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탓 일까?
물먹은 솜처럼 온몸이 무겁게 내려 앉는다
어릴적에 엄마는 날궂이를 한다며
비가 오기 몇일전부터 삭신이 쑤신다는 표현을 하셨다
그때는 그말이 무슨 말인지를 몰랐는데
어느새 난 엄마의 전철을 똑같이 밟고 있다
엄마의 전철을 밟는것이 어디 날궂이 뿐이랴..
깔끔하니 하얀 쌀밥을 좋아하는 내가
여러가지 잡곡을 넣은 오곡밥이 좋아 대보름이면
가득히해서 몇날 몇일 드시는 엄마처럼 나 또한 그리 되었고,
고기나 깔끔한 생야채와 일식을 좋아하던 내가
갖가지 나물에 된장찌게 하나가 제일 꿀맛이라는
엄마처럼 나 또한 그 맛을 따라 가게 되었고,
피자 조각이나 파스타를 좋아하던 내가
밀대로 밀어 숭숭 썰은 손칼국수에 애호박 채썰어
양념장 얹은 칼국수를 좋아 하시던 엄마를 또 그대로 따라간다
하다못해 딸자식 멀리 놓고
그리워하는 것까지 그대로 따라가고 있으니..
딸은 엄마를 닮아 간다더니 틀린 말은 아니구나 싶은데..
딸애가 대학을 가면서 처음 내 곁을 떠나던 날,
공항에서 돌아와 딸아이의 방문을 열어 보곤
밀려드는 그리움과 보고픔에
울컥~ 한소큼의 멍울을 쏟아 내고 말았었다
그때서야 비로서, 의지했던 딸자식 멀리 보내고
남모르게 눈물 훔치시며 가슴에 큰 멍울 만드셨을 엄마가 생각 났었다
내가 엄마의 입장이 되고서야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며
나 떠나던 그날의 시간이 생각나 더 큰 울음을 토해 내었지..
혼자 잘 나서 저 혼자 자란 마냥
엄마의 마음을 많이도 아프게 했는데
내 새끼 낳아 금이야 옥이야 길러보니
엄마와 나누어 가진 살과 피로,
그분의 땀과 눈물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느껴본다
아침부터 우중충 하더니
소낙비 이였나 잠깐 굵은 빗방울도 내렸고
덩달아 괜시리 무거워진 몸에 마음까지 축축해지니
그리운 엄마 생각에 먹먹해진 가슴안고
되지않는 말만 늘어 놓으며 청승을 떨어 본다
엄마.. 내 영원한 그리움..
아.. 오늘은 엄마 그리워하는 날 인가보다..
사랑했는데 - 한결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