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공경하라    (출20:12, 엡6:1-3)

제 5계명부터는 십계명의 두 번째 돌판으로 분류됩니다. 첫 번째 돌판(1~4계명)은 하나님에 대한 계명이었다면, 두 번째 돌판은 이웃에 대한 계명입니다. 이웃과의 관계를 이야기함에 있어서 가장 먼저 부모님에 대한 계명이 등장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입니다. 이는 인간의 공동체에 있어서 가장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관계가 바로 부모와의 관계라는 사실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제 5 계명은 하나님을 향한 계명과 이웃을 향한 계명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는데, 이는 5계명이 하나님을 향한 계명과도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부모는 하나님의 권위의 대행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온 세상의 창조주이시며, 나를 지으신 분이신데, 부모는 하나님의 그러한 창조 행위의 동역자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은 인간이 하나님에 대해서 가져야할 태도를 부모에게 가져야할 태도와 동일시하고 있습니다. 레위기19:3절은 “너희 각 사람은 부모를 경외하고 나의 안식일을 지키라 나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니라”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라는 표현과 함께 경외하라는 말은 부모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그것은 육신의 부모가 하나님의 대행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말입니다1). 그러므로 만일 우리가 부모님을 올바로 공경하지 못한다면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공경하지 않는 것이며, 부모를 거역하는 것은 살아게신 하나님을 거역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구약성경은 부모를 거역하는 죄를 가장 중요한 죄로 간주합니다. “아비나 어미를 치는 자는 반드시 죽일지니라(출21:15)” “아비나 어미를 저주하는 자는 반드시 죽일 지니라(출21:17)” “사람에게 완악하고 패역한 아들이 있어 그 아비의 말이나 그 어미의 말을 순종치 아니하고 부모가 질책하여도 듣지 아니하거든... 그 성읍 사람들이 그를 돌로 쳐 죽일지니...(신21:18~21)” 이처럼 구약 성경은 상습적으로 부모의 말을 거역하는 것까지 돌로쳐서 죽일 죄라고 단정지음으로 하나님께서 부모 공경의 율법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셨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러면 어떻게 부모를 공경해야 합니까?


1. 부모의 가르침을 받아야 합니다.

가르침은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주신 가장 중요한 영역입니다. 부모는 하나님의 말씀을 자녀들에게 가르쳐 지키도록 해야 합니다. 결국 성경에서 말하는 부모됨은 곧 가르침과 깊은 관련을 가집니다. 가르치고 교훈하는데 있어서 부모는 하나님께로부터 권위를 부여받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부모의 가르침을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순종하는 것은 부모를 공경하는 첫 걸음입니다. 공경한다는 말은 “무겁게 여긴다”라는 뜻입니다. 부모의 말씀을 경솔하게 취급하지 않고 존중하고, 무겁게 여기는 것이 부모를 공경하는 것입니다. 마음을 다해 부모의 가르침을 받으십시오. 성장하고 어른이 되면서 부모의 가르침에 귀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모가 어떻게 말하든 자기 생각에 옳은대로만 행하는 것은 성경적인 행동이 아닙니다. 특별히 데이트와 결혼에 있어서 부모의 가르침을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는 나 자신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분이시며, 나의 영적인 필요는 가장 잘 아시는 분이기 때문에 부모의 가르침과 교훈의 권위를 인정하고 그 분의 가르침은 마음으로 받을 준비가 되어야 합니다. 부모의 말에 대해서 항상 합당하고 겸손한 반응을 보여야 합니다. 부모의 말에 대해서 함부로 말대꾸를 하고 무시하는 태도와 언행을 보이는 것은 매우 심각한 죄악입니다.

2. 마음으로 부모를 사랑하십시오.

우리의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의 첫 번째 걸림돌은 두말할 것도 없이 부모입니다. 우리는 멀리 있는 이웃에 대해서 그다지 분노하지 않습니다. 혹시 지나가던 사람이 나에게 실수한 것에 대해서 우리는 관대한 마음을 가집니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자주 정작 우리의 부모에 대해서 짜증스럽게 말하고, 행동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부모의 자녀를 향한 사랑은 종종 아버지 하나님께서 자녀된 그 백성을 사랑하시는 그 사랑에 견주곤 합니다. 반대로 하나님의 백성된 우리들이 하나님을 향해 전심으로 사랑하며 경외해야 하는 것처럼 부모를 향한 우리의 사랑도 그러해야 하는 것입니다.

3. 부모의 필요를 채워주십시오.

