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영  (롬 8:1-11)

[채근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고요한 중에 고요한 것은 고요한 것이 아니다. 진실한 사람들 틈에서 진실한 것은 진실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칭찬하는 것은 칭찬이 아니다. 본인이 없을 때 그를 칭찬하는 것이 진짜 칭찬이다." 이것이 동양인의 철학이라 하겠습니다.

오늘은 성령 강림 주일입니다. 이 날은 본래 유대인들의 해방 일인 유월절로부터 50일째 되는 날이기 때문에 오순절이라고도 하는 그들의 명절날입니다. 오순절이라는 말은 단순히 50이란 뜻으로 원어인 펜테코스트(pentecost)란 단어의 '펜테'의 5라는 뜻으로 원어인 펜테코스트(pentecost)란 단어의 '펜테'의 5라는 숫자와 '코스트'의 10이라는 숫자가 합하여 50이란 뜻의 말이 된 것뿐입니다. 그런데 기독교에서는 이 날을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로부터 50일이 되는 날에 마가의 다락방에서 성령의 역사가 있었다 하여 성령 강림 주일로 지키게  되었습니다. 보통 부활절에서 7주되는 다음 주일 날을 성령 강림 주일로 정하고 있습니다.

부활하신 후 40일 동안 제자들과 같이 지내신 예수님을 승천하실 때에 제자들에게 "약속한 성령이 임할 때까지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기다릴 것"을 명령하셨습니다. 예수가 승천하신 후 제자들과 그를 따르던 무리들이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 약속하신 성령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승천하신 지 열흘 후인 오순절 날 갑자기 폭탄처럼 성령의 역사가 나타났습니다. 마치 불의 혀 같이 나타난 성령은 그 때까지 고요하던 사람들의 마음을 격동하게 하였으며 동시에 벌벌 떨고 두려워하던 사람들에게 확신과 강한 힘을 주셨습니다. 이번 사건이 있은 후 그들은 용감하게 마가의 다락방에서 거리로 나와 만나는 사람들에게 확신에 찬 목소리로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의 복음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에 나타난 성령의 역사는 徹頭徹尾하게 선교적인 역사요 교회론 적인 역사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한 복음은 성령의 역사를 예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그리스도의 영적 임재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똑같은 성령의 역사의 사건이 약간씩 다른 각도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이것을 복음서에 나타난 것과, 사도행전에 나타난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도 바울의 서신에 나타난 성령의 역사로 구분하여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구분은 성령에 대하여 편벽 된 이해를 지양하고 좀 더 종합적인 이해를 도모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성령에 대하여 오해하고 있음을 우리는 종종 보게 됩니다. 그 까닭은 사람들이 주로 사도 바울의 서신에 나타난 성령의 역사만을 기준하여 생각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