 썰물때의
바다 처럼 너무 썰렁했다.
그분은 5남매를 두셨다. 아들 넷에 딸 하나.
그런데 두 자녀만 아버지 장례식에 참석한 것 이니 반도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집안은 분명 남에게 말 못할 사정이 있다.
가까운 곳에 살면서 그분들을 살뜰하게 챙기던 이웃에게
살며시 물어 보았다.
"물론 재산 때문이지."
고인은 올해 아흔이셨는데 한 때는 큰 회사를 운영하던
사장님이셨단다.
그런데 은퇴를 하신 다음 당신 앞으 로 된 재산의 반을
떼어 큰 아들에게 주었다.
고지식하고 봉건적인 그분의 사고 방식은 큰 아들이
아닌 나머 지 자식들은 상속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신 모양이다.
재산을 나눠받지 못한 다른 자녀들은 아버지를 원망했고
그때부터 큰 아들과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셋째 아들이 창업을 한다며 손을 벌렸다.
큰아들에게 몰아주기식으로 재산을 떼어 준 것에 앙심을
품은 셋째 아들은 날마다 아버지를 찾아다니며 괴롭혔다.
아들을 견뎌낼 수 없었던 아버지는 살고있던 집을 판 다음,
전세집으로 옮기고 나 머지를 그에게 주었다.
그때부터였다. 아버지로 부터 재산을 받은 자녀들과
한푼도 받지못한 자녀들과 반목이 시작된 것이다.
이들의 갈등과 반목은 살아가면서 있을 수 있는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그들은 서로 왕래를 끊었고 아예 원수가 되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재산분배 2년 만에
그렇게 큰 돈을 가져간 첫째 아들이
모든 재산을 없애고 잠적해 버렸다.
아흔, 여든 여섯이 되신 이들 노부부는
얼마 전까지 폐지를 줍고 성당에서 지원하는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생활하셨다.
이제 어머니에게 남은 돈은 18평짜리 빌라 전세금 3천만원
뿐이고 자식들은 어머니를 꽃동네나 요양시설로
옮기고 싶어한다.
그동안 가끔 집에 들러
부모를 굽어다 보던 딸도 어머니를 모실 생각 은 없다.
그날 장례식에 찾아온 둘째 아들은
아버지의 장례를 치루고 남은 돈을 본인이
챙겨가겠다고 선 언했다.
본인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아 버지 장례를 치루기 위해온 것이 아니라
부조금을 챙겨가기 위해 왔던 게 아닌가 싶다.
치매기까지 있는 어머니는 남편의 장례식장에 빨간
정장 자켓을 입고 나타나서 영감이 왜 안보이냐고
물어 우리를 가슴 아프게 했다.
재산을 미리 주고 나면 부모에게 소홀하기 때문에
죽는 날까지 꼭 틀어쥐고 있어야 한다.
부모 모시는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 주어야 한다며
재산 상속에 대한 말들이 분분하다.
그런데 부모가 꼭 쥐고 있다가 세상을 떠나도
유산 때문에 다툼이 생기는 경우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재산 때문에 많은 분란이 일어나고 ~~
다섯 형제 가 뿔뿔이 흩어진 그 할아버지 가정을 보며 참
많은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