아직 젊은이들에게 해당되지 않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는 어려서부터 전적으로 부모의 도움으로 자라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도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바뀌어지게 됩니다. 부모는 늙어서 이젠 자녀들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옵니다. 이럴 때에 자신에게 아무런 경제적, 시간적 유익이 없을 지라도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해 희생하신 부모를 위해 이젠 시간적, 경제적인 유익을 끼쳐드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릴 때에 부모가 나를 대신해서 나를 위한 결정을 내려주었듯이, 이제 시간이 흐르면 내가 부모를 대신해서, 부모를 위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이럴 때 진정으로 부모의 필요를 아낌없이 채워야 합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이 문제가 쉽지 않은 문제임에 틀림없습니다. 자식을 위해서 10만원 투자하기가 어렵지 않지만, 부모를 위해 5만원 투자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성경적인 원리를 따라 부모의 모든 필요를 스스로 살펴 채우는 것이 부모를 공경하는 것입니다.

마가복음 7장에는 고르반이라는 주제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바리새인들은 부모를 공경하기 위해 드려야할 돈을 고르반 즉 하나님께 바친바 되었다고 고백하기만 하면 부모 공경의 의무가 사라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나님께 헌신한다는 명목으로 부모를 공경하고, 부모의 필요를 채워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 강력하게 비난하셨습니다. 어떤 경우에서든지 부모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하는 것은 부모공경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계명인 것입니다.

4. 부모를 인정하고 부모에게 감사하십시오.

아마 말로는 모두가 감사한다고 말할 것입니다. 부모님의 은혜는 그 무엇으로도 갚을 수 없다고 노래하기는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얼마나 부모를 인정하고 감사하고 있는지는 되짚어 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부모의 말씀을 인정하고, 사람들 가운데 부모의 존재를 인정해야 합니다. 혹시 부모가 사람들 보기에 초라한 모습들이 있다 할지라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람들 앞에서 그를 존중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나아가서 부모에게 언제나 감사를 표현해야 합니다. 때로는 훈육을 하고, 때로는 견책을 할지라도 우리는 감사함으로 부모의 권위를 받아들이고 고개 숙여 감사를 표현해야 합니다. 그러나 부모 공경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성경은 부모의 말에 복종하되 “주 안에서” 복종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공경한다는 말은 예배한다는 말과는 다른 의미입니다. 하나님은 무조건적으로 예배하고 따라야하지만, 부모는 하나님을 위해 거역해야할 때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경하는 자세는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히스기야 왕은 아버지 아하스의 길로 가기를 거절하고, 다윗의 길로 가기로 작정합니다(왕하18:3). 부모를 섬김에 있어서도 가장 높으신 하나님 아버지의 길에 복종하기 위한 결단이 있어야 합니다. 신약성경은 “아비나 어미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내게 합당치 아니하고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도 내게 합당치 아니하고(마10:37)” 라고 말씀합니다. 물론 주님을 따르는 것이 필연적으로 부모를 미워하거나 거역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위에 계신 권세이신 하나님을 따름으로 현실 속에서 부모를 거역하는 것은 부모를 위한 것이 됩니다. 만일 부모가 교회 다니는 것을 강하게 반대한다고 해서 교회 다니기를 포기한다면 장기적으로 부모의 구원의 기회까지 박탈함으로 부모를 거역하는 일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상황에서도 부모를 거역하지 말되, 하나님을 향한 우선순위는 분명히 세워두고 진리의 문제에 있어서는 부모를 거역함으로 부모를 공경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야 합니다. “주 안에서” 공경하라는 말을 지나치게 부모가 주님의 길과 다른 길을 제시할 때 거역해야 하는 것으로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주안에서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에는 긍정적인 의미도 포함합니다. 주께서는 아버지되신 하나님께 온전한 공경(경외)과 순종의 모범을 보이셨습니다. 그는 죽음의 상황에서도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라고 기도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은 육신의 아버지에게도 공경과 순종의 모범을 보이셨습니다. 눅2:51절은 “예수께서 한가지로 내려가사 나사렛에 이르러 순종하여 받드시더라” 라고 말씀합니다. 예수님은 동일한 마음으로 육신의 부모에게 온전한 공경의 모범을 보이셨습니다. 육신의 아버지가 지고 가던 모든 짐들을 장자로서 온전히 지고 갔으며, 죽음의 순간에서도 어머니의 안녕을 제자에게 부탁하셨습니다. 주 안에서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주님의 길을 따르기 위해서 부모를 거역함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순종하는 삶을 모범삼아 온전히 경외함으로 부모를 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상은 바뀌었지만,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모범만은 변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 5 계명에는 하나님의 약속 또한 포함됩니다. 하나님께서는 부모를 공경하는 자에게 이 땅에서 생명이 길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이 약속은 조건부 약속입니다. 부모를 공경하는 자에게 주어질 약속입니다. 일단은 이 약속을 액면 그대로 부모만 공경하면 장수한다고 단순 도식화 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영적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따릅니다. 부모를 공경하는 사람 중에도 장수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면 이 말씀은 단순히 현상적인 측면만을 말씀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온전히 부모를 공경하는 사람이라면 부모의 가르침과 교훈을 따르고, 부모가 원하는 방향대로 잘 자라나고, 훌륭한 삶을 살아간다면 땅에서 장수하고 잘되는 현실적인 축복도 있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분명한 것은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가장 우선적으로 우리에게 요구하신 것이며,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들 중의 하나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부모 공경을 통해 당신의 백성들에게 온전한 축복 주시기를 기뻐하실 것입니다. 마지막 한가지 더 지적해야 하는데, 제 5 계명은 단지 부모 공경에 대한 계명만을 포함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십계명은 어떤 하나의 계명을 선포함으로 어떤 상황에서 더 큰 범위로 확장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 공경을 언급함으로 제 5 계명은 단지 육신의 부모만을 의미하기 보다는 “권위”의 문제까지 다루기를 원합니다. 성경은 권위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 Father라는 말을 곧잘 사용합니다. 그리고 이들에 대해서 온전한 순종을 해야할 것을 성경이 요구하고 있습니다. 창세기에서는 족장을 “아버지”라고 언급합니다. 아브라함은 “열국의 아비”입니다. 또한 이스라엘은 나이가 많은 분들, 장로들에 대해서도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왕조 시대에는 왕을 향해서 아버지라는 칭호를 하며, 위대한 선지자에 대해서도 아버지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특별히 드보라에게는 “이스라엘의 어머니(삿5:7)”라는 칭호가 주어집니다. 다윗 왕조의 영원성은 하나님의 아버지되심에 근거하고 있습니다(삼하7:13~16). 또한 율법은 “센 머리 앞에 일어서라(레19:32)”고 말씀합니다. 결국 제 5계명을 잘 준수하는 길은 육신의 아버지에서 더 확대된 사회의 아버지 즉 권위들에 대해서 합당한 공경과 순종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롬13장에서 말하듯이 국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원리가 적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신약성경은 부모 공경에 대한 명령을 할 때 부부관계, 노사관계, 국가와의 관계 등과 함께 다루고 있음을 봅니다. 동일한 원리가 적용됩니다. 모든 권위를 가진 관계는 주 안에서 합당하게 순종하고 공경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여러분의 학교 교수들과 교회의 목회자, 이웃의 어른들과 정부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존경하고 공경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물론 모든 관계에 있어서 불복종의 시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단지 윤리적인 차원에서의 권면만은 아닙니다. 부모 공경은 하나님 공경과 관련이 있다는 말을 다시 말합니다. 즉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하나님의 권위를 존중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길입니다. 예배 가운데서 우리의 신앙을 찾을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장 소홀히 하기 쉬운 영역인 부모공경의 영역에서 우리는 진정한 우리의 신앙 즉 하나님을 공경하는 법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때마다 정말 나는 눈에 보이는 아버지 어머니를 어떻게 부르고 섬기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 문답

문 63.다섯째 계명이 무엇입니까?

답 다섯째 계명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하는 것입니다. -출 20:12

문 64.다섯째 계명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답 다섯째 계명에서 요구하는 것은 윗사람에게나 아랫사람에게나 동등한 사람에게 여러 가지 위치와 관계에 있는 각 사람에게 마땅히 드릴 존경을 드리고 의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엡 6:5

문 65.다섯째 계명에서 금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답 다섯째 계명에서 금하는 것은 여러 가지 지위와 관계에 있는 각 사람에게 마땅히 드릴 존경과 의무를 소홀히 하거나 그것에 배치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마 15:4-6

문 66.다섯째 계명에 첨부된 이유가 무엇입니까?

답 다섯째 계명에 첨부된 이유는 이 계명을 지키는 모든 사람들에게 장수와 번영이 있으리라는(이 약속이 하나님께는 영광이 되고 자신에게는 선이 되는 한에서) 약속입니다. -신 5:16, 엡6:3

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

제104문. 제 5계명에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은 무엇입니까?

답.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웃어른들을 존경하고 사랑하며 순종하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나를 훈계하고 징계할 때 그들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통하여 우리를 다스리시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그들의 결점까지도 참고